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언제나 無였다. 있는 것은 언제나 밑도 끝도 없는 수렁 같은, 막막한 현재뿐이었다. 미래의 지평을 확신할 수 없는, 느낄 수 없는 자는 궁극적으로 현재 안에 매달리게 되고 현재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되지 않으면 절망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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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질문 같지만, 나란 존재의 감정적 근원 또는 내가 보다 진실스럽다 믿는 현재 감정의 실체를 돌아보는 의미가 크다. 순간 난 고민했다. 그래, 뭐가 먼저일까. 난 괴로움이 먼저라고 강하게 끌리고 있었다. 즐거운은 왠지 사치스러워서... 뭐가 사치스러운지는 모르겠다. 당장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을 뿐이기에.

인간은 즐거움을 먼저 발견했을까, 아니면 괴로움을 먼저 발견했을까?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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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 부산하고 시끄럽고 가끔은 쓸쓸한 - 다시 힘을 얻는 일흔네 가지 일탈 레시피
배연아 지음 / 이미지박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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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표지에 한 줄의 글,

˝다시 힘을 얻는 일흔네 가지 일탈 레시피˝

딱! 이다.
레시피, 덜도 말고 더도 아닐.

가끔 일탈을 원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거나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에게는 소소한 레시피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요린이가 제일 먼저 찾는 게 요리 레시피이듯이.. 일탈린이에게는 이 책이 어느 정도 해소거리는 되겠다 싶다.

제목을 참 잘도 지었다 싶다.
《바람》 wind and wish
근데 그 바람이 ‘부산하고 시끄럽고 가끔은 쓸쓸한‘ 것이란다.

......

그냥 가볍게 읽을만하다. 하지만, 내게는 딱히 필요할만한 것은 아닌...

누구처럼 마음이 동하면 당장의 순간을 훌쩍 벗어버릴 만큼의 부산함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꼭 나처럼, 읽는 내내 ‘그랬으면 좋겠다‘만 연발하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어쨌든


일탈은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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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굴라.오해 알베르 카뮈 전집 1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까뮈는 인간들의 불행은 단순명료한 말을 쓰지 않는 데서 온다고 했다. 《오해》에서와 마찬가지로 ˝바로 저예요.˝라는 말을 아끼지만 않았다면, 당장에 해버리고 말았다면 까뮈가 밝힌 바대로 더이상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단순한 진리가 매번 우리를 비켜간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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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었던 공간이 차츰 내 것처럼 친근해지는 그 느낌과 차곡차곡 쌓이는 추억의 무게는 생경한 곳이 주는 설렘보다 훨씬 더 깊고 묵직하다.˝

익숙함에 길들여지는 느낌은 언제나 좋다. 나에게는 그렇다. 익숙함에는 편안함이 함께 자리하기에 그래서 더욱 좋은 것이리라. 그러나... 그 익숙함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첫 대면, 첫 경험이라는 낯섦과의 대면은 통과의례다. 익숙함을 만끽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하는 그 낯섦에 대한 저항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서툴다. 참, 아이러니한데 이것이 또한 삶이라서 외면하거나 거부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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