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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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대충 알고, 제목은 너무도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읽은 적은 없는 책. 요약본으로 읽거나, 산문으로 고친 책을 읽어나 했는데...

 

이번에 장거리 여행을 떠나면서 버스 안에서 읽을 책으로 골랐다. 이 참에 읽어봐야지 하면서.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와 신이 내기를 한다. 인간 '파우스트'를 두고서. 그 내기에서 누가 이길까를 생각하면서 읽을 필요는 없지만...

 

괴테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하는 생각은 했다. 인간은 신의 영역에까지 도달하고 싶어한다. 신이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을 창조하고 만족했다고 하니, 만족, 거기서 멈출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신의 경지에까지 올랐다고 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욕망 너머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메피스토펠레스는 말한다. 신이 뛰어난 인간은 인간적 욕망을 넘어 신에 대한 사랑으로 진리의 길에 다가가 신에게 자신의 영혼을 맡길 수 있게 된다고 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는 인간은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 속에 자신의 영혼을 맡긴다는 것이다.

 

이렇게 파우스트 박사를 두고 내기가 벌어진다. 파우스트 박사를 찾아간 메피스토펠레스, 그가 파우스트 박사에게 제시한 다음 파우스트 박사가 받아들이는 장면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내가 순간을 향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말한다면,

그땐 자네가 날 결박해도 좋아.

나는 기꺼이 파멸의 길을 걷겠다!  (95쪽)

 

이 부분. 인간은 자신의 무한한 욕망을 추구한다는 자신, 그 욕망은 채워지지 않을 거라는 것. 왜냐하면 인간은 신을 따르려 하니까. 신이 아니니까. 신은 늘 가까이에 있는 것 같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 인간의 욕망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테니.

 

이렇게 시작된 내기에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 영혼을 갖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한다.

 

1부는 바로 인간이 지닌 가장 원초적인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욕망이 채워졌을 때 어떤가? 인간은 만족하는가? 여기에 중점을 두고 읽었다.

 

파우스트와 첫번째로 가는 곳이 바로 술집이다. 술, 우리 인간 영혼을 헤매게 하는 존재 아닌가. 술을 마셨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해 하지만, 곧 술은 영혼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술꾼들은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이 정도로 파우스트를 결박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가는 곳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망이자 궁극적인 욕망 아닌가.

 

사랑 때문에 벌어진 전쟁도 있으니, 이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만족해야 하지 않겠는가. 파우스트는 마르가레테(그레트헨)를 만나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사랑, 불붙는 사랑.

 

자신의 영혼을 상대에서 모두 주는 사랑, 영원히 멈출 것 같은 사랑, 그러나 오래가지 않는다.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오빠를 죽이고, 그레트헨은 자기 어머니와 아이를 죽이고, 자신도 죽게 된다.

 

파멸로 끝난 사랑, 어쩌면 파우스트는 자기 욕망을 위해 한 여인을 희생양으로 삼았는지도 모른다. 자기는 진실한 사랑이라고 했겠지만 상대를 구원하지 못하는 사랑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다.

 

그러니 그 사랑은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가 1부다. 인간 욕망이 끝나는 곳은 술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다. 이들은 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는가? 그것이 있다면 인간은 구원받을 수 있다.

 

이제 2부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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