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깻잎을 묶으며 / 유홍준


추석날 오후, 어머니의 밭에서 

동생네 식구들이랑 어울려 깻잎을 딴다 

이것이 돈이라면 좋겠제 아우야


다발 또 다발 시퍼런 깻잎을 묶으며 쓴웃음 날려보낸다 

오늘은 철없는 것들이 밭고랑을 뛰어다니며 

들깨 가지를 분질러도 야단치지 않으리라 

가난에 찌들어 한숨깨나 짓던 아내도 

바구니 가득 차오르는 깻이파리처럼 부풀고 

맞다 맞어, 무슨 할말 그리 많은지 

소쿠리처럼 찌그러진 입술로 

아랫고랑 동서를 향해 연거푸 함박웃음을 날린다 

어렵다 어려워 말 안해도 뻔한 너희네 생활, 

저금통 같은 항아리에 이 깻잎을 담가 

겨울이 오면 아우야 

흰 쌀밥 위에 시퍼런 지폐를 척척 얹어 먹자 우리 

들깨 냄새 짙은 어머니의 밭 위로 흰 구름 몇덩이 자나가는 추석날 

동생네 식구들이랑 어울려 푸른 지폐를 따고 돈다발을 묶어보는


아아, 모처럼의 기쁨!


시집 <저녁의 슬하> 창비. 2011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6-10-21 0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께서도 전공을 확징하셔서 알라딘 음악 DJ로 데뷔하시려나 봅니다^^: 좋은 음악과 서사적인 시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10-21 08:56   좋아요 2 | URL
ㅎㅎㅎ 음악에서 만큼은 알라딘에는 오거서님이죠^^..

쿼크 2016-10-21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술먹고 들어와서 가을의 전설 ost 듣는데...울컥... 가을의 전설에서... 브래드 피트 형이던가요... 철조망에 걸려 총 세례를 받는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지루하게 봤지만... 의외로 가슴에 남는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이라는 영화도 비슷한 인상을 풍기던.... ㅎㅎ

yureka01 2016-10-21 08:57   좋아요 1 | URL
네..가을이면 꼭 이곡 안듣고 지나면 섭섭한 느낌이랄까요..
오래전에 영화봤던지라 영화는 다 잊어 버렸지만 브레드피트가 집으로 돌아올때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말타고 오던 장면이 떠 오릅니다..

samadhi(眞我) 2016-10-21 0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깻잎은 가난의 상징인가 봐요. 대학 때 ˝깻잎 폴아가꼬 대학 보내놨더니 술이나 처묵고 댕기냐... ˝ 는 말을 들었고 후배들에게도 했었죠. ㅋㅋ

yureka01 2016-10-21 08:58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깻잎..깻잎이 가진 정서....^^

오거서 2016-10-21 0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와 음악의 콜레보! 유레카 님은 음악으로 가을의 서정을 만끽하시는군요. 새삼 풍류에 감탄합니다!

yureka01 2016-10-21 08:59   좋아요 1 | URL
네 풍류..꼭 가을에는 풍류 한번 누리면서 지나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풍류에 음악이 빠지면 풍류가 아닌~~~^^..


음악이 바람의 흐름을 일깨웁니다^^.

기억의집 2016-10-21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화유산이야기 쓴 유홍준이 쓴 시인가요?? 가을농촌들녁의 한 장면 같아요~ 깻잎 따는 거보다 전 저렇게 처곡차곡 쌓는 게 더 힘들더라구요. 요즘은 애들이 깻잎짱아찔 잘 안 먹어 안 하지만 깻잎 따 와 장아찌 담을 때 가지런히 쌓는 거 귀찮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yureka01 2016-10-21 09:44   좋아요 1 | URL
동명이인일 거예요..이분은 시인이예요..^^..
깻잎이 참 지루한 작업이죠....맞습니다~

컨디션 2016-10-22 0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을의 전설.. 영화음악의 힘이 느껴지네요. 브래드피트는 긴 금발을 말갈기처럼 휘날리고.. 가을들판은 온통 마른 깻잎 향기로 넘실대는 요즘.. 좋네요. 음악도 영화도 시도. 그러니 돈 걱정일랑 다 잊고 들짐승처럼 살고 싶네요..^^

yureka01 2016-10-22 09:48   좋아요 1 | URL
저도 꼭 한번 조지 소로우의 윌튼처럼 살아 보고 싶습니다..^^..

