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3 - 헤라클레스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이경혜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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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헤라클레스'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를 모두 해결한 사람. 그러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 결국 신이 된 사람. 그렇게 알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그의 모험은 사람들의 모험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해결해야 했던 과제들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것을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그렇게 되기를 갈망하기도 한다.

 

이런 영웅이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지니게 되고, 이 이야기를 널리 퍼뜨리게 된다. 그렇게 헤라클레스는 영웅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책 한 권을 차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들이라고 해도 그렇다. 그럼에도 책 한 권을 차지할 정도로 굴곡을 겪은 사람이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이런 인물을 셋 꼽으라면 첫째가 바로 헤라클레스다. 다음으로 오이디푸스, 그리고 오뒷세우스를 꼽을 수 있지 않나 한다.

 

이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지만 그것을 극복한다. 또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한다. 신의 노여움을 받기도 하지만 신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다. 인간이 지닌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신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사람, 헤라클레스. 그는 이런 영웅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나중에 신이 되기도 하지만, 그가 해결한 일들을 보면 신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가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기 위해서다. 비록 신의 노여움으로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그것을 신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결과에 책임을 지려고 한다.

 

열두 과제를 기꺼이 맡은 것이 바로 그런 이유다. (어떤 신화에서는 열 가지 과제인데,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아 해결한 과제가 두 개 있기에, 두 개가 더 추가되어 열두 과제라고 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아예 열두 과제라고 못박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어려운 과제를 해결했다는 것 정도는 다 알고 있지만, 도대체 열두 과제가 무엇인지 다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정리해 보면...

 

네메아의 사자, 레르네의 물뱀 히드라, 스팀팔로스의 새떼, 에리만토스의 야생 멧돼지, 케리네이아의 암사슴,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 크레타의 황소, 디오메데스의 말들, 히폴리테의 허리띠, 게리오네우스의 소떼, 헤스페리스의 황금사과, 케르베로스

 

열두 과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헤라클레스의 모험이 끝나지 않는다. 여전히 헤라 여신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뤄두었던 일들도 해야 한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계속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간다. 그러다 비극이 일어난다. 그에게도 죽음의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를 신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떠나보내야 한다. 지상에서 떠나야만 신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헤라클레스의 모험은 그가 신이 되면서 끝난다. 헤라와 화해하게 되고, 헤라의 딸 헤베와 결혼하게 된다.

 

여기서 헤라클레스를 통해서 그가 지닌 엄청난 능력에만 감탄해서는 안 된다. 이런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장 낮은 곳, 가장 험한 일을 해야만 했다.

 

바로 이것이 영웅의 조건이다. 영웅은 높은 곳, 아름답고 화려한 일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낮은 곳, 가장 험한 일, 그것을 피하지 않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피하는 사람이 아닌,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영웅이다.

 

헤라클레스가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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