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 시가 되라 - 달털주 샘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詩 수업 이야기
주상태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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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은 학교 다닐 때 시를 읽고 시가 너무 좋았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시 때문에 문예 창작학과를 전공하고 국어 선생님이 되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문학으로 국어를 가르치는 것에 큰 자부심을 엿보게 됩니다.

 

선생님은 중학교 학생 아이들에게 자신의 첫 수업시간에 시를 한 편 읽어 주고 수업을 시작합니다. 시가 죽었다지만 그의 수업시간에는 시가 죽지 않았던 거나 진배없습니다. 아이들이 무심히 들려주는 시에 무슨 반응을 보였는지, 혹은 어떤 내면이 꿈틀거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때로는 시처럼 들리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시를 읽히고 시를 쓰게 할 수 있는 것은 자발적이지 않으면 시를 가까이 갈 수 없을 느낍니다. 자신도 시를 좋아했듯이 학생들도 비슷한 감동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선생님은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시를 읽고 시를 지을 수 있는 것의 촉매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에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여기에 시를 붙이도록 하는 형식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진을 보고 사진에서 시를 추출하는 학습을 하게 된 것이겠지요.

 

사진에서 시의 진액을 추출하는 것. 바로 사진이 주는 즉시성과 현실성의 힘이 시적인 은유로 화학반응을 하고 다시 아이들 가슴에 내재되어 역으로 시로 나올 수 있다는 발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시가 자칫 아무리 감수성이 뛰어난 여학생들이지만 시는 여전히 난해하고 무엇을 어떻게 써야만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도록 할 것인지는 어렵습니다. 시를 어떻게 써야 할 것이지도 선생님이 가르치기에도 벅찬 것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아이들 자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이것을 보고 시로 짜내고자 하는 고안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주 근사한 방법이었습니다.

 

각자가 주어진 사진 한 장씩 고르고 나서 이 사진을 보고 떠올릴 수 있는 단어를 뽑아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단어들을 은유하고 압축할 수 있는 기교를 넣었습니다. 또 이 기교에 단어 숫자를 적절히 배합해서 운율이 나오도록 합니다. 이렇게 나온 사진 글이 바로 독립적인 시 한 편이 되었던 것입니다. 사진은 단지 이 시를 액기스화 시키는 촉매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진으로 훈련하고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사진이 없이, 직접 사물을 보고 단어를 떠올리고 마치 사진처럼 보고 시상을 심상으로 전이 시킬 수 있다는 원리가 선생님은 주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진의 인도가 결국 시의 도출로 나오게 된 것이니까요.

 

문학의 힘이라는 것이 전방위적이라서 힘이 있습니다. 문학이 무슨 물리적인 힘은 하나도 없지만 문학으로 통해서 사유가 나오고 이 사유가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흔듭니다. 흔들린 마음은 갈등과 용기를 만들고 결국 사회의 나가는 방향을 바꾸는, 배로 말하면 키를 움직이는 명령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이 시와 결합되어서 나타날 수 있는 각각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각각 가지고 있는 단점을 상쇄시키며 이른바 궁합은 이렇게 융합으로 발전하는 경험을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이유겠지요.

 

인류의 역사는 머무름의 역사가 아니라 변화의 역사였습니다. 문학도 마찬가지겠지요. 끝없이 다른 무엇으로 변화하고 이 변화가 욕망의 실타래를 풀어 왔습니다. 원 재료에서 무엇과 무엇이 합쳐지고 뒤섞여서 새로운 발견을 만나서 상호 간에 시너지효과와 상승의 효과로 나온 것이 변화의 욕망이었습니다. 항상 어떤 것이든 기득에 안주할 때 이미 안주함으로써 변화가 멈추었을 때 물이 썩어가듯이 문학도 고여서 정체된다면 외면받기 일쑤 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술이란 영원한 변화의 갈구입니다. 무엇이든 예술이 예술로써 규정될 때 또 다른 예술은 기존의 예술을 뒤엎어 새로이 추구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고 문학의 본질입니다. 이 변화에는 사고의 힘이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동력으로 필요합니다. 누구는 가난하고 누구는 지식이 없고 누구는 반대에 부딪히더라도 이를 극복하였길래 변화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기존의 힘은 막강했습니다. 억제와 저항의 힘의 균형은 늘 아슬아슬합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변화를 멈추지 않았던 것은 억제보다 저항의 힘이 약하니 끈질기게 시도되어 결국은 전복시켜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문학은 바로 저항에 온기와 긴 호흡의 숨결을 불어 넣어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문학은 새로웠을 때만 그 존재 가치가 있어 왔던 이유겠지요.

 

어느 시대이든 태평성대를 논할 때 항상 문화가 융성했던 시대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문학이 죽어갈 때 그 사회는 위기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 위기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 이것이 문학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누군 그럽니다. 시 나부랭이 해서 돈이 나와?, 밥이 나와?라고 질타합니다만,

 

"이봐요. 자네 조상들이 진짜 양반이었다면 넌 조상님에게 한 대 맞았을 거외다. 그분들이 다 글로써 시를 지었던 문인들이었거든요. 하다못해 칼 들고 전쟁에 나가는 장군들까지도 출정 시를 지었답니다. _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응? _ 하기야 노비들이 마당이나 쓸어도 시를 쓸리는 없을 것이구먼. 그 노비의 유전자가 당신의 시심을 방해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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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0-15 1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춘기때 감수성의 발현에
국어선생님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말 행복하세요^^;


yureka01 2016-10-15 20:48   좋아요 1 | URL
아마 저도 국어선생님이 시인이었다면 인생 진로가 바꿨을듯.ㅎㅎㅎ
그러게요..감사합니다..

