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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 산책 -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이재명.정문훈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세계 각국의 문화를 알면 낭패를 겪는 일이 줄어든다. 가령 이 책에 나오는 여행이라는 말(tour)이 탑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면, la Tour Eiffel이라는 말이 에펠탑 여행이 아니라, 에펠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연히 이 말을 보고 '에펠탑 투어 프로그램 제공 장소로 알고 그 앞에서 오랫동안 줄서 기다리는 관광객도 종종 볼 수 있다'(154쪽)고 하는 쪽에 속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렇듯 언어를 알면 그 나라 문화를 더 잘 알 수 있다. 덕분에 실수도 줄일 수 있고.
이 책을 읽으며 기억하게 된 한 가지 사실은 브라질에 있는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뜻이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어떻게 끊어 읽을까만 고민했는데,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이 바다를 강으로 잘못 알고 1월의 강이라는 뜻으로 붙였다고 한다.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는 포르투칼 탐험가들에 의해 1502년 1월 1일 발견되었다. 그들이 이 땅을 밟았을 때 리우데자네이루 앞에 있는 구아나바라(Guanabara) 해안을 강으로 착각하여 '1월의 강'으로 불렀는데 이 이름이 도시의 공식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54쪽)
이런 사실 말고도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이 수탉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그밖에 언어에 실려 있는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각 장들이 모두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단지 흥미만이 아니라 지식을 채워넣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말로 하면 그야말로 '알쓸신잡'이다. 다만 '쓸'자를 '쓸데없는'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는'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책이다.
어원이 나와 있어서 왜 그 말이 이런 뜻을 지니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되고, 또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나 문화에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책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도 많이 나와 있어서 다양한 언어들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언어에 대해서 지식을 확장해 가는 것은 세계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으면 앉아서 세계 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렇게 책 속에는 없는 것이 없다.
하나의 언어로 여러 문화를 알아가는 것. 이것이 이 책이 의도한 바이기도 할 것이다. 터키에 갔을 때 행운을 상징하는, 불운을 막아내는 상징으로 신발 모양의 기념품들이 있었는데, 신발은 이런 역할을 하는 하기도 하지만 중남미를 여행하다 보면 신발이 전깃줄에 걸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고 한다.
이 신발을 자파토(zapato)라도 하는데, 대부분 이 마을에 마약 중개상이 있다는 표시(259쪽)란다. 이렇게 같은 물질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전혀 상반된 의미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러니 다른 언어를 공부하는 것, 또 다른 문화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이제는 세계화 시대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기엔 너무나 힘든 시대다. 그렇다고 모든 외국어를 다 섭렵할 수는 없다. 이때 이런 책을 읽고 간단한 어원을 통해, 낱말을 통해 그 나라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다.
이렇게 알아간 지식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이다 보면 엉뚱한 실수를 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재미도 있지만 여러 유용한 지식을 전달해 주어, 외국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