2016-10-25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5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905년 1월 러시아는 최초의 혁명이 일어난다. 그리고 6월 전함 포템킨호에서 해군들의 반란. 원인이야 있겠지만, 촉발된 계기가 바로 먹는 것이었다. 수병들에게 준 고기에서 구더기가 나오면서, 수병은 이에 항의를 하고 그러나 군의관은 고기를 씻어서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둘러대니 그래서 촉발된 반란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러시아는 1917년 볼셰비키혁명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되었다.

 

그럼 장소와 시간를 바꿔서 조선으로 보자면 구한말, 1882년. 구식군대인 무위영() · 장어영() 2영의 군졸들은 13달 동안 봉급미를 받지 못해 불만이 높았다. 그러던 차에 겨우 한 달치의 급료를 받게 되었으나, 그것마저 선혜청() 고지기의 농간으로 말수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모래가 반 넘어 섞여 있었다. 이에 격분한 구식 군졸들이 고지기를 때려 부상을 입히고 선혜청 당상() 민겸호()의 집으로 몰려가 저택을 파괴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壬午軍亂] (한국근현대사사전, 2005. 9. 10., 가람기획)

이렇게 러시아 짜르(로마노프 왕조)  체제가 무너지며 사회주의 정부가 수립되며, 조선은 일본에 치욕적인 식민지가 된다. 이처럼 국가의 망조에는 항상 일종의 어떤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간혹 구한말의 조선 왕실에 관한 일종의 연민 분위기도 있는 거 같은데 난 이런 거 없다. 백성들이 나라를 잃어 당한 고통을 생각하면 조선 왕실은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처럼 씨가 마르지도 않고(그 왕조는 거의가 처형당함.) 일본 궁내청이 관리 해줬잖나?  )

오늘자 네이버 뉴스에서 예비군 급식 도시락 6,000원에 또 국방부가 법적 근거도 없이 군인복지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고 한다. 예비군이 그냥 예비군도 아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일정 기간 동안 바쁜 생업을 미루고 다시 훈련을 받게 된다. 하루 일당이 얼만데, 하루 벌이 비용이 얼만데, 이것도 포기하고 간단 말이다. 이 조까튼 당나라 닭 막장 정부에서 일하는 장관이나 공직 떨거지 세끼들은 군대 면제된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시민들은 군대 갔다 와서 나서도 다시 또 총 들고 지랄을 해야 한단 말이다.

도시락 납품하는 회사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마냥 열라이 뽕따이 하는 게 아니다. 납품 단가에서 수수료까지 때려면 결국은 재료비와 인건비에 들어간 경비를 세이브시켜야 하고 결국은 도시락의 품질은 그만큼 떨어진다. 품질이 떨어진 도시락이 맛이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의 생업까지 포기하고 미루며 소집하는 예비군의 한 끼 식사에서까지 수수료 명목으로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떼는 짓은, 마치 러시아 말기의 전함 포템킨 사건이나 조선 말기의 임오군란 사건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제발 이 세끼들아, 먹는 것에는 손대지 마라. 부탁이다. 그런 정신머리 못 뜯어고치면 싹 뒤엎어지는 역사적 교훈이 괜히 있겠는가 말이다. 진짜 너무 치졸하고 더럽다. 씨바~ 자주 국방 외치는 씹세들. 지랄 마세요. 먹는 것 조차도 이 지경인데 그 주댕이 닫으시라. 하여간 나라에 도적 떼가 너무 많다.

---------------

Ps : 비속어가 좀 있더라도 서친분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열받아서 말이죠 ㅠ.ㅠ

이건 아니더라도 너무 아니지 않나요??? 

 

# 그런데 쵯쑨쉴은?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6-10-20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전함포템킨이 그런 얘기였습니까?
그거 영화로 있는 줄 알았더니 원작이 있었네요.
이거 영화 찾아 봐야겠습니다.

근데 그럴수도 있겠군요.
나라가 망조가 들려면 먹는 것 가지고 지랄할 수 있다는 거...
에이, 진짜 x같은 세상입니다.
거 얼마나 한다고. 나라지켜 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어디서 그런 못된 짓을 합니까? ㅉ

yureka01 2016-10-20 18:03   좋아요 1 | URL
원래 배를 타는 수병은 항상 먹는게 문제였죠..
특히 배는 바다에 나가면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기도 하죠..

그러니 이런 전통 때문에 수병의 대우는 일반 육군 병사보다는 대우가 더 높은 전통이 생긴 이유입니다.