2016-10-15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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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5 2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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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0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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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2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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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10-15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가 죽어가는 이 시대의 감성이 안타까운 것도 어쩌면 기성세대의 감상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시가 밥먹여주던 시대가 분명 어느 시절엔 있었다고 봤을때 지금 이 시대는 슬픔도 울분도 말라버린 콘크리트 그 자체니까요ㅠㅠ

yureka01 2016-10-16 00:03   좋아요 1 | URL
시의 소비가 동결되었나 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매해 신춘문예에 시 투고작품은 계속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더군요..

보는 사람은 갈수록 적어지는데 생산력만 왕성한 시대인가 봅니다.
결국 단절의 시대에 제각각의 윤활유가 없는 건조한 개개인만 남은 거같네요...

마르케스 찾기 2016-10-15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윤동주의 부끄러움의 미학을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머리싸메고 외워야 하는 나라, 이육사의 울분과 의지를 오지선다형 문제로 풀어내는 나라에 그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우니,,, 시를 읽는다는 것이 여유의 시작이 아니라 공부의 연장으로 인식되어서,,, 안타깝습니다.
생각난 김에 윤동주 시집을 다시 꺼내 봐야 겠어요ㅋ
얼마전 ˝동주˝ 영화보고 돌아와서, 오래전 사놓은 낡은 윤동주 시집을 다시 찾아 앞 줄에 꽂아 뒀었는 데,,,

사진이 그림보다 더,,,
시같을 때가 있는 거 같아요 ^^

yureka01 2016-10-16 00:05   좋아요 0 | URL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시험에 상관없는 시 감상 시간..시해설시간...필요한듯 합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을 내면 수험뫄 관계없다고 아예 처다보 안보고 다른 공부하기 바쁘니...

네 시가 사진이 서로를 닮았더라구요..ㅎㅎㅎ

2016-10-16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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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2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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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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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1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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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12: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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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terjoo 2017-09-03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오랜만에 알라딘에서 내 책으로 들어왔다가 리뷰를 보게되었습니다.
유레카의 사진처럼 읽는 서재!
시의 한 구절을 읽는 느낌을 받습니다.

시를 좋아하기 이전에 사진에 미쳐있는 사람으로서
너무 반가워 글을 남깁니다. <닭털주>


yureka01 2017-09-04 08:50   좋아요 0 | URL
와우..저자 선생님께서 직접 찾아주셨네요..
고맙습니다..

네 사진..미칠만 하죠.....^^..ㅎㅎㅎ
 


하드립니다.

이 곡이 퍼득 스칩니다.


시인인건 알았는데 문학이

그 정도인줄은 전혀..몰랐는데요.


진짜 감짝!!이네요.ㅎㅎㅎ


어떻게 해요?

후보조차 없던 아티스트인데???


노벨상 시즌이 오더라도 

앞으로 고은 시인님에게

노벨문학상 후보 운운은 자제하셔야 됩니다.


어느 인텨뷰에서 고은 시인께서 신신 당부를 하더군요.


제발 그런거 입도 뻥긋하지 말아달라

부탁하던 말씀 상기되더군요.


그 분은 아마 상이라는 것에는 다 비웠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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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5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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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5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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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5 1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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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5 20:28   좋아요 2 | URL
아 몰랐네요..이렇게 또 친절한 안내가.^^.
고마워요.. 네 즐거운 휴일 되시구요...

2016-10-15 2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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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08: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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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1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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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12: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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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트 겸 책은 다음에서 진행한 '출판협동조합 은빛 기획'의 스토리 펀딩으로 참여하고 받은 노트 리뷰이다.


메멘토 모리, 사진을 찍어 오면서 사진의 속성은 '시간의 죽음'이었다. 더불어서 시간의 레일 위에서 달리고 있는 나도, 시간의 죽음이란 종착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단 승객이다. 마치 아우츠비츠 수용소로 가는 열차에 탄 듯이. 따라서 우리는 원하거나 원했지 않거나 상관없이 이미 태어남으로써 열차에 올라타고 가는 시간의 탑승객이다. 그러니 사진을 찍어 오면서 오직 현재만 살아 있는 자신의 삶에서 죽음의 목도함이 곧 사진인 셈이다.


살아 있는 모든 유기체는 다 사라지고, 죽고 난 이후의 내 육신은 다시 무엇으로 변화한다. 물론 자신이라고 느낄 수 없는 다른 물질로 바꿔 버린다. 그렇다면, 내 삶에 있어서 내가 생각하며 느끼는 모든 감각과 내가 움직이는 것들의 처음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생명이었으나, 끝날 때의 변화에 대한 시작은 의지적이어야 하고 또 의지로워야 한다. 그래, 이미 과거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봤고 또 앞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고, 결국엔 나 또한 그 대열에서 순서와는 관계없이 열외 될 수 없는 절대적인 마지막이 다가온다.


