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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조앤 디디온 지음, 홍한별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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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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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수요일


🔖사별 후 남겨진 사람이 겪어야 하는 비애와 애도의 시간



📖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걸 예상하지만(알지만), 상상한 죽음 직후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난 다음의 삶이 어떠할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249쪽)

조앤 디디온의 『상실』은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직후 며칠이나 몇 주‘ 동안의 ‘비애‘와 그 시간이 ‘지난 다음의‘ 삶에서 지나치지 말아야 할 ‘애도‘,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겪에 되는 ‘자기 연민‘에 대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조앤의 남편 존은 2003년 12월 30일 밤에 광범위 관상동맥 혈전을 일으켜 사망합니다. 이 순간의 상황을, 망연자실의 감정을 조앤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삶은 빠르게 변한다.
삶은 순간에 변한다.
저녁을 먹으러 자리에 앉는 순간, 내가 알던 삶이 끝난다.
자기 연민이라는 문제.
(9쪽)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삶.

조앤와 존은 결혼 후 4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입니다. 둘 다 작가라는 직업 덕분으로 매일을 같이 지냈습니다.

📖 존과 나는 40년 동안 결혼생활을 했다. 그 기간에서 처음 5개월, 존이 《타임》에서 일하던 기간만 제외하면 우리 둘 다 줄곧 재택근무를 했다. 하루 24시간 같이 있었다는 말이다. (256쪽)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남편 존이 죽음이라는 이유로 훌쩍 떠나버렸으니 남은 조앤은 어땠을까요?


✏️
이 책은 제목만 보고 덜컥 구매한 책입니다. 상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상실의 감정 또는 그 상황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그 결이 얼마나 다른지, 또는 얼마나 닮았는지 알고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조앤 디디온의 『상실』은 사별 이야기였기에 처음에는 주춤했습니다. 사별은...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경험하고 싶은 생각조차 추호도 없구요.

하지만 알게 되었습니다. 상실이란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경험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상실을 겪는 그 순간, 그 이후의 시간은 비교대상이 아니라 개인 고유의 삶의 영역이기에 그 어떤 주·객관적 판단을 개입시키면 안 된다는 사실조차도 말입니다. 나의 일이 아닌 이상 남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공감적 위로의 침묵뿐.


✏️
이 책을 읽고 사별 후의 비애와 애도, 자기 연민의 상황과 감정을 십분 이해하게 되긴 했지만, 무엇보다 크게 각인된 것은 ‘나는 바로 곁에 있는 아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 존과 나는 서로의 생각을 훤히 안다고, 알고 싶지 않을 때조차도 속이 보인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렇지만 이제 알겠다. 실은 당연히 알아야 할 아주 사소한 것조차 몰랐다는 사실을. (259쪽)

나름 그 물음에 대한 해답으로 아는 것은 알고 모르는 것은 모르지만, 알고 모르고의 문제보다는 그 마음, 알고자 하는 관심과 표현이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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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경의 <문득, 묻다>

책표지에서도 말하듯 이 책은 유선경이 라디오작가로 활동하던 즈음 KBS 클래식 FM <출발FM과 함께>라는 프로그램에서 ‘문득, 묻다‘ 코너를 통해 소개되었던 짧은 글들을 모아 묶은 것입니다.

하나하나 3~5쪽 분량의 짧은 글들이지만, 작은 주제를 담은 이야기들은 탄식이 절로 나올 만큼 참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책 제목처럼 문득 하나의 질문이 던져지는 것으로 작디 작은 이야기를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역사, 사회, 예술, 문화 등 폭넓고 다양한 관점에서 짧게 풀어나갑니다. 그런 후에 읽는 이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작디 작은 이야기를 마무리짓습니다.

유선경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어른의 어휘력(앤의서재, 2020)>을 통해서입니다.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으로 어휘력에 주목하고 있는 <어른의 어휘력>은 그 내용의 현재적 필요가치성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작가의 글이 어찌나 쉽고 편하게 읽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득, 묻다> 또한 너무나 쉽고 편하게 읽힙니다. 그런 책 있잖아요? 옆에 두고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손이 가는 책, 또는 손이 갔으면 하는 책. 그게 바로 유선경 작가의 <문득, 묻다>가 아닐까 싶어요.

인문학적 지식과 지혜를 쌓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을, 그래서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책. 바로 유선경 작가의 <문득, 묻다>입니다.

이 책은 현재 세 번째 이야기, 즉 3권이 출판되었습니다. 출간 순서와 상관없이 몇 번째 책이든 아무 책이라도 구입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매일 읽어야지 하는 독서적 의무감이나 강박감은 전혀 생기지 않을 겁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참 좋은 책입니다.

#유선경
#문득묻다
#어른의어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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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의 시대 - 문해력 붕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박세당.박세호 지음 / 다산스마트에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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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독의시대
#박세당
#박세호
#다산스마트에듀

......