진짜 막장될려니 먹는 걸로 장난치는 짓은 제발 좀 삼가 했으면 좋겠습니다....아....

북프리쿠키 2016-10-20 1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함포템킨과 러시아혁명~
임오군란과 비교해서 읽으니 재미있네요
국민방위군 사건도 떠오르고,
아나스타샤와 덕혜옹주도
비교해보면서 읽어보고 싶어요^^;

참 이번에 직원들 상대로
국군위문성금 모금하던데
`자율적`으로ㅎㅎ
그냥 웃지요^^

yureka01 2016-10-20 21:52   좋아요 1 | URL
먹는 것에 사람은 예민하거든요...

두 사건이 국가의 퍠망에 결정적인 발화점으로 작용한 역사입니다.

나라가 오죽 못났으면
병사들 먹는 것에 삥을 뜯겟습니까.

책정된 도시락 예산에 왜 예비군이 복지기금 뜯겨야 하냔 말이죠.

하여간 똥별들이 너무 많아요..

cyrus 2016-10-20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방부가 또... ㅡ.ㅡ;;

군인복지 기금이라 해놓고선 똥별들 주머니로 들어갈 겁니다..

yureka01 2016-10-20 21:53   좋아요 1 | URL
특히 사병들의 예산을 늘이지는 못할망정..
예비군 먹거리까지 손을 대나요..
아 더럽고 치사하고..
국방부 이세끼들 하여간 친일파 부터 시작한 군대라서
아주 더러운 것만 골라 배운 군대 역사가 쪽팔립니다..

쿼크 2016-10-20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건 마치 국방부에서 예비군들에게 6000원을 지급하고 다시 강제적으로 얼마를 각출 하는 것과 마찬가지네요.. ㅡㅡ;

yureka01 2016-10-20 21:54   좋아요 2 | URL
이런거 좀 재대로 못하면서 무슨 국방할 자격이 있나 모르겠어요..
방산비리에 똥별들의 명애 따위는 없습니다.
적을 이롭게하는 배신자들일 뿐이죠..

2016-10-20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1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이라고 책 이야기만 하니 좀 심드렁하죠?

그래서 오늘은 사진 이야기나 한번 해 보겠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 주시길... ​


 

-------------------​


사진을 찍다 보면 가끔 원망도 듣고 욕도 듣습니다. 그런 욕먹는 것에 대해 별반 크게 댓구조차 하지 않습니다. 욕먹을 때 변명이라도 하면 분명 싸움 나기 딱 좋거든요. 이제는 어떤 욕을 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그러려니 하고 맙니다. 그런 것에 일희일비할 것도 없습니다. 괜히 부딪혀봤자 사진에 대해 변호하면 입이 아파서요. 십수 년간 카메라 들고 요란스럽게 다니지 않았어도 간간이 무슨 행사, 이를테면 결혼식이나 무슨 제품 사진 촬영의 요구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일단 그런 요구가 나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난 그런 사진 못 찍는다라고 말하기 바쁩니다. 그러면 섭섭하다, 우리 사이 그런 사이였더냐, 왜 못 찍냐, 찍어 주기 싫어서냐 등등. 아 능력만 되면 난들 왜 못한다 말하겠습니까. 아니 더 해주고 싶거든요. 이럴 때 사진 찍는다는 게 너무 좌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솔까, 내가 사진 찍으러 다닐 때 당최 무슨 도움을 준 적이라도, 하다못해 무슨 카메라 필터라도 선물해준 적도 없었으면서 바라는 것은 큽니다. 이럴 때는 정말 미치겠더군요.