사람은 아주 큰 착각 중에 하나의 대전제로써 다 죽는 사실을 알지만 지금 당장이라는 절박감이 전혀 없는 것이다. 차라리 어느 말기 암 환자처럼 마지막 죽음까지 호스피스 과정은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지막은 유보하고 미룬다. 언젠가는 죽지만 지금은 죽을 때가 아니다라든가, 혹은 지금 당장에 죽음이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오늘을 산다. 그러니 삶의 시간 앞에서 결코 겸허할 수도, 경건할 수도 없다. 공자의 제자가 묻기를. '스승님 죽음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공자는 '삶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공자는 철저히 현실적인 사유의 방식이었으나, 공자는 어느 제자의 죽음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큰 슬픔을 표현했다. 죽음은 그런 것이다. 모른 척해도 외면하기가 어렵다. 삶이 있길래 죽음 또한 필연이다. 이별이란 과정도 없이 불시에 닥쳐 오는 것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죽음이 그래서 꼭 물리적 생리적인 심장의 정지가 아니라 기억이라는 뇌의 정지도 죽음과 같다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전혀 죽음은 유보된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는 못한다. 지금 당장 심장이 멈추고 뇌의 신호가 사라질 수도 있는 인간이 아니었던가? 몰론 이 대전제에 대하여 병적으로 절박하여 당장에 죽을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여 무기력에 빠져서 살았어도 죽은 듯 무절제에 빠지는 오류도 역시 과유불급이다. 지금 당장에 죽을지라도 내가 꼭 원하는 것들 할 수 있는 자신의 내면적인 역량은 죽음조차도 초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나야 카메라 들고 사진 찍다가 죽어도 더 이상 원이 없겠다만은,,,


이 노트는 이런 죽음에 대해서 마지막을 더 아름답고 헤매지 않고 자의적 의식이 있을 때 준비하는, 일종의 죽음을 맞이하는 계획서이다. 따라서 일본에서 유행하는, 혹은 유행했던 노트의 일종인데 자신의 유언 기록장과 같다. 얇은 소책자의 형태로 만들어 노트처럼 자신의 마지막 이후를 기록으로 남기고 자신의 의지를 문서화시켜 놓을 수 있다. 혹시 아는가? 내가 갑자기 길을 달리다가 차 사고라도 나서 식물인간이 되거나, 지금 당장에라도 치매에 걸려 모든 기억들이 증발되어 나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사람도 기억 못하는, 기억상실에 처하게 된다면 누군가 이 기록을 통하여 자신의 의지에 부합되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지막 부탁이다. 가령, 여기 알라딘 서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모르게 된다면, 어떻할 셈인가?라고 생각하니 암담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게다가 사회적인 채권과 채무 권리관계, 금융이나 부동산 등의 관계의 기록도 하나도 없이 그저 족보에 이름과 출생년 월일만 단일적인 기록만 있다면 이것도 당장에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떠나면서 작별 인사는 못해도 남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못되더라도, 적어도 다른 고통은 야기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한다. 심지어 은행 계좌는 어떻게 되는지, 잔액은 얼마나 있는지, 가족이 모르는 증권 계좌에 주식은 얼마나 있는지, 신용카드의 채무는 또 얼마나 있는지 앞으로 장례는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던지 등등 자신의 삶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해서 깔끔하게 털고 이 세상을 미련 없이 버리고 또 다른 저 너머의 다른 어너더 월드로 갈 수 있는 출발점이자 이생의 종착점이라고 봤던 것이다. 간혹 자신이 저질러 놓은 부채마저 알리지 못 했을 때, 채무가 상속되어 어이없는 곤란함을 겪지 말란 법도 없는 시대는 아니었던가 말이다.


자신의 죽음은 굉장히! 특별하지 않다. 혼자만 죽는 것도 아니고 홀로 떠나는 것도 아니다. 앞서거나 뒤서거나 순서도 없는 시간적 차이만 있을 뿐 우리는 100년도 못 살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 딱 하나의 수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죽음이 특별하지 않다고 해서 그간의 생존 기간 이 자체가 전혀 무의미해서도 안된다. 단 한 번 뿐이 있기에 더 가치롭고 더 의미 있어야 갈 때 가더라도 뿌듯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왕지사 가야 한다면 아름다운 떠남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세상사 이별만 영원하지도, 그렇다고 만남만이 영원한 것도 아니다. 이별과 만남은 늘 상존하고 썰물이고 밀물처럼 오고 간다. 그 속에 하나의 개체로써 자신의 일회성이 깃든 것은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런 일반적인 특별함에 기록이 주는 유전은 후대에 대한 연민의 일종이다. 남겨진 자들에게 자신이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란 것이 과연 무엇이라야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정말 무책임한 일이기도 하다. 나는 종종 자주 나의 죽음을 생각한다.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어야 아름다울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기록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할아버지 얼굴도 본 적이 없다. 오래전에 돌아가셨길래 뵌 적도 없는데 그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다못해 그 때 쓴 육필의 일기라도 한번 보고 싶다든가 유언장이라든가 그 어떤 기록물을 만날 수 있었더라면 매년 제사상에 그 추억의 향기로 지낼 텐데 무슨 가르침도 없이 삶을 유추라도 해볼 수가 없다. 그런 기록이 없다는 게 참 아쉽다. 사람의 평가는 사라지고 난 이후 자신이 평가에 대해 항변할 수 없을 때가 지독하다. 자신의 평가에 자신이 변명할 수 없을 때 변명거리를 뭐라도 만들어 놔야 하는 편이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한다.


주변에는 미친 듯이 살아가는 기계처럼 매몰되어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마치 천년이나 살 것처럼 삶에 매몰된 채 사는 걸 본다. 그런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가끔은 자신의 삶에서 좀 멀찍히 떨어져 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느 것이 진정함인지 무엇이 자신을 살아가게 하는지 물어 보고 자신이 자신에게 무슨 정합적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인지 따져 보라 하고 싶다. 오로지 돈만 찾아다니는 불나방처럼 불길에 기름 끼얹고 뛰어드는 무모함은 없는지, 왜 반드시 꼭 그렇게 해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조금은 시간의 여유를 만들어 내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몸을 불태우듯 뛰어든 나방의 몸이 다 사그라질 즈음에 비로소 난 뭐하고 살았나라는 회의가 들 때면 이미 늦다.


