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호텔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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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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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를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장르로 굳혀진 그의 문학세계이자 그의 삶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행위에 가깝다.

에르노는 자신의 글을 소설이라고 명명하지만, 원론적으로 허구를 바탕으로 하는 소설이란 형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철저하게 허구가 배반되고 너무나 극명한 사실에 입각한 글쓰기를 표명하면서 에르노는 자신의 글쓰기 또는 작품 세계를 소설이라는 기존의 형식을 뛰어넘어 오직 자신의 장르로 탈바꿈시켜 버린다.

‘경험되지 않은 것은 결코 쓰지 않는다‘는 그의 신념과 문학적 글쓰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르노의 글은 경험되어진 사실을 가감없이 숨김없이 과감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과거 또는 자신의 기억에 대한 일체의 왜곡이나 꾸밈조차 없는 객관적 견지에서 기술하는 글쓰기를 고집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묘사나 감정에 치우침이 전혀 없는 객관적 거리를 고수함으로써 ‘밋밋한 글쓰기‘라고 명명되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아니 에르노와 그의 작품을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는데 또다른 역할을 한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읽는 이로 하여금 호불호를 극명하게 갈라놓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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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배경에는 오직 경험되어진 것에 의한 일체 왜곡됨 없는 밋밋한 글쓰기라는 방법론과 그러한 글쓰기의 과정을 한 개인의 삶에서 훌쩍 뛰어넘어 사회로 국가로 세계로까지 넘나드는 확장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성에 자리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카사노바 호텔》은 그런 에르노의 시선이 집약된 책이라 할 만하다. 자신의 삶에서 자신을 주변을 사회를 국가를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글들이 에세이 형식의 짤막한 12편의 글들에 담겨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아니 에르노를 만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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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3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 읽어보려고 하는데 참고하겠습니다. 좋은 안내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