🔹️부제

문해력 붕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

🔸️책소개 (책 뒷표지)

‘난독‘으로 알려진 후천성 독서 장애가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온 것은 아이폰이 상륙한 2010년 이후의 일이다. 이때부터 웹에서 서비스되던 대부분 콘텐츠, 즉 SNS, 동영상, 게임 등이 본격적으로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난독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지금 학교 현장과 성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문해력 붕괴는 디지털 기기에 의한 후천적 독서 장애로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교육 문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난독‘이라고 불리는 후천성 독서 장애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떻게 우리 자녀들이 책을 읽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거, 책을 멀리하게 되었는지, 학교 교육이 ‘후천성 독서 장애‘를 극복하는 데에 얼마나 취약한지 깊게 알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난독 현상과 문제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독서 장애를 어떻게 판단하고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경험을 통해 문해력 붕괴에 빠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의한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

✏️
당신은 난독 현상을 겪고 있는가? 잘 모르겠다면 난독(후천성 독서 장애) 여부를 확인해 보시길.

아래 체크 리스트는 이 책 <난독의 시대>에 게재되어 있는 것이다. (82쪽)

다음 중 1개라도 해당한다면 난독을 의심해야 한다.
1. 글보다 영상이나 오디북이 더 편하다고 느낀다.
2. 글을 읽어도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3.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는다.
4. 두꺼운 책이나 긴 글에는 일단 거부감을 느낀다.
5. 어휘력이 부족하다.
6. 책을 사면 서문과 처음 10쪽을 읽고는 더 이상 읽지 못한다.
7. 독서 속도가 매우 느리다(1초에 드 단어 이상 읽지 못한다).
8. 낭독을 할 때면 평소 말하는 것보다 발음이 뭉개지고 느리며 호흡이 고르지 못하므로 낭독을 기피한다.
9. 이해가 가지 않아 같은 문장을 세 번 이상 되풀이하여 읽는다.
10. 모르는 단어나 처음 보는 단어는 습관적으로 건너뛰면서 읽는다.

만일 1개 이상의 해당사항이 있다면 고민도, 지체도 말고 바로 이 책을 읽어보시길 당부 드린다.

✏️
난독은 개인의 자각과 노력으로 완치될 수 있다고 저자는 거리낌 없이 말한다. 가능성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당연성,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문해력‘ 또는 ‘난독‘으로 검색하면 수없이 많은 영상목록이 뜬다. 다들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자신하는 영상들이다. 분명 이 책과 일부 겹치는 내용을 담은 영상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 책만큼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은 소수에 불과하고, 그 마저도 이 책의 진심과 견줄 만한 것이 못 된다.

25년간 난독에 대해 연구한 대한민국 1호 난독 전문가답게 이 책 <난독의 시대>는 난독 해결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이고 확실하면서도 시원한 해답을 제시한다.

혹시라도 난독 현상을 겪고 있다면, 다른 말 필요 없이 직접 이 책 <난독의 시대>를 만나보시고 그동안 답답했던 난독 현상으로부터 해방되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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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금정연 외 지음 / 편않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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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대한책에대한책
#冊에대한book에대한책
#편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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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책이다.

표지부터 상식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비상식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예상 밖의 표지 디자인(사진 참조)이 그저 신선한 시도라는 점에서는 흥미롭다.

책 제목조차도 예사롭지 않다. 그냥 책이 아니다. 책에 대한 책도 아니다.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이란다. 그럼 결국 그 책은 어떤 책이 되는 걸까? 아무튼, 재미있는 제목이긴 하다. 하긴,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동기가 책 제목에 이끌린 탓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는 (도서 판매를 위한) 소기의 목적(개인적인 생각일 뿐)을 달성한 셈이라고 햬야 할까?

무엇보다 이 책을 기획한 출판공동체 <편않>의 이름조차 생소하다. 개인적으로 출판계에는 1의 관심도 없으니 이러한 출판사가 존재하고 있었음조차 관심의 영역에 없었으니 생소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런 의미로써 생소하다기 보다는 ‘편안‘이 아니고 ‘편한‘도 아닌 ‘편않‘이라서 생소하다. 책의 서문에서 ‘그래서 출판공동체 편집자는 편집을 하지 않는다의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는...‘이라는 표현을 통해 ‘편않‘이 ‘편집을 하지 않는다‘는 말로 이해하고는 있지만‘ 출판사 이름이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은 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8人이 책에 대한 글을 쓴 기존 작가의 책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명확하게 따지자면 책에 대한 책의 서평인 셈이다. 하지만 서평과 함께 (8人 각자의 직업병이랄까) 자신의 직업적 전문성이 녹아져 있다. 8人은 서평가 금정연, 교보문고 마케터 김보령, 기자겸 뉴스레터 발행인 김지원, 번역가 노지양, 편집자 서성진, 뉴스레터 발행인 서해인, 디자이너 심우진, 출판노동자 양선화이다.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입지를 가진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책에 대한 책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써 서로 다른 글을 쓴 것이다.


......