젊은 날, 힘 있을 때 천지간 구분 못하고 꼴리는 대로 살다가 허허히 살다가 내 인생 파란만장했음을 소설 3권으로도 다 말 못한다는 우스께로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 3권씩 만큼은 정작 쓰지는 못할 이야기란 대체 뭘까 물어봐도 그게 그거다. 지질한 인생의 미화된 추억 팔이라는 것은 기록으로 극복될 수 있을 텐데, 역시 지질하니 미화고 자시고 할 것도 없으니 쓸 것이 마땅찮은 것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그럼 쓰시지 그랬어요라고 물으면 고작 핑계 거리가 글을 못쓴다는 단순한 대답만 허무하게 내뱉는다. 내 인생 기막힌 파란만장 소설 3권 시리즈를 단지 글을 기똥차게 쓸 수 없어서 못 썼음이라는 결론이 황당하지 않는가 말이다.


이 노트는 문장이 작가처럼 글을 적으란 것이 결코 아니다. 잘 쓰는 글이야 글로써 밥 먹고 사는 프로 작가분들이 알아서 다 잘 쓴다. 굳이 잘 쓸려고 용빼지 않아도 다 쓸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쓸 거리를 미리 염두에 두지만 쓰지 못할 뿐이다. 간혹 나 뭐 잘 못쓰는데 안 쓸란다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너무 용기 없는 일이다. 누가 노벨문학상처럼 쓴 글을 기록으로 보고자 함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담담하고 의연하게 비록 문체와 문장에 어설프지만 자신의 삶을 남 못지않게 열심히 살았음을 기록으로 입증하는 기록이고 개인적인 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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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어디서 너를 기다릴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그것을 예상하라.

세네카 (Lucius Annacus Sen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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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0-12 2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당장 엔딩 노트를 쓴다면 몇 페이지 안나올 것 같네요..ㅋ

yureka01 2016-10-12 21:18   좋아요 1 | URL
저도 지금 보고 있는데 적을 것들이 많지가 않더군요.ㄷㄷㄷ

2016-10-12 2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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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2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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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2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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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0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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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2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손에 책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그 때 어떤 책을 읽고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

yureka01 2016-10-12 22:33   좋아요 1 | URL
역시 책 애서가다운 자세입니다^^..

samadhi(眞我) 2016-10-12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죽음을 생각하고 살아요. 그래서 제가 죽으면 남편이 알라딘 서재 친구들에게 내 죽음을 알려주길 기대하기도 했구요. ㅋㅋ

yureka01 2016-10-12 22:34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알라딘 아이디와 비번은 꼭 기록해줘야 할듯 ^^..

samadhi(眞我) 2016-10-12 22:44   좋아요 2 | URL
죽으면 세상 살다 간 흔적일랑 깨끗이 지우고 싶지만 혹시 친하게 지낸 서재 친구가 애태울까봐요. ㅋㅋ 하긴 그것도 노파심이죠. 죽었겠거니 하면 그만인데 ㅋㅋㅋ

yureka01 2016-10-12 22:54   좋아요 1 | URL
지구에 문명이 언제까지 갈는지 예정할 수는 없겠지만,
끝나는 날까지 기록은 되어져야죠..
광활한 우주의 영혼에 인간의 영혼이 전달될 수 있도록^^..

samadhi(眞我) 2016-10-12 22:57   좋아요 2 | URL
전 그냥 지구에 몹쓸 짓을 한 인류가 홀연히 사라져버려도 좋다고 생각해요. 무언가 대단한 일을 했던 것조차 그 자체로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yureka01 2016-10-12 23:00   좋아요 1 | URL
네 바로 그런 의미들이 남은 사람들에게 더 행복한 밑거름이 되어야 겠지요...^^.

2016-10-13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3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3 1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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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1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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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1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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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16: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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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6-10-15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 갑자기 너는 그곳에 도착할 것이다
죽는 법을 배우지도 못한 채
사랑하는 법도 배우지 못한 채
질문과 회피로 일관하던 삶을 떠나
이미 떨어진 산목련 꽃잎들 위에
또 한 장의 꽃잎이 떨어지듯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모든 생들에
또 하나의 생을 보태며 <류시화>

yureka01 2016-10-15 09:01   좋아요 0 | URL
시의 은유가 팍팍 떨어집니다..

떨어진 꽃잎에
또 한 장의 꽃잎이 떨어지듯......

왜 봄은 와서..자꾸 꽃잎을 맺는 것일까요.....
이렇게 부질없는 사명감들이란...무엇일까요..

북프리쿠키 2016-10-15 16: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을 쓸때

되도록이면 솔직하게 쓸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도

세살배기 딸애가 커서 나중에 이 글을 읽겠지..

하는 심정도 한 부분을 차지한답니다.