일반적으로는 사진을 깊게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이면의 노력은 알 턱도 없고 꼼꼼히 들여다보려 들지 않습니다. 특히 행사용 사진은 사진을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60-70% 이상 카메라 장비 빨로 커버 되어야 하거든요. 카메라만 하나 있다고 행사용 사진을 무리 없이 찍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카메라만 가지고는 우리가 흔히 보는 예식장 웨딩에서 보는 결혼식 사진은 못 찍습니다. 아니 찍을 수가 없어요. 영업용으로 행사 뛰는 사진가 하드 케이스 가방에 든 장비만 해도 웬만해서는 천만 원이 넘는 장비를 가지고 다닙니다. 카메라가 플래그십 바디 한 대가 보통 500이 넘어요. 게다가 렌즈는요. 조리개 값 수치가 낮은 단 렌즈는 하나에 2백도 합니다. 망원렌즈는 3백만 원 넘습니다. 하다못해 스트로보가 50만 원이 넘어요. 삼각대는 짓조 브랜드가 100만 원 넘어요. 행사용 영업용 사진에 무슨 장비 빨 이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행사 사진은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질 뿐입니다. 실수하면 무를 수가 없어요. 그러니 웬만한 행사라도 실수하지 않도록 그 오류의 가능성을 도구의 힘으로 커버하는 것입니다. 결혼식 했는데 사진 잘 못 찍어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봐요. 당장 손해배상에 멱살 드잡이 들어갈 것이 뻔하거든요. 게다가 영업의 신뢰가 깨지고 이게 소문나면 그야말로 영업 접고 폐업할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게 상업적인 촬영하는 사람들의 절실한 밥줄이거든요. 그러니 그런 장비에 투자하지 않으면 업계에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무슨 사진에 용 용빼는 재주가 있다고 싸구려 카메라 한 대에 덜컹거리는 삼각대로, 게다가 조명도 없는 흐릿한 예식장 실내에서 사진을 어떻게 찍을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요. 사진 찍어 달라기 전에 블로그에 딱 한번 만이라도 들어가서 사진 감상해봤더라면 대체 이 냥반이 무슨 사진을 찍어 온 것인지 금방 알아차릴 텐데 그저 카메라만 있으니 모든 사진을 다 작품처럼 찍어 대는 줄 압니다. 행사 사진도 소위 전문가들의 세상이기도 하거니와 아무나 카메라로 섣불리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도 모르니 카메라만 있으면 다 찍을 거라는 생각을 바꾸게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당장에 누가 카메라 있으면 웨딩 촬영비 안 들어도 된다는 계산이 깔리니 공짜를 바라는 심리 때문이거든요. 일생에 한 번뿐인 사진을 전문가에게 비용을 치르고 찍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사진의 기록물로써도 정당한 방법입니다. 이는 어떤 제품 사진을 찍고 팜풀렛이나 광고지에 실어야 할 사진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튜디오에서 정교하게 세팅된 조명 값으로 사진이 기획되고 설계되어야 하거든요. 스튜디오 내부에 설치된 조명 값만 해도 수천만원인 이유가 그만큼 사진의 퀄리티를 보장하기 때문이고 설계된 조명 값에 부합되도록 조명이 밝혀져야 실행할 수 있거든요. 그냥 카메라로 아무렇게 대충 셔터만 누른다고 절대 결과물은 나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비싼 제품일수록 사진이 고급 지고 걸맞게 제품의 의도가 잘 보여야 되거든요. 수백만 원짜리 물건의 홍보용 사진을 찍는데 고작 스마트폰 화질이면 써먹을 수 있겠어요?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된다면 굳이 본인이 직접 찍고 사용하면 될 일은 굳이 내가 찍을 이유도 없습니다. 대부분 행사용 사진이나 제품 사진은 그래서 작품을 의뢰하며 상당히 비싼 이유에 바로 이런 고가의 사진 장비과 경험을 통해서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래서 상업적 프로 사진가가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 사진을 찍기 위해서 투자하는 일종의 사업이거든요.

