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희망은 함박눈 다림 청소년 문학
윤이형 외 지음 / 다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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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캐삭빵‘을 하자고 했다. (8쪽)

첫 문장이 재밌다. 엄마가 캐삭빵 신청이라니... 게임에 빠져있는 듯한 중1 딸을 걱정하는 엄마가 내린 특단의 선택? 하지만 온전히 게임에만 열중하는 딸일까?

단편이지만, 중1인 딸과 딸을 걱정하는 엄마 사이에서 펼쳐지는 진중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가 그리 가볍다고만 할 수 없게 잘 그려졌다.

역시 윤이형 작가의 필력이랄까, 가벼우면서도 진중한 메시지 전달력, 그리고 늘 놓치지 않는 ‘함께‘를 위한 고민들이 잘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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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형 작가의 작품을 읽고자 구매한 책이고 윤이형 작가의 작품만 편식적으로 읽은 터라 괜시리 다른 작가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면서도 절필한 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윤이형 작가가 다시 펜을 들면 안 되나 하는 바람만 가득이다.

그의 소신, 윤리적 작가관에는 더없는 존경을 보내지만, 끝내 절필을 선언하고 만 윤이형 작가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몇 년이 지나도 달랠 수가 없다.

아무튼, 윤이형 작가 덕분으로 최근 청소년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새로운 독서 경험을 이어가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윤이형 작가님, 고맙고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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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추가 지난 탓인지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아직은 더위가 그 힘을 내려놓지 않았기에 뜨거운 햇살에 선선함도 얼마 못가긴 한다.

그럼에도 가을은 올 것이다. 모두들 더위에 지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 또한, 무기력으로 더이상 지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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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회 노란상상 그림책 86
한라경 지음, 김유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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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가지만
소중하게 보내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져 버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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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을 사랑한다. 그리고 애착한다. 하지만, 오늘의 소중함을 매순간 자주 잊고 살아가기도 한다.

돌아보면 지금 내게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사랑하는 아내, 존경하는 어머니, 유일한 형제인 동생, 평생 놓지 않을 연극, 나의 삶... 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오늘 안에 다 존재한다. 아직은 오늘에 존재한다.

언젠가는 그 소중한 것들이 오늘 볼 수 없는, 더이상 헤아릴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이 더더욱 소중하다. 오늘은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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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백희나의 <나는 개다>를 만나면서 그림책에 재미를 붙였다면, 같은 해 조던 스콧의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를 만나면서 그림책의 여백을 알게 되었다 할 수 있다.

짧은 글과 그것을 채우는 가득한 그림 속에는 참으로 광활한 내 삶의 흔적과 다시 남기게 될 앞으로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여백처럼 숨어 있는 것이다.

📌
여백은 없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지 않은 것이고, 아니러니하게 채워지지 않은 시공간에 내 삶이 오롯이 채워져 있다.

그 경험을 한라경, 김유진 작가 덕분에 다시금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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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상회>는 오늘을 만나는 것이라기 보다는 오늘의 나를 만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아직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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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태주 시인의 <#선물>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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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큐큐퀴어단편선 2
조남주 외 지음 / 큐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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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적 독서.
역시 윤이형 작가의 작품.
오직 윤이형 작가의 단편 <정원사들>을 읽기 위해 손을 뻗은 단편집이다.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단편집 타이틀이 어떤 이야기들로 꾸려졌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면서도 왠지 인생의 해결책 내지는 삶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를 풍긴다.

하지만 이미 밝힌 바대로 수록된 9편 중 오직 윤이형 작가의 작품만 편식한 탓에 더이상 뭐라 할 말을 이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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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노트> 중에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누군가를 마주 보고 모든 것을 공유하고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견주어보기보다 조금 떨어진 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서 있는 관계가 편하고 소중하다고 느낍니다. 실은 전혀 같은 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레이와 효주는 같은 방향응 보고 서 있는 것일까요. 그들 사이에 있는 벽을 부정하고 싶지도 쉽게 깨트려버리고 싶지도 않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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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처럼, 소설 <정원사들>이 그랬으므로, 그 말에 공감하면서 달리 부정할 뭔가도 없으므로... 작가의 말이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으므로 이 작품을 읽으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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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 쓰레기 사회에서 살아남는 플라스틱 프리 실천법
고금숙 지음 / 슬로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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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말보다 작은 실천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그 지극한 진리를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나 이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쓰레기 문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은 이미 쓰레기 천국이 되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이미 쓰레기 대란을 겪은 바도 있다. 알고는 있는지... 지금 당장에 인터넷으로 ‘쓰레기 대란‘을 검색해보면 그 실태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실질적으로 피부로 느끼는 바는 크지가 않다. 무엇보다 내 주변에는 그런 쓰레기 더미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며, 쓰레기 문제라는 것은 나와는 별개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렇다고 해서 쓰레기 문제가 괜한 걱정이라거나 위기까지는 아니라고 할 처지가 아니다.