우리네 서민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부모의 서재 아니겠습니까..^^;



마르케스 찾기 2016-10-15 21:49   좋아요 2 | URL
혼자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지라ㅋㅋ늘 가볍게ㅋㅋ
폰에는 아무 연락처도 저장되어 있지 않고, 문자도 없으며, 카톡은 안하고,, 페이스북따윈 시작조차 할 생각도 없이,, 아마도 마지막까지도 언제든 혼자 떠나려 했나봐요ㅋㅋ 손가락에 선물로 녀석들과 함께 새긴 이니셜 반지 하나가 그나마 내가 나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증표가 되려나? 그마저도 준 사람 두 명만이 알겠지만ㅋ
서재의 책들은 이미 제자에게 남긴다 했으니,, 더 남길것도 더 준비해 놓을 것도 없는 삶이라 가볍습니다ㅋㅋ 그러게요 그렇군요,,,,

yureka01 2016-10-16 00:14   좋아요 1 | URL
서재물려주기 참 멋진 생각입니다..
ㅎㅎㅎㅎ


두분다 아름다운 생각을 가졌어요^^..
 

 

 

 

 

공부하는 수험서의 모서리 부분이라든가 책의 테두리에

떼가 타서 지저분해지는 걸 너무 싫어 하는 딸아이인데요.

 

하여간 별 희한한 성격입니다.

 

지저분한 책으로 공부하는 거 싫다나 뭐라나....

 

일전에 하나 사줬더니만, 좋아하더라구요.

직접 손바느질해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인데요.

 

일전에는 별도로 부탁해서 딸아이 이름 세겨 넣었던

북파우치였습니다.

(네이버로 소잉데이지로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이번에 시험도 끝나고 해서,

어제 치과에 들러서 보정기 끼운거 치료도 할겸,

갔다 오다가 물어봤죠.

시험 점수가 원했던 성적이라서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북파우치 하나 더 사줄까 하니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주소 갈켜 주고 나서 골라보라니,

별표가 똭!~

 

별처럼 반짝반짝이는 공부라는

의미가 될 수 있었음 좋겠다나 뭐래나.

 

치과에서 보정기 끼워서 이빨에 이물감도 있으니 

맛난거 먹자고 하는데

먹어도 부담도 없고 좀 쉽게 씹을 수 있는 ,,

그럼 치즈가 뜸뿍 들어간 계란 말이 해달라고,

그렇다면 계란 말이 전용 후라이펜 하나 살까 하니 신나하더군요.

 

이빨에 고정 나사를 심었으니 가글도 해야 한다,

아플 수 있다고 진통제도 사야한다, 아이고...

 

여튼 요구사항 들어 줄려니 흐....

 

 

 

 

 

 

왜냐하면 딸아이 어릴 때 내가 딸아이에게서 받은 그 느낌,

 

평생가거든요.

 

이미 딸아이는 그 때 효도를 다 했으니까요.

 

이때 사진을 더 많이 못찍은 게 얼마나 후회되던지요..ㅎㅎㅎ

 

물론 지금은 검열이 심해서 사진은 불가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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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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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6-10-11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어떤 사진보다 예쁘네요. 사진전문가 아빠가 있으니 좋겠어요. 전 엉망진창으로 찍은 사진밖에 없어서..^^;

yureka01 2016-10-11 15:12   좋아요 0 | URL
카메라에 붙은 랜즈가 전문가로 만들어 줍니다.^^.

달걀부인 2016-10-11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서 저 렌즈(남편이 여친렌즈라 부르더군요) 있는데... 이 남푠님이 카메라도 안주고 찍어주지도 않아요. 흥흥!

yureka01 2016-10-11 15:18   좋아요 1 | URL
여친랜즈 하면 85미리쯤 되겠는걸요..ㅎㅎㅎㅎ사진 잘 나오는 랜즈입니다...

85미리 단랜즈 성능은 적당히 전신 아웃포커싱 되어서 입체감이 도두라지게 나오거든요....

안찍어준다면 압수영장 발부하셔야겠어요 ㅋ~~ㅎ

나와같다면 2016-10-11 1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미 그때 효도를 다 했다는 말이 뭉클합니다..
전몽각님의 `윤미네 집` 을 다시 보고 싶은 날입니다..

yureka01 2016-10-11 16:32   좋아요 1 | URL
아 윤미네집 사진집..저도 자주 보는 사진입니다,
그런데 전몽각 선생처럼 사진 찍고 싶었지만,
저도 그렇게 까지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사진에 가족의 삶을 녹이려 했을까 겸허해지더군요...^^..

감은빛 2016-10-11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 아이가 조금씩 자랄 때마다 크는게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딱 그 나이에만 볼 수 있는 표정과 말투와 행동이 있는데, 자꾸 자라니 아깝더라구요.

다시 둘째를 낳아 키우면서 큰 아이와 같은듯 다른 모습들을 보고 또 신기해했던 기억도 나요.

요즘 작은 아이가 천천히 자랐으면 하고 바랍니다. 요 쪼그만 녀석이 자라버리면 이제 번쩍 안아올릴 아이가 없어지니까요. 아예 안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니까요!

전 나중에 아이들에게 다른 효도 다 필요없고 가끔 아빠 술 한 잔씩 사라고 얘기할 생각입니다.

열심히 키웠으니 술 한 잔 얻어먹을 자격은 되겠죠?

yureka01 2016-10-11 23:5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도 그랬씁니다.딱 그때 멈추었으면 ..
그러나 아이는 머물러 있지 않죠...
이러다 언젠가 또 훌쩍 떠날 날도 올것이겠구요..
ㅎㅎㅎ저도 술한잔 얻어 먹을 날..기대됩니다

쿼크 2016-10-11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우치도 이쁘고.. 아이도 귀염귀염..^^
사진도 포커스가 명확하니 잘 나왔어요...하아...난 언제...

yureka01 2016-10-12 00:00   좋아요 1 | URL
어릴때 모습..지금도 가끔 사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때가 뭔가 그립다는 생각이..ㅎㅎㅎ

사진은 꾸준하게 공부하고 찍다보면 많이 늘어나요^^..

