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2 - 신과 인간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이경혜 옮김, 야니스 스테파니데스 그림 / 열림원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몇 권으로 이루어진 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 중 2권이다. 1권에서 올림푸스 신들을 다뤘다면, 2권에서는 이제 인간이 등장한다. 물론 이때 등장하는 인간은 반인반신인 인간이다. 즉, 영웅이다.

 

인간이 지나온 시대를 다섯으로 구분한다. 불행이라는 것을 모르는 황금시대. 이 황금시대에서 인간은 점점 교만해지고 불행을 알아가는 시대로 나아가게 된다. 은시대, 청동시대, 그리고 영웅시대, 철의 시대로 점점 인간은 신성을 잃고 욕망이 강해지는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2권은 영웅시대를 이야기한다. 신과 인간... 영웅은 신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다. 그는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역시 보통 인간과 같은 운명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오르페우스 같은 경우, 그는 음악으로 보면 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다. 에우리디케와의 결혼 생활도 행복하다. 그러나 그는 신이 정한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하게 지내는 때에 불행이 다가온다. 에우리디케의 목숨이 다한 것. 에우리디케를 찾아 저승까지 가서 데려오지만 결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신이 정한 금기를 깨서 둘은 이승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지 못한다. 오르페우스의 죽음 역시 비극적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저승에서 서로 행복하게 지낸다.

 

이런 것이 바로 영웅시대다. 영웅들은 인간이다. 비록 그들이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더라도 인간이 겪어야 할 일들을 겪는다. 인간이 겪어야 할 고통 중에 가장 심한 고통을 받는 니오베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니오베... 그녀 남편은 제우스 아들인 암피온이다. 테베 왕인 남편과 능력있고 아름다운 일곱 아들과 일곱 딸이 있다. 더 이상 무슨 행복을 바랄 것인가. 이럴 때 사람들은 오만해질 수 있다. 오만, 이것은 신의 분노를 부른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어머니인 레토 여신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말하는 니오베의 오만이 결국 처참한 비극을 부른다.

 

자식들이 모두 죽고 남편도 죽고, 그리스에서 가장 심한 벌인 자녀들의 시체를 매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징벌까지 받게 된다. 결국 돌이 되고 마는 니오베...

 

이렇게 영웅시대에서는 신도 인간과 같이 질투를 한다. 물론 인간의 질투와 신의 질투는 차원이 다르다. 신이 질투할 때 인간은 파멸에 이르게 된다.

 

어쩌면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오만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경고로 신화를 읽으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만 때문에 파멸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 이럴 때 통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시대는 이런 점을 생각하도록 한다.

 

이 책은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시작해서 니오베로 끝난다. 하나는 신이고, 하나는 인간이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신으로부터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은 언젠가 그 형벌에서 벗어난다. 인간은 벗어날 수 없는 형벌을. 위대한 사람들이 겪었던 고난들을 이렇게 신의 형벌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할 수 있고, 또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더라도 한계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이런 식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신화, 과거가 아니다. 상상만도 아니다. 신화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잘 살아가도록 해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아니, 나침반이 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신화를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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