국내 최대 쓰레기 매립지였던 서울의 난지도매립지가 포화되면서 대체매립지로 조성됐던 인천의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 단일 규모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당초 2025년까지 매립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을 무너뜨리고, 2022년인 올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의 전 국토가 이제부터 쓰레기 매립지화되는 것은 아닐는지... 이러다 쓰레기 산, 쓰레기 언덕 위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은 아닐는지...

그런데오래 전부터 시작된 쓰레기 문제를 두고 아이러니하게도 국가는 개인들에게 쓰레기를 줄이라고 종용했다. 하지만 웃기는 일은 우리나라 80% 이상의 쓰레기는 가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건설현장과 공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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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쓰레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이야기다. 쓰레기 중에서도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관련 쓰레기다. 그리고 플라스틱 프리를 위한 실천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쓰레기 사회에서 살아남는 플라스틱 프리 실천법˝이라는 문구가 강렬하게 박혀있다. 그냥 보통의 실천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그래서 살아남기 위한 실천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섬칫한 지 이 책을 읽고 나서 뼈져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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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 사회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특히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통감하고 있는가?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배달음식 시켜 먹으면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마켓 들렀다 사용되는 플라스틱, 지갑 속의 플라스틱, 우리 몸에 걸치고 있는 플라스틱 등등등... 우리 일상 곳곳에, 구석구석에 넘쳐나는 플라스틱이 오래 전에 모여모여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우리나라 땅의 2.5배나 되는 섬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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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8월, 한 청소년이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변화대책을 촉구하는 일인 시위 ‘#미래를 위한 금요일‘응 시작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다. 툰베리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는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따끔하게 질책한다. 툰베리의 영감을 받은 수많은 10대들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25개국 2,000여 갓에서 기후변화 행동을 함께했다.
‘당신들은 늙어서 죽겠지. 우리는 기후변화로 죽을 거야.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죽을 거야.˝
나는 그들이 SNS에 올린 피켓을 보고 울컥했다. 우리는, 우리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에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64~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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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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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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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략)

밤마다 복면한 바람이
우리를 불러내는
이 무렵의 뜨거운 암호를
죽음이 죽음을 따르는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우리는 풀지 못한다

- <이 시대의 사랑>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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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자 시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주 근래의 일이다. 그의 에세이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가 그 매개였던 것이다.

문학계에서는 지극히도 이름 있는 시인이었다고 하나.. 이 우매한 독자가 진즉에 시 세계에 대한 관심을 멀찌감치 내동댕이 쳐놓은 탓에 전혀 모르고 살아왔는데...

어느 날, 오직 책 표지의 한 여인에 끌려, 너무나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그 강렬함에 이끌려 무턱대고 구매한 책이 그것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최승자 시인을 책으로 만나고 그의 글을 통해 도저히 이 사람의 굴레에서 밧어날 수 없겠구나 두려움에 잠식될 때, 나는 이 시인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그렇게 최승자 시인을 시인으로서 만나게 되었고, 그 출발이 바로 《이 시대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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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네 모르겠네
흘러가는 시간과 손금 사이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

- <걸인의 노래>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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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네 모르겠네
어이 이다지도 어둡고 고통스러운지... 그의 시를 끔직하게도 지배하고 있는 죽음의 언어와 자기파괴적인 저항, 아... ˝제발 멈추어다오!˝ 외쳐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반복되고, 되풀이 되는 어둠의 언어들...

시 읽기는 결국 마지막까지도 어느 한 편의 시조차 사랑할 수 없었고, 불만으로 밀려와 분노를 낳고 미움만 남겨 버렸다. 그래서 기분 나쁘게 탁! 덮었다. 미련하게 힘겨운 고통을 참아가며 마지막까지 다 읽은 후에야...

무엇을 놓친 걸까?

...

이 우매한 독자의 결론은 ˝사람을 놓쳤구나.˝이다. 최승자를 읽어야 하는데, 시라는 텍스트만 읽은 것이다. 텍스트의 의미, 단어의 상징성... 뭔 똑똑한 척... 결국 어리석은 짓거리였을 뿐임에도... 그렇게 무식한 시 읽기를 했으니 ‘이해와 공감‘을 놓친 것이지...

그래서 최승자라는 한 인간을 제대로 만나야겠다 싶어 그의 삶을 쫓게 되었다.

최승자의 삶...

참... 어찌... 왜... 허...

쏟아지는, 이어지는 외마디와 숨을 턱턱 막는 그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표현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며 최승자를 이해한 것이 아닌 나 개인이 받아들이기 힘든 그에게 닥친 상황들에 대한 감정일 뿐이다)에 ˝난 이렇게는 못 살아.˝가 나만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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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사랑》은 다시 만나야 할 최승자다. 다시 만나지 못한다면 다른 최승자를 만날 자격을 갖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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