강옥 2016-10-11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잔정도 많으셔라.
좋은 아빠, 자상한 남편.... 아내들의 이상형이죠 ^^*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yureka01 2016-10-12 00:01   좋아요 0 | URL
마음만으로 사랑법..이거 제가 좀 싫어하는 방식입니다.
ㅎㅎㅎ사랑은 그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진짜인지 알거든요..
말로만 하는 마음의 사랑은 진짜와 가짜가 분간하기 어렵더군요.

요즘은 엄마에겐 딸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ㅎㅎㅎ

2016-10-12 0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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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0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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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15: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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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15: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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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1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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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1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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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10-12 0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모가 참 예쁘네요. 따님도..물론...ㅎㅎㅎ 예전에 갖고 싶어하던 기억이 나네요.

yureka01 2016-10-12 09:00   좋아요 1 | URL
헙 로모..한때 이 카메라가 유행이었드랬죠..ㅎㅎㅎㅎ
사진 가장자리가 화질 저하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만들어 주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책읽는나무 2016-10-12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저 별표 파우치 들고 다녀요^^
별처럼 반짝반짝이는 공부라???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그럼 저도 앞으로 그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고^^

그때 효도를 다한 딸아이는 그래도 지금 효도를 알게 모르게 하고 있을 것같단 생각. 사진을 보면서 느껴요!
늘 시간이 지나봐야 그때 그런 감정을 곱씹듯이 말이죠^^

yureka01 2016-10-12 09:02   좋아요 0 | URL
네 별처럼 반짝이믄 좋겠습니다...공부도 별처럼 반짝반짝..ㅎㅎㅎㅎ

지금은 뭐..효도가 공부 열심히 하는 게 좋겠죠..

겨울호랑이 2016-10-12 1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소잉 데이지˝면 얼마전 2주년을 맞이한 `서니데이`님께서 운영하시는...?
물건 볼 줄 모르는 제가 봐도 예쁜 걸 보니 정말 예쁜 제품이 맞는 것 같습니다.ㅋㅋ



서니데이 2016-10-12 13:24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10-12 13:25   좋아요 3 | URL
딸아이의 이번 시험잘 봤다고 선물할려구요 ㅋㅋㅋ.

별같은 공부가 되는 책이라는 의미로 북파우치를.^^..

yureka01 2016-10-12 13:25   좋아요 3 | URL
소잉데이지의 손기술에게도 감사를^^.

겨울호랑이 2016-10-12 1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멋진 의미가 담긴 선물받으면 따님은 정말 좋겠네요^^: 제 딸은 이번에 생일선물로 `터닝메 카드-에반`을 달라고 하네요 ㅋㅋ

yureka01 2016-10-12 13:50   좋아요 2 | URL
선물도 나이에 따라 점점 달라지더라구요 ^^.
터닝메카드 에반.이거 한때 품귀일어서 구하기 어렵다고 하던거 맞나요?

커피소년 2016-10-12 15:25   좋아요 2 | URL
터닝메카드 에반..ㅎㅎ 파란색은 지금은 구하기 힘들던데요..ㅎㅎ

겨울호랑이 2016-10-12 15:30   좋아요 2 | URL
이런... 구해야하는데ㅜㅜ 조상님들은 늙으신 어머니를 위해 추운 겨울날 산딸기를 구했다던데, 딸을 위해 파란색 에반을 기약없이 찾아야 겠군요..

커피소년 2016-10-12 15:37   좋아요 2 | URL
구할 수 있으실 겁니다...

최근의 일은 아니고 저번에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없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ㅎㅎ

커피소년 2016-10-12 15:40   좋아요 2 | URL
인터넷 보니 터닝메카드 W - 블루버전은 있네요.

이게 같은 것인지..ㅎㅎ 터닝메카드 W는 거의 보지 못 해서요..ㅎㅎ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yureka01 2016-10-12 15:48   좋아요 2 | URL
ㅎㅎ 자료 한번 검색해보니..요즘은 아이들 공부가더 어렵더만요..우아..ㅎㅎㅎ
터닝메카드 버젼이 당체 얼마나 많은지 ㄷㄷㄷㄷㄷ

커피소년 2016-10-13 10:58   좋아요 1 | URL

대부분의 애니메이션들이 장편으로 가면 갈수록 등장인물이 늘어나고...

외울 것이 많아집니다..ㅎㅎ

터닝메카드도 아주 길고 긴 이야기죠..

회를 거듭할 때마다 등장하는 메카니멀의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더군요..

핸드폰 크기보다 작은 장난감의 가격이 책 2권~5권.. 무섭더군요..

등장인물을 많이 등장시켜야 돈도 많이 벌 테니까요..

yureka01 2016-10-13 11:24   좋아요 1 | URL
그럼요..암기력이라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합니다.
억지로 외우려 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훈련이 되거든요..

한번만 외워도 금방 외워지는 훈련..
딸아이 게임에서 시작했던거 같아요..

그런 훈련이 되어 있으면 공부할때 암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바로 성적으로 나타나니까요.

수학이나 영어 국어가 암기력을 바탕으로 이해로 넘어갈수 있으니까요..
암기 안되면 일단 공부 하고 싶어도 못하거든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암기는 거의 스펀지처럼 빨아들이죠..ㅎㅎㅎㅎ

커피소년 2016-10-15 20:16   좋아요 1 | URL
예... 맞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외우지 말래도 외웁니다.. 아니 그냥 외워집니다..