그런데 나는 그런 사진을 찍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카메라 이외에 장비도 장비랄 것도 없이 단출합니다. 싸구려 렌즈와 필터들, 덜컹 거리는 삼각대.(이건 거의 잘 쓰지도 않습니다. 인공조명을 극구 싫어해서요.) 다른 장비 아무것도 없는데 찍어 달라면 내가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어서 찍어 낼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못 찍는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인상을 보면 안면이 벌써 돌아갑니다. 이럴 때 사람 참 미치겠거든요. 싫어서가 아니라 장비도 안되고 그런 사진의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핑계를 전문용어 써가면서 둘러대는 것도 한두 번이죠. 대체 블로그라도 한번 보면 내가 찍는 분야는 이러이러하다. 차라리 전문가에게 맺거라. 괜히 전문가가 비싼 돈 들여가면서 있는 이유가 뭐겠는가라고 설득을 시킵니다. 간혹 설득이 안되면 어쩔 수 없더군요. 섭섭해하거나 삐쳐도 나로선 별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소원해진 사람들이 몇몇이나 되니 늘 가슴 한구석이 무거워요. 내가 어쩌다가 사진을 하게 되어서 이렇게 관계가 무거워져야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가끔은 그 공짜심리가 참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사진이라고 다 같은 사진이 아닙니다. 특히 나와 같이 일상의 풍경과 특정한 부분을 통해서 시간의 단면을 잘라내는 사진을 찍고 이 사진을 해석하고 묘사하는 부분은 거의가 관념적이고 감성적인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상업적인 사진과는 철저히 거리가 먼 사진들입니다. 따라서 인물 사진이나 제품 사진과는 멀어도 너무 멀리 있습니다. 한가지 분야에서도 그 분야에는 여러 갈래가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같은 분야라고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인물 사진은 제가 선호하는 분야가 아닙니다. 사진 십수 년을 찍어도 인물 사진 한번 근사하게 찍어 본 적이 없어요. 물론 저도 인물 사진 찍을 일 있으면 사진관에 가서 기사분에게 부탁합니다. 제가 찍는 분야가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찍는 사진 분야는 많은 카메라 장비가 필요 없습니다. 대신에 책이 많이 필요로 하죠. 결국 사유할 수 있는 것은 사진도 책과 더불어서 나가야 되기 하거든요. 광고 분야에서 인쇄물의 사진이나 각종 월간지에 나오는 광고 사진은 전문가들의 손을 반드시 거치고 나온 결과물입니다. 그런 작업들과 제가 찍는 사진 분야가 그래서 다르거든요. 하물며 그런 장비를 어디 빌릴 만한 곳도 없어요. 전문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는 제가 찍는 사진과는 너무 차이가 나거든요.

네 저도 알죠. 좁쌀만 한 렌즈와 아주 작은 칩의 면적에 담긴 이미지 정보와 필름 사이즈만큼 큰 사이즈의 칩에 담긴 정보의 량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주먹 한한 렌즈가 아주 작은 렌즈와는 화질과 색감이 다르니까요. 만약 같다면 카메라 회사들 전부 다 카메라 안 팔려서 문 닫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가볍게 둘러댑니다. "카메라 다 팔고 이제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어요. 스마트폰이 글쎄, 사진이 아주 잘~~나오더라고요. 어찌나 스마트폰이 사진이 잘 나오던지 다 작품 같더라고요." 이렇게 둘러대면 거의가 사진 찍어 달라는 소리 쑥 들어가 버립니다. 카메라 크다고 사진 잘 찍힌다는 생각의 허를 찔러 줘야 하거든요. 현실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도 큰 카메라와 원리는 다 같다고 이야기하면 수긍합니다. 물론 기능은 무지하게 차이 나지만 뭐 이런 거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왜냐면 그런 거 꼭 설명한다고 해서 알아듣지도 못할뿐더러 아니라는데 뭐 어쩌라고 따질만한 지식도 없거든요.

진즉에 이렇게 둘러댔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하기야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라서 대부분 다 갤럭시 들고 다니잖아요. 그러니 그것도 카메라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그런데요. 한가지 웃기는 것은 "그런데 나는 아무리 해도 사진이 그렇게 안 나오던데?"라고 까우뚱하거든요. ㅎㅎㅎ 딱 자릅니다. "마이 알믄 다쳐요. 연구해 보세요. 왜 다른지를... 그냥 카메라 어플 푸시만 하면 작품처럼 나오면 사진작가들이 왜 있겠어요, 네 다 작가하지요?"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6-10-19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스키모인들은 눈을 표현하는 언어가 4000가지 된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저 같이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사진`이지만, 유레카님과 같은 전문가에게는 분명 큰 차이가 있겠지요? ^^:

yureka01 2016-10-19 17:11   좋아요 2 | URL
네 차이 너무 많아요..ㅎㅎㅎ
제가 사진중에서 제일 못찍는 사진이 인물사진입니다.
사람의 표정은 카메라 앞에서 제가 먼저 얼어버리니까요.^^

2016-10-19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0-19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군대 선임은 카메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허세가 많다면서 욕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어보지 않았지만, 선임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어요. 멋을 내려고 사진 찍는 사람들 때문에 사진을 진지하게 찍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생겼습니다.

yureka01 2016-10-19 17:4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네 맞습니다.
지금도 카메라 들고 개폼잡는 놈들이 널렸거든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
물론 허세인지 실세인지는 사진을 보면 판가름 나는데,
보통 이미지에는 편견이 다 개입되어 있으니까요.

저도 워낙 그런 소리 많이 들어서 무덤덤해졌죠.
뭐 그러라면 그러라고 말아야지 일일히 변호할 필요성은 못느낍니다.

