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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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략)

밤마다 복면한 바람이
우리를 불러내는
이 무렵의 뜨거운 암호를
죽음이 죽음을 따르는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우리는 풀지 못한다

- <이 시대의 사랑>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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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주 근래의 일이다. 그의 에세이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가 그 매개였던 것이다.

문학계에서는 지극히도 이름 있는 시인이었다고 하나.. 이 우매한 독자가 진즉에 시 세계에 대한 관심을 멀찌감치 내동댕이 쳐놓은 탓에 전혀 모르고 살아왔는데...

어느 날, 오직 책 표지의 한 여인에 끌려, 너무나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그 강렬함에 이끌려 무턱대고 구매한 책이 그것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최승자 시인을 책으로 만나고 그의 글을 통해 도저히 이 사람의 굴레에서 밧어날 수 없겠구나 두려움에 잠식될 때, 나는 이 시인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렇게 최승자 시인을 시인으로서 만나게 되었고, 그 출발이 바로 《이 시대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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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네 모르겠네
흘러가는 시간과 손금 사이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

- <걸인의 노래>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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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네 모르겠네
어이 이다지도 어둡고 고통스러운지... 그의 시를 끔직하게도 지배하고 있는 죽음의 언어와 자기파괴적인 저항, 아... ˝제발 멈추어다오!˝ 외쳐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반복되고, 되풀이 되는 어둠의 언어들...

시 읽기는 결국 마지막까지도 어느 한 편의 시조차 사랑할 수 없었고, 불만으로 밀려와 분노를 낳고 미움만 남겨 버렸다. 그래서 기분 나쁘게 탁! 덮었다. 미련하게 힘겨운 고통을 참아가며 마지막까지 다 읽은 후에야...

무엇을 놓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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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매한 독자의 결론은 ˝사람을 놓쳤구나.˝이다. 최승자를 읽어야 하는데, 시라는 텍스트만 읽은 것이다. 텍스트의 의미, 단어의 상징성... 뭔 똑똑한 척... 결국 어리석은 짓거리였을 뿐임에도... 그렇게 무식한 시 읽기를 했으니 ‘이해와 공감‘을 놓친 것이지...

그래서 최승자라는 한 인간을 제대로 만나야겠다 싶어 그의 삶을 쫓게 되었다.

최승자의 삶...

참... 어찌... 왜... 허...

쏟아지는, 이어지는 외마디와 숨을 턱턱 막는 그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표현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며 최승자를 이해한 것이 아닌 나 개인이 받아들이기 힘든 그에게 닥친 상황들에 대한 감정일 뿐이다)에 ˝난 이렇게는 못 살아.˝가 나만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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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의 사랑》은 다시 만나야 할 최승자다. 다시 만나지 못한다면 다른 최승자를 만날 자격을 갖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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