게임..ㅎㅎ 이게 아실 겁니다..ㅎㅎㅎ 게임 상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을 외워야 합니다..ㅎㅎㅎ

직업... 아이템 이름.. 친한 유저 아이디.. 사냥 테크닉.. 그룹 사냥 할 때 위치.. 다 순서대로 행해야죠.. 변수도 예측해야 하죠... 변수도 외우더군요.. 기술 이름.. 마법 이름.. 능력치 .. 시세.. 퀘스트.. 체력... 마력... 사냥터 가는 길... 좋은 사냥 위치... 보스 잡는 방법.. 등등 공부보다 더 어렵습니다... 보면 머리 좋은 애들이 게임도 잘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2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맞습니다.ㅋ 터닝메카드 이름 와우는 것도 숙제네요.. 베타, 미리내, 카이온 등등..ㅜㅜ

yureka01 2016-10-12 15:02   좋아요 2 | URL
ㅎㅎ 함께 할려면 같이 해봐야 됩니다..ㅎㅎㅎ
어릴 때 딸래미 때문에 나루토 다보게 되고, 이뉴야사 다보게 되고, 공부하게 되더군요..ㅋ

요즘 부모될려면 아이 눈높이에 맞는 공부는 필수입니다!~

(딸래미 초딩때하던 ˝메이플 스토리˝ 레벨 210까지 올렸어요 흐아 ㄷㄷㄷㄷ)
^^ㅋ

커피소년 2016-10-12 15:25   좋아요 2 | URL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아버지 두 분이 여기 계시네요..ㅎㅎㅎ

터닝메카드..ㅎㅎ 메카니멀의 종류가 워낙 많고..ㅎㅎ 지속적으로 새로 등장하니..ㅎㅎ외우기 참 어렵죠...

나루토, 이누야샤, 원피스 10~15년 전 추억의 애니메이션 들입니다..ㅎㅎ

90년대 생들의 애니메이션이죠..ㅎㅎ 저도 세대는 다르지만 애니메이션에 세대가 있나요..ㅎㅎ

터닝메카드도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ㅎㅎ 포켓몬스터, 디지몬 생각나더군요..ㅎㅎ

메이플 스토리..ㅎㅎ 노가다 따님 캐릭터 부주로 레벨 210까지 올리신 건가요??ㅎㅎ

yureka01 2016-10-12 15:41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요즘 아이들 눈높이에 대화라도 낄려면
아무것도 모르면 무시당하기 딱 쉽상이죠..ㅎㅎㅎㅎ

네 부주로 케릭 키웠습니다. 딸아이 초딩때 참 열심히 노가다 뛰었던 기억 납니다.ㄷㄷㄷㄷ

요즘은 하지는 않고 추억팔이처럼,가끔 유저들 인사정도만 하고 ㅎㅎㅎㅎ
다시 하라면 못할듯요..
그때 캐릭터 옷입혀 준다고 딸래미 학원 영어대회에서 받은 문화상품권을
몽땅 털어 넣었죠 ㅎㅎㅎ
아 추억돋네요 ..흑

커피소년 2016-10-13 10:53   좋아요 1 | URL

아고 재미있는 댓글 감사드립니다..ㅎㅎㅎ

맞습니다..ㅎㅎ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화 하고 싶은 사람의 관심사에 관심을 가져야겠지요..ㅎㅎ

아버지가 딸의 메이플 부주..ㅎㅎ 게임 캐릭터..ㅎㅎ 자신의 캐릭터가 아니면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기 힘들던데.. 대단하십니다..ㅎㅎ

저도 지금 다시 게임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습니다..ㅎㅎ 아시다시피 반복적인 작업이 많거든요..ㅎㅎ 어떻게 보면 rpg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 일 하는 것이거든요..ㅎㅎ

요즘 게임들이야 죄다 캐쉬빨이지만..ㅎㅎ 메이플은 그게 상당히 심하다고 하더군요..

예.. 강해지려면 문화상품권이 많이 필요하죠..ㅎㅎ

yureka01 2016-10-13 11:20   좋아요 2 | URL
아마 무슨 좋은 일 있을 때마다 케시선물 했던 생각나네요..ㅎㅎㅎㅎ
완전 초 화려하게 케릭을 만들었던 ㅋㅋㅋ

물론입니다..아이를 알라면 아이의 세계로 조금 들어가야할 필요성이 있죠..
그래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으니까요..

당장 하지마라고 하면 역효과가 더 크지거드요..

지금은 하라고 해도 안하게 되는 이유..그 생리가 어떤지 알면 자연스럽게 안하게 되거든요..

무슨 게임이든 노가다라는거..하다보며 질리게 되거든요 ㅎㅎㅎㅎ

커피소년 2016-10-15 20:24   좋아요 1 | URL

돈 많이 쓰셨군요.. ㅎㅎ

넥슨은... 돈슨입니다..ㅎㅎ 캐쉬를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 게임 내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죠..

물론.. 기본기가 되고 이야기죠..ㅎㅎㅎ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해야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아니고.. 무조건 무시하고.. 잘못 되었다고 하면... 불통입니다...

아이들의 세계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존중해줘야 하지요...

오히려 그들의 세계가 더욱 더 뛰어날 수 있거든요...

어른들이 생각 못 하는 것들... 하지 못 하는 것들을.. 아이들과 청년들이 할 수도 있거든요..


