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 - 인간의 운명에 도전한 최초의 영웅 어린이와 고전 1
오수연 지음, 조승연 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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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신화라고 한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있었던 민족들. 그들에게도 어찌 신화가 없었겠는가.

 

신화라고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먼저 떠올리는 것은 최근에 강자로 떠오른 유럽 민족들 때문이겠지만, 역사로 따져보면 수메르 신화가 더 오래 되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점도 있고.

 

'길가메시'는 반인반신인 존재다. 반인반신이기 때문에 죽을 운명에 처해 있는 존재. 그러나 보통 인간에 비해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 그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그는 불멸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한다.

 

무엇하나 그에 대적할 상대가 없었으나 엔키두라는 호적수가 나타난다. 둘은 대결을 벌이지만 곧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엔키두와 함께 인간이 가 본적이 없은 곳까지 가서 삼나무 지기인 요정-거의 신적인 존재-을 물리치고 나무를 인간의 것으로 만든다.

 

그런 행위 때문에 그는 엔키두를 잃게 된다. 신들의 분노를 사서 둘 중 하나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로 했는데, 엔키두가 선택된 것이다.

 

친구 엔키두의 죽음을 보면서 길가메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빠진다.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여행을 떠난다. 불사의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엔키두의 죽음 이전에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신적인 존재와 대결을 해 이름을 남기면 된다고, 이름으로 불멸의 존재가 되면 그뿐이라고 여기고 지냈다.

 

그러나 죽음을 목격한 이후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떨게 된다. 이름이 아닌 자신 몸이 죽지 않는 존재가 되길 간절이 원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인간이지만 죽지 않는 존재가 되는 '우트나피슈팀'을 만나게 된다.

 

죽지 않는 인간, 그에 대한 이야기에서 대홍수 이야기가 나오고, 신들의 분노 얘기가 나온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와 비슷한 이야기, 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대홍수 이야기와 비슷하다.

 

우트나피슈팀을 만나지만 불사의 존재가 되지는 못한다. 다만 젊어지는 풀을 얻게 되지만 그것도 아차 하는 순간 뱀에게 빼앗기고 만다.

 

인간이다. 길가메시는. 비록 신의 피가 섞였다고 해도 그는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을 깨닫게 되는 길가메시. 죽음 앞에 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죽음에 도달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아야 함을 길가메시는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 죽어간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끊임없이 신에게 도전하지만 결국 죽음은 이기지 못하는, 어쩌면 유한하기 때문에 삶을 더욱 값지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화이지 않을까 싶다.

 

엔키두를 등장시킨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만약 엔키두가 없었다면 길가메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없이 평생을 살다 죽었을 것이다. 두려움이 없는 삶. 그것보다는 두려움을 이겨내며 사는 삶이 더 의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신화라는 생각이 든다.

 

두려움을 이겨내며 사는 삶, 그것은 운명을 그냥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운명을 내것으로 만드는 적극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런 삶을 길가메시 신화가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안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을 통해 길가메시에 대해서 알고 좀더 자세히, 깊게 읽고 싶은 사람은 다른 번역의 책을 찾아 읽으면 된다. 이 책은 수메르 신화에 접근하는 징검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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