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레크의 어머니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버리다시피 했지만 엄마는 끝까지 아들을 놓지 않았다. 그 마음이 어땠을까? 아들이 떠난 후에도 아들의 유산을 정리하고 보존하여 툴루즈 로트레크 미술관을 탄생하게 한 어머니의 사랑. 그 위대함에 대해 생각해본다.


1887년경 그려진 초상화에서도 그는 어머니를 옆모습으로 포착한다. 로트레크는 끝내 그녀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다. 그 눈에 담긴 걱정과 슬픔을 마주하기가 두려웠던 걸까? 짙은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책을 읽는 어머니는 차분하고 단정하지만 자세는 굳은 듯 긴장이 배어 있다. 이 작품에 담긴 것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암묵적인 대화다. 두 사람을 잇는 유대는 이해보다는 사랑에 기반한다. 아들의 세계는 어머니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을 연결하는 감정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p215
오늘은 엄마의 생신이었다. 이 화창한 가을 날에 침대에서만 생활하시고 있는 엄마를 떠올리면 맘이 무겁다. 엄마집에 가는 길에 꽃집에 들렀다. 꽃을 한 다발 사고, 작은 케잌을 사서 조촐하게 생일파티를 해드렸다. 어버이날 카네이션 사는 것말고는 엄마를 위해서 꽃을 사 본 기억이 없다. 이런 기억들 하나 하나가 상처가 되어 돌아온다. 꽃을 받으신 엄마 표정은 소녀처럼 화사했다. 장미는 열송이, 백합은 세송이. 정확하게 꽃의 갯수를 세고 계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엄마에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아들에게 엄마가 꽃을 안고 있는 사진을 보냈더니, '누가 꽃인지 모르겠군'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리 엄마가 예쁘긴 참 예쁘다. 엄마에겐 순간순간이 가장 소중하다. 내일이면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저 꽃은 누가 사왔어? 라고. 그럴까봐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