예.. 게임 중독이니.. 뭐니 하는데.. 때 되면 귀찮아서 안 합니다..ㅎㅎ

이제 노가다... 그거..ㅎㅎ 지겨워서 못 합니다..




문제는 어릴 때 그렇게 통제당하고 그러면 그게 엄청난 결핍이 되어서

어른이 되어서 게임 중독이 되면 진짜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게임만 합니다..

그래서 중독에 대한 무조건적인 통제는 좋지 않지요..



게임이 사실상 유저들과의 만남.. 게임 배경.. 캐릭터 성장.. 세계관 이런 것이 맞물려서..

아이들에게 천국처럼 보이는 것이거든요..

헬조선과 달리 거기서는 잘 하면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거든요..

헬조선을 벗어나 헤븐조선에서 살아보겠다는 욕구에서 비롯 된거거든요...

현재의 삶에 행복을 느끼면 굳이.. 온라인으로 갈 필요 없습니다..

아이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그 속에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라딘에서 저희가 글을 쓰고 친목 하는 것 처럼요...
 
꿀 젖 잠 - 돼지가 우리를 본다, 박찬원 사진책
박찬원 지음 / 고려원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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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로 대표되는 돼지의 짧은 사진 이야기.


꿀꿀꿀하며 아기 돼지 생산용 암컷 돼지는 임신 주기가 114일.

(아 내가 무슨 기억력이 좋아서 돼지 임신 주기를 다 알까만은,

고등학교때 실업과목이 농업이었다.)


농업선생님 이름도 기억난다.송** 선생님. 

한번은 선생님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선생님, 돼지 꼬리 자르면 아픈가요?"

 

선생님은 인상을 쓰며,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다"

그래 아프다.

" 손톱 밑에 가시하나 박혀도 아프지? 생자베기 꼬리 자르면 안아픈 돼지가 없다"


그래, 꿀꿀꿀 아픈 암퇘지에서 쉼없이 돼지를 생산하고

용도가 끝나면 퍠기되어 다시 고기로 나간다.


돼지는 태어난 후 꿀꿀꿀하며 젖만 빤다.

먹고 자고, 이른 바 먹잠먹잠.

 

좁은 우리에서 밀도가 높으니 서로가 뜯어 문다.

꼬리를 짤라 버리고, 송곳니를 짤라 버린다.

다시 먹잠 먹잠으로

태어난지 170일 되는 전후의 어느 날.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와 트럭에 실려 도축장으로 가서

전기 충격, 쇼크사로 짧은 인생을 마감한다.


꿀꿀꿀하며 태어나서 먹잠먹잠하다가

딱 한번 트럭으로 나온 밖의 공기 한번 심호흡후

어디론가 가서 110키로의 몸은 철저히 등급과 분류로

인수분해되어 포장되어 어느 식탁에 올려 지글지글 익어간다.


자 오늘 삼겹살 회식에,

어느 식당에 갈비에,

소주에는 고기였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짧은 단막극.


돼지는 임신주기 114일.

비육기간은 170일.


도합 물질이 고기로 만들어져서 고기로 끝날 때까지 284일.


아 꿀꿀꿀 젖빨고 잠자고. 끝.


참고로, 한우는 24개월에서 30개월.

닭은 35일 전후.


뭐 나도 나중에 돼지로 태어나 170일간 살다 가더라도,

전혀 이의는 없을 것이고,

 

물론 어떤 존재이든 간에,

그 시작은 자기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뜻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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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10-11 0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축들 생활 환경을 개선시키는 일이 법적으로든 지켜졌으면 해요. 결국 인간들의 먹이가 되고 말더라도 살아있는 동안에 짐승답게 지낼 수 있게요.

yureka01 2016-10-11 00:48   좋아요 1 | URL
목적을 위해 사육될지라도 살아있을 동안만은 스트레스 덜받고 고통이라도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작 시리즈 사진의 의도가 바로 그런 것을 제시하는 이유 아닐까 싶었거든요..

사람이 살면서 고기 전혀 먹지 말자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아니었던 것이죠..

이를 축은지심이라고 해두죠 ^^.

Conan 2016-10-11 0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억력 좋으십니다~ 저도 중학교때 농업 배웠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돼지 콜레라, 돼지 단독 같은 병명 몇개만 생각 나네요^^

yureka01 2016-10-11 08:52   좋아요 1 | URL
기억력 좋은게 아니라 딱 저거 하나만 기억나서요.

축사 우리의 환경이 열악하면 각종 병이 창궐하죠..
항상제 먹이고...그 고기를 또 우리가 먹거든요...

2016-10-11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5 2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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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1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소속된 공동체 집단(학교, 군대, 회사)도 어떻게 보면 돼지우리 같습니다. 규칙적인 일상이 반복되고, 폐쇄된 공간 속에는 경쟁심과 이기심이 가득해요.

yureka01 2016-10-11 11:19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축사라는 환경이 사회의 축소판같은 은유로써...생각해보면
얼추 그런 생각이 드는게 무리는 아닐듯합니다.^^

2016-10-11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13: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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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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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1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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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0-15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딸아이가 너무 이뻐요 ~

수제 파우치도

탐이 납니다 ㅎㅎ

유레카님처럼 좋은 아빠를 둬서

따님이 참 행복하겠다 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내 시간 좀 줄여서

딸내미 많이 사랑해주고 그래야겠어요~

yureka01 2016-10-16 00:12   좋아요 0 | URL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짧아요..
지금도 그때 사진 더 많이 찍어 놓지 못한걸 후회되는 ...

그럼요..많이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후회가 적어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