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좀머씨 이야기>는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수수께끼 같은 인생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 나간 한 편의 동화같은 소설이다‘라고 소개된다.이른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걸어다니는 좀머 씨는 ‘걸어 다니지 않고 지나는 날은 1년에 단 하루도 없었다. 비가 억수로 오거나, 햇볕이 너무 뜨겁거나, 태풍이 휘몰아치더라도 줄기차게 걸어 다녔다‘(18쪽).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 사람은 페소 공포증이 아주 심하단다. 그 병은 사람을 방 안에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지.˝(39쪽)라며 알려졌지만, 소년에게는 ‘일생을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97쪽)으로 기억된다.소설은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좀머 씨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무엇인지는 오롯이 독자가 찾아내야 할 몫이다. ......💭소설 속에서 어른들의 비합리적이고 모순에 찬 모습을 통해 ‘이 세상 전체가 불공정하고 포악스럽고 비열한 덩어리일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노에 찬 자각‘(86쪽)을 하는 소년이 참으로 안타깝다.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모습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소년‘ 또는 ‘아이‘라는 화자를 통해 어른 세계를 제대로 비꼬는 소설이 이 뿐이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작가의 입장에서 아이의 시선을 통해 모순 덩어리의 어른 세계를 까발릴 수밖에 없는 선택을 했음은 아마도 영원히 철들지 않을 어른들에 대한 회의가 아닐까 싶어 못내 슬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