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좋은 책은 다음 책을 읽도록 부추기는 책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책을 읽으며 그 책에 나온 다른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면 그 책은 분명 좋은 책이다.

 

박웅현의 이 책은 카프카의 말에서 따온 제목이다. 책은 도끼여야 한다는, 우리 마음에 쩡 하고 울리도록 내리치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얼음을 깨뜨리듯이 우리 마음에 어떤 충격을 가해야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좋은 책. 누구에게나 똑같을 수 없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어떤 사람은 큰 충격을 받고 어떤 사람은 무덤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도끼가 되는 책은 남이 추천해줄 수 없다. 자신이 골라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골랐다고 모두가 다 도끼가 되는 책일 수는 없다. 그 가운데서도 몇 권이 자기 마음을 울린다. 도끼가 된다. 그렇게라도 도끼가 된 책을 만난다면 그건 행복이다. 책읽기의 행복함.

 

박웅현은 도끼가 되는 책을 많이 만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도끼다"에 이어 "다시,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썼으니 말이다.

 

자기에게 도끼가 된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는 쉽지 않은데 박웅현은 잘 소개하고 있다. 강독회라는 이름으로 책을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하면 더 좋을테니, 자신이 읽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면서 그 책을 한 번 더 읽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터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 내가 읽었던 책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지 못햇던 것들을 이야기해 주기에 다시 읽고 싶어지기도 한다. 아직 읽지 않는 책은 말할 것도 없고.

 

책읽기에 대한 욕망이 일면 도서관에 가야 한다. 물론 읽고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야 한다. 소유하기 전에 우선 읽고 판단해야 한다. 박웅현에게 도끼인 책이 내게도 도끼가 될 수 있는지.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도서관에 가서 이 책에 소개된 책 중 몇 권을 고르게 했다.

 

그래서 좋다. 이런 책은. 다른 책에 대해서 알게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읽기를 통해 내 읽기를 돌아볼 수 있기에.

 

여기에 비교는 필요 없다. 박웅현은 박웅현이고 나는 나다. 나는 나대로 읽으면 된다. 내게 맞는 읽기법, 그것으로 책과 만나면 된다.

 

다만, 이런 책은 참조할 수 있다. 참조해야 한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의 읽기를 참조한다면 더 좋은 읽기를 할 수 있다. 좀더 괜찮을 책을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단지 책소개가 아니다.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책은 결국 삶이다. 삶을 우리에게 문자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을 문자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책 속에만 있다고, 또 다른 사람 이야기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읽은 책은 바로 내 삶이다. 책들이 모여 내 삶을 이룬다. 그러므로, 박웅현의 책, 역시 내게는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내 읽기를 돌아보게 하는 도끼가 된다.

 

모든 책은 도끼다. 좋지 않은 책은 좋지 않음으로써, 좋은 책은 좋음으로써...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시간이 많을 때 얘기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나이 먹어가면서 책 고르기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는다. 그러니 책을 잘 골라야한다. 

 

모든 책이 도끼일 수 없으므로, 내게 도끼가 될 책을 골라야 한다. 그럴 수 있게 해주는 책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책이지 않을까 싶다. 책을 도끼가 되게 하고 싶은 사람,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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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2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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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6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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