✏️
진득하게 읽었다,가 마지막 부분에 다다를 즈음 끝내 마무리 짓지 않은 채 책을 덮었다. (하지는 지금 막 피드를 올리는 동안 마무리 짓지 못한 마지막 부분을 마저 읽었다. 못내 마지막 글을 쓴 분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어낼 수가 없어서.)

책의 내용은 분명 (읽은 부분까지는) 8人 각자가 선택한 책과 그 책의 작가, 또는 선택한 책 자체로부터 파생될 만한 이야기, 8人 각자의 직업과 연관지어 풀어내는 이야기들에 있어 진지함을 견지하며 성실하게 자신의 이야기로 잘 풀어냈다. 한마디로 글은 잘 썼다.

책에 대한 이야기나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책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유익하기 그지 없을 책이다.

하지만 내게는, 다른 차원의 정보(처음부터 지식적 관점으로 대한 잘못이겠지만) 같아서 유익하지 않음으로 남아버렸다. 그렇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읽어볼 엄두는 내고 싶지 않다.

안타깝지만 이미 마음에서 멀어져 버렸기에. 이 마음이 어느 날 흐려지면 다시 읽을 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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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잠 - 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 아무튼 시리즈 53
정희재 지음 / 제철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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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이 세 출판사가 의기투합하여 진행하는 프로젝트성 에세이 출판물이다.


📖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라는 타이틀로 지금까지 53개의 시리즈를 내놓았고, 이어 12개의 신작도 발표하였다.


......


✏️
정희재의 <아무튼, 잠>은 제목에서 충분히 알 수 있듯이 잠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14개의 에세이를 통해 신변잡기적 경험에서 인문학적 성찰에 이르기까지 잠에 대한 폭넓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 책 뒷표지
˝잔다는 건 결핍과 욕망의 스위치를 잠깐 끄고 생명력을 충전하는 것. 잡념을 지우고 새로운 저장장치를 장착하는 것. 쓰라린 일을 겪고 진창에 빠져 비틀거려도 아주 망해버리지 않은 건 잘 수 있어서다. 잠이 고통을 흡수해준 덕분에 아침이면 ‘사는 게 별건가‘ 하면서 그 위험하다는 이불 밖으로 나올 용기가 솟았다. 잠은 신이 인간을 가엾게 여겨서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소제목은 ‘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이다. 작가는 잠이란 단순히 육체적 휴식에 그치는 행위를 넘어 우리 인간적 삶의 행복을 위한, 그리고 행복에 향한 의미를 무겁지 않게 잘 풀어낸다.


그리고 독자는 잠에 대한 개인적 사색에 충분히 잠식하게 될 것이다.


......


🎈
우연찮게 <아무튼 시리즈>를 알게 되었고, 나는 그 중에 유독 ‘잠‘에 관한 에세이를 탐독하게 되었다.


왜 잠이었을까?

나는 잠을 배척하는 경향이 심하다. ‘잔다‘는 자체를 인생에서 하나의 낭비로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잠이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잠은 ‘죽음‘과 맞닿아있다. 사실상 둘은 별개지만, 내게 있어서는 동급인 것이다.

다만, 죽음은 그 자체로 완결이지만 잠은 유보된 완결이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죽음이 끔찍하게 두려웠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난 죽음을 잠과 연관지어버렸고 잠이 들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망상에 깊이 젖어 있었다.

그래서 잠자리에 눕는 순간부터 천장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애써 잠에 빠져들지 않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었다. 당시 취침시간은 부모님에 의해 정해졌고, 식구가 자리에 눕게 되면 자연스럽게 형광등 불은 꺼졌고, 이내 방은 어둠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 어둠 속에서 잠을 견딘다는 것은 어린 나이에 여간 버거운 행위가 아닐 수가 없었다. 그렇더라도 버틸만큼 버티다 뜬 눈으로 아침이 오는 소리를 얼마나 자주 듣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 버릇으로 나는 어두운 방에서 천정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다.

그 어린 나이에 나는 왜 죽음이 그토록 끔찍했는지, 왜 죽음과 잠을 동일시했는지, 왜 그토록 잠들기를 고통스러워했는지... 지금은 그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


🎈
중학교 시절, 물리과목 선생님은 특이한 분이셨다. 그 분은 선생님이라기 보다는 담당하는 과목이 물리라서 그런지 괴팍한 과학자에 더 가까운 이미지였다. 지금 그 선생님의 모습은 전혀 기억조차 없지만,

˝나는 하루에 1시간만 잔다. 1시간도 사치스러울 때가 있다.˝

라던 말만큼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에 그 말이 어찌나 신비로웠던지, 그야말로 부러운 지경을 넘어 경이로움 그것이었다. 그래서 나 또한 하루 1시간만 자보고자 무던히도 시도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코 해내지는 못했다. 아예 잠들지 않을 수는 있었는데, 1시간만 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그럴 수만 있다면 나는 1시간만 자고 싶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 잠이 많다는 현실은 참 이율배반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


✏️
정희재의 <아무튼, 잠>에서와 같이 잠을 찬양한다는 것은 내게 있어 아직은 거리가 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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