어쩔 수 없죠.
실제로도 똥폼 잡는 것중에 하나가 카메라가 빠지질 않으니 부인키도 어렵죠.

2016-10-19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6-10-19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심정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몇 해전에 누군가 본인이 사용하지 않는 낡은 수동 카메라를 선물해줘서,
가끔 행사 진행 할 때, 그냥 스마트폰 보다는 화질이 나으니,
그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찍었는데,
그걸 본 사람들이 다음부터 무슨 총회나 기념식 같은 행사 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진짜 부담되더라구요.
제대로 사진 찍는 방법을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셔터스피드나 조리개 노출 등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심지어 선물받은 그 수동 카메라를 잘 다루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이젠 그 카메라 서랍에 처박아 놓고 안 들고 다닙니다.
무서워서요. ㅎㅎ

yureka01 2016-10-19 21:52   좋아요 1 | URL
그저 가볍게 몇 컷 스냅 좀 찍어줘...
라고 던지면
고민스럽고 부담감이....

사람들의 기대치가 어떤지 잘 안다면,,
무거움은 더해지거든요..
명색이 사진으로 놀아 봤다는 인식을 가졌을될 때는..더더욱.

작품급으로 찍어 낼거라 믿거든요..

분야가 다르면 초보나 다름없기 때문인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거..

만능 아닌데 말입니다..ㅎㅎㅎ

2016-10-19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6-10-19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짜믄 내 심정을 이렇게 잘 아실까요 ㅎㅎ
카메라 크면 사진 잘 나오는줄 아는 사람 쌔비맀어요.
덕분에 해외여행 가서 사진만 찍어주다 볼장 다 본다는....ㅎ
저도 미러리스로 카메라를 바꿀까 생각중입니다.
무엇보다도 무게가 스트레스예요 저는.

yureka01 2016-10-20 00:03   좋아요 0 | URL
아이고..너무 공감되는 말씀..
사진찍어주다가 볼짱 다본다는 말씀이 아주 절절하네요..

미러리스 좋습니다.ㅎㅎㅎ
저도 카메라 두대중 하나가 미러리스랍니다.

서니데이 2016-10-20 16: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yureka01 2016-10-20 16:23   좋아요 2 | URL
네 서니데이님도 ^^..
 














사진 에세이 두권. 사진 카테고리를 구경하다가 걸려든 책이다. 그러나 독자가 읽은 흔적을 못 찾겠다. 하기야 요즘 사진도 그렇게 광풍처럼 일다가 잠잠하더니만 역시 사진 책도 유례없이시들하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책을 많이 낼 일도 없을 것이고 보면, 사볼까 말까 고민된다. 이거 뭐 낚일 만한 것도 전무한 실정이니 순전히 오기로? 봐야 겠나? 말아야 겠나?


미리보기도 없으니 종잡을 수도 없고, 이건 순전히 사진 때문이긴 한데 갈등 생긴다. 하다못해 네이버 검색이나 구글 검색만 해도 발간된 책은 몇 개 정도는 걸릴 텐데 정보가 너무 없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온라인 서점마다 책 홍보글이 달란 한두줄이고 내용도 하나같이 틀리지 않고 다 같을까?


빛이라면 일단 나의 사진 주제와 상당히 근접하게 매치되는 흥미가 슬슬 유발되고도 하고 솔이라면 소나무?와 빛을 논하는 사진인지. 그리고 바람의 노래라니? 이 세가지 테마라. 좀 끌리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가격만큼 그만한 느낌 올까? 당체 사전 정보가 거의 없으니 참 난감하다. 무슨 불로그라도 있으면 구경이라도 가볼 텐데, 찾을 수도 없다.


공감 낙서는 사진 낙서와도 같이 가벼이 찍으면서 어떤 느낌을 낙서처럼 글이란 살을 붙혀 놓은 것일까. 여하튼 추측도 어렵다. 아니면 흔히 인터넷 사진 블로그마냥 그냥 저냥한 이야기만 식상하게 했을까? 아니라면 푼크툼처럼 바늘같이 예리하게 날까로운 찔러 주는 느낌이 있을까? 원래 낙서에 촌철 살인이 담겨 있는 경우가 공감이 팍팍 되기는 하다만은. 어떤 책이든 불로그에 검색이 걸릴만도 한데 전혀 없으니 오리무중이다.


