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강아지 웅진 모두의 그림책 10
박정섭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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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함께 살다 먼저 보낸 강아지를 곡(哭)하기 위해 그리고 쓰고 노래하는 마음의 주인을 만나는 일이라 결코 쉽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누구에게, 무언가에 이런 지극한 마음을 가져봤나 싶게 만들어서 그냥 가만히 책 얼굴을 쓰다듬어 보게 만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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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달빛 식당 - 제7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이분희 지음, 윤태규 그림 / 비룡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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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기억에 양면이 있고 나쁜 기억을 잊는다는 건 그 기억의 다른 면까지 잃는 거라는 말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이 작품의 환상체험은 먹고 잊는다는 행위를 통해 기억의 양면을 감각으로 느끼게 한다. 나쁜 기억을 통해 좋은 기억까지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발견의 전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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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똥 쪼물이 - 제22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저학년 부문 우수상 수상작 신나는 책읽기 51
조규영 지음, 안경미 그림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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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활론의 가능성을 아동문학의 개성과 특질로 한정하는 것은 이것이 가진 인식의 힘과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세상의 질서를 뒤흔들어보는 새로운 감각의 훈련이기 때문이다. 지우개똥에 눈코입을 그린 후 숨을 불어넣자 자신을 만든 사람과 닮은 생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꽤 그럴싸하다. 이 작품을 이끌고 가는 지우개똥들은 당연히 아이들의 아바타다.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고 분신을 만들어야 지우개똥들과 울보도장이 유진이()과 깐깐 선생의 대리전을 벌일 수 있다. 현실의 불가능이 물활론적 세계에서는 가능해진다. 지우개똥들의 승리는 풀죽은 아이들이 강력한 외부의 힘과 질서를 뒤집어보는 체험이다. 이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한 감각이 현실세계에서도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이 이 동화의 진심이겠다.

현실의 대리전 양상을 펼치고 현실의 약자가 승리하는 구도는 익숙하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훈계가 아니라 칭찬이라는 것도 상식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우선 짧은 문장이 주는 시적 리듬이 지루하지 않다. ‘지우개똥으로 만든 어떤 것에 숨을 불어넣자 생명 있는 어떤 것이 된다.’는 시적 순간은 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쓰고 지우는 행위로 생겨나는 지우개똥들이 쓰는 이의 마음을 닮았고 -쓰거나 달다로 존재의 본질을 증명하는 상상이 즐겁다. 두려운 상대-울보도장에 맞서 힘껏 싸워 준 지우개똥들이 없어지지 않고 현실의 아이들에게 그들만의 작은 신-요정이 되어 줄 것 같은 마지막 장면도 안심이 되면서 여운이 길다. 깐깐 선생이 자신의 실수를 배우고 깨닫고 실수를 고칠 줄 아는 어른이어서 다행이다. 물활론적인 즐거운 놀이가 힘이 된다는 믿음은 헛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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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은 소풍 소금북 동시집 4
임동학 지음, 보다이지은 그림 / 소금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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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은 동시들이 평면의 세상을 입체로 돋을새김하려고 애쓰는데, 나는 그 갸륵한 ‘동‘의 힘이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집이 애쓰는 ‘어떻게‘의 탐구가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서 마구 껴안고 뽀뽀를 하고 싶은 것이다. 한치 양보도 없는 세상 모든 것들의 ‘열심‘을 힘껏 응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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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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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고백을 통과하는 일이 내게 중요했던 것은 나를 비롯한 많은 몸들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곰곰 생각해보게 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아니라 결핍의 결과로 몸을 보는 것은 아주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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