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약론 정치+철학 총서 1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영욱 옮김 / 후마니타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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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2년에 발표된 장-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이미 알고 있다시피 1789년 프랑스대혁명의 사상적 기반이었으며, 작금의 민주주의 태동의 뿌리이자 뼈대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계약설의 개념은 「리바이어던」으로 대표되는 홉스로부터 시작하여 「통치론」의 로크로 이어지고 「사회계약론」으로 정리되는 루소에 다다라 근대적 정치철학으로서의 면모를 다졌다 할 것입니다.

장-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오늘날의 민주주의, 또는 그에 준하거나 반하는 정치체제에 대한 이해를 얻는 데 가장 근본적이며 실질적인 정치철학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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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주권자로서 우리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가, 정부는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며 할 수 있는가?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존재로서 마땅히 물어야 할 질문이자 현재의 위치를 직시하기 위해서라도 필요 불가결한 질문일 것입니다.

요즘처럼 서로의 주장이 극단에 치달아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중심을 잃고, 특권(의식)에 잠식되어 방종하는 정치인들의 우매한 행태가 난무하며, 국민을 볼모로 내세운 채 정작 국민을 외면하고 위협조차 불사하는 국가의 안일한 작태가 마치 공정인 것처럼 치부되는 현실에서는 마땅히,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문제가 복잡해지면 기본으로 돌아가고, 길을 잃은 듯하면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겪은 우리에게 국가의 역할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주권자로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그 근본과 참의를 깨닫지 못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계속해서 위기로 이어가지 않을까요?

그에 대한 근원적 답을 장-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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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의 ‘장-자크 루소 『사회계약론』‘은 번역자의 세심함을 물씬 느낄 수 있고 폭넓은 이해를 돕는데 최적화된 정치철학서이지 않을까 합니다. 다소 너무 세심해서 안정적 독서에 방해가 될 우려도 없지 않긴 합니다. 335쪽에 달하는 책은 반이 번역본이고 나머지 반은 주석이 차지할 만큼 세심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렇더라도 『사회계약론』을 제대로 읽어보겠다 다짐을 했다면 후마니타스의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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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 P114

하루하루의 불면과 악몽, 하루하루의 진통제와 수면유도제 속에서 우리는 더이상 젊지 않았습니다. 더이상 누구도 우리를 위해 염려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신조차 우리를 경멸했습니다. 우리들의 몸속에 그 여름의 조사실이 있었습니다. 검정색 모나미 볼펜이 있었습니다. 하얗게 드러난 손가락뼈가 있었습니다. 흐느끼며 애원하고 구걸하는 낯익은 음성이 있었습니다. - P126

그와 내가 가까웠다 한들 얼마나 가까웠겠습니까.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했지만, 동시에 언제나 서로의 얼굴을 후려치고 싶어했습니다. 지우고 싶어했습니다. 영원히 밀어내고 싶어했습니다. - P132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선생은, 나와 같은 인간인 선생은 어떤 대답을 나에게 해줄수 있습니까?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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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쌀알을 씹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년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렵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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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순간을 견디지 못했다. 살점 위에 피와 육즙이 고이면 고개를 돌렸다. 머리가 있는 생선을 구울 때는 눈을 감았다. 프라이팬이 달궈지며 얼었던 눈동자에 물기가 맺히고, 벌어진 입에서 희끗한 진물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 죽은 물고기가 뭔가를 말하려 하는 것같은 순간을 외면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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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잠든 그들의 눈꺼풀 위로 어른거리고 싶다, 꿈속으로 불쑥 들어가고 싶다, 그 이마, 그 눈꺼풀들을 밤새 건너다니며 어른거리고 싶다.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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