가을이다. 가을에 걸맞는 아주 쎄하게 치밀어 오르는 감성이 아주 그냥 가을 바람에 파고 드는 얼얼한 사진 책은 없겠는가? 어쩐 일 일인지 요즘들어 심장이 딱딱해져 굳어 가는 거 같은데 좀 말랑말랑하게 풀어줄 묘약같은 사진 책은 없을까 말이다.


경직되는 당신의 심장을 맛사지해서 말캉말캉 하게 만드는 그런 사진 책, 응?  


댓글(4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6-10-17 2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yureka01님이 먼저 맛사지를 받아보시고, 체험후기를 남겨 주셔야 겠네요ㅎㅎ

yureka01 2016-10-17 23:14   좋아요 3 | URL
왠지 사진 책 얼리 어댑터가 되어가는 기분납니다.ㅎㅎㅎ

[그장소] 2016-10-17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좋은데요!^^

yureka01 2016-10-18 08:52   좋아요 2 | URL
제목만 좋으면 딱 낚이는 경우가 많아서 갈등 중입니다..^^

[그장소] 2016-10-18 00:49   좋아요 2 | URL
음 , 그 심정 알죠!^^ 좀 상세페이지로 나온것도 그게 전부, 일때 ...빡 ~ 돌죠!^^;;

yureka01 2016-10-18 08:53   좋아요 2 | URL
대부분은 검색하면 리뷰라든가 책 소개가 최소한 한두개라도 걸리거든요..
그런데 없어요..ㅎㅎㅎ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책 내고 이렇게 무심하게 놔둘수 있나? 싶더군요.

[그장소] 2016-10-18 17:13   좋아요 2 | URL
아 리뷰가 없다..!! 미개척지대를 유레카님이 , 허억...시작하셔야하는 건가요? 자신이 넘치는건지, 그 리뷰없음은 ... 아님 관심이 미흡해인지 , 급 궁금해지네요! ( 이런 쓸데없는 궁금증 ...안되는데...ㅠㅠ)

yureka01 2016-10-18 17:16   좋아요 1 | URL


앞으로 사진에세이는 책이 안팔린다 생각하고 내야할 거 같더군요..

일단 하나 주문해봤습니다..^^..

컨디션 2016-10-17 23: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정보 전무한 상태에서 살까말까 고심하는 유레카님의 심장박동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아주 `쎄하게` 말이죠ㅎㅎ 가을엔 편지만 쓸게 아니라 갈등도 해야 제맛~^^

yureka01 2016-10-18 00:02   좋아요 3 | URL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대신에
가을엔 갈등을 하겠어요라고 바꿔도 될듯..
아무래도 사람하고 강들보다는 책하고 갈등이 더 아름다운건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오거서 2016-10-18 06:41   좋아요 3 | URL
가을에 갈등하겠어요… 유레카 님이 책과 갈등하시다니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맞나봅니다. ^^;

yureka01 2016-10-18 08:54   좋아요 3 | URL
책과 갈등하는 거..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없을 수가 없더라구요..^^..
가을엔 책중에서도 시집이 좋더라구요~ㅎ

오거서 2016-10-18 08:59   좋아요 3 | URL
가을엔 시집. 밑줄 그어야겠습니다. 공감의 폭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이요, 유레카 님의 포토에세이를 읽으면서 시에 대해 관심이 부쩍 생겼습니다.

yureka01 2016-10-18 09:02   좋아요 3 | URL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섬진강 시인인 김용택 시인의 울고 돌아온 너에게..라는 시집 주문했습니다.

어제 서친분께서 이 시집을 소개했는데 포스팅 중에서 ˝아버지가 나오는 시˝가 팍 꼽혀서요...

시가 또 노래 아니겠습니까요..시를 읽다 보면 운율이 생기고 노래가 자연스러운 멜로디가 되는..
시는 꼭 낭송해서 읽어도 높낮이..장단이 생기거든요..

2016-10-19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종일 흐린 날씨.


밤의 어둠이 내리자 비가

빗금으로 뿌렸다.


가로등 불빛에는

선의 편린들이 명멸했다.


이윽고 축축해지는 신발.


쩌벅쩌벅 가을 빗물이

처연하게 고랑으로 잔잔히 사라졌다.


가을밤 비가 내리면

밤의 질펀한 꿈만 같다.




----

가을 밤의 서정이었어요.

비내리는 꿈을 꾸는듯하더군요.


가급적 알라딘 서재에는

사진 포스팅은 하지 않는 편인데,

포스팅할 거리가 없어서요..ㅎㅎㅎ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10-16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6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10-16 2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 어딘가 좀 으스스한 게.. 춥거나 스산해서가 아니라 흑백이라 그런가, 어둠 속 빗물이 공포영화(응?)의 한장면 같기도 하고... 암튼 제 느낌이 그렇습니다ㅎㅎ

yureka01 2016-10-16 23:45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비내리고 나면 가을이 저 제촉당할 듯해
음산함이 스산함으로 바뀔거 같아요..

북프리쿠키 2016-10-16 2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빗금으로 뿌린다~멋지네요^^;

yureka01 2016-10-16 23:45   좋아요 2 | URL
바람이 불면 비는 사선으로..
오늘 같은 비는 점점한 빛으로 빗금만 치고 떨어졌어요^^..

쿼크 2016-10-17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멋져요... 첫 사진은 마치 스타트랙에서 공간이동하는 것과 비슷하네요...ㅎ

yureka01 2016-10-17 08:48   좋아요 0 | URL
워프할때 별이 빛줄기로 좍좍 ㅎㅎㅎ

samadhi(眞我) 2016-10-17 0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비 쏟아지는 사진, 비만 오면 광년이가 되는 제 가슴에 꽂히네요.

yureka01 2016-10-17 08:48   좋아요 1 | URL
벌써 어제 밤이었네요...의외로 비올 때 카메라 들고 나가면 보이지 않던 게 보여요..

기억의집 2016-10-17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비가 밤에 실제로 보이다니. 첨에 전 스크래치 한 건가 했어요. 사진 매력있어요~

yureka01 2016-10-17 08:49   좋아요 1 | URL
빛이란 다 그렇죠..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빛..

transient-guest 2016-10-17 0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어제 밤새 비가 왔습니다 사진이 참 예뻐요 ㅎㅎ

yureka01 2016-10-17 08:49   좋아요 1 | URL
아 그곳도 비가 왔군요..비가 내리니 아침에 더 쌀쌀해진 느낌들어요....

겨울호랑이 2016-10-17 04: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을비가 내린 후 낙엽도 날리겠지요.. 깊어가는 가을을 사진 속의 비를 통해 느끼게 됩니다^^:

yureka01 2016-10-17 08:50   좋아요 2 | URL
네 비가 가을을 더 깊게 하듯이 ^^.

2016-10-17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7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17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어제 비가 왔었죠?
서울은 생각 보다 많이 오지 않아서 잊고 있었습니다.ㅠ
근데 포스팅할 거리가 가끔 없어야겠군요. 근사합니다.ㅎ

yureka01 2016-10-17 14: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알라딘 서재가 텍스트 위주의 블로그니 만큼
사진은 실제 포스팅하면 작게 자동 리사이즈 되어 보이더라구요.
웹이 서툴러서 크게 보이게 할려니 간단하지도 않고....
책도 거의 몰아서 읽는 편이라 한번 뜸해지면 책 읽기도 어렵고..
서재가 리뷰가 먼저이니 사진은 쉽게 올리지 않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비로그인 2016-10-17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어울리는 글입니다.
비 내리는 밤이 좋습니다.

yureka01 2016-10-17 23:52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비는 사계절이 다 좋더군요.

.봄비는 봄비대로 여름비는 여름대로 가을비는 가을대로 겨울비는 뭐 더더욱 ㅎㅎㅎ
아마 비내리지 않는 사막에서 태어나지 않는 것도 다행인거 같아요 ..

강옥 2016-10-17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비가 내렸네. 키 작은 나뭇잎새로~
그런 노래가 어울리는 비가 아니었어요 어제는.
하루종일 처량맞게 내리다가 처연하게 내리다가 밤엔 처참하게 퍼붓더군요.
저 사진을 우예 찍었으꼬? 갸우뚱. 레인카바 씌우고???

yureka01 2016-10-17 23:22   좋아요 0 | URL
하루의 비가 처량했다가 처연했다가 처참하게 막을 내렸군요..
처 처 처의 비였네요..

아 저사진은 원래 삼각대 세우고 찍어야 하는데 당체 비올때 뭔 삼각대까지.오버하나 싶어서.
가로등 잘 보이는 곳으로 가서 (고저차이를 이용해서) 가로등노출잡고 찍으면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되는 사진이었으니까요..^^..

어떻게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2016-10-18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8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