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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아름다움 - 스물아홉 번의 탱고로 쓴 허구의 에세이
앤 카슨 지음, 민승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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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랑일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책에 있네요. 사랑해서 아름답고 사랑하므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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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랭 레몽 지음, 김화영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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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어린 시절에 대한 생각을 잊고 지냈다. 학교, 동네 아이들, 가족, 그리고 우리 집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타인으로 살아왔던 곳이 이제 삶의 터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와 집에 대한 기억이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야기 속에서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오버랩되면서 과거의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어릴 적 집에 대한 기억은 커가면서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다. 아주 어릴 적은 형제자매 부모님과 친밀성으로 인해 집의 크기는 눈에 안 들어왔던 것 같다.
우리 집의 크기가 초라한 것을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들어가서 친구 집을 왕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 아 우리 집은 우리 집은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집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작가 또한 친구 이브로부터 자신이 살던 집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날 들으면서 그 옛날 추억이 되살아난다. 전쟁 이후 삶이 달라지면서 아버지를 따라 이사 한 곳, 여섯 살부터 살기 시작하여 20년 동안 살았고 마지막에는 어머니 혼자 살고 계셨던 집.
열 명의 형제자매와 부모님이 살았던 집


네거리 바로 옆, 거의 바로 옆, 있는 집, 우리 집
이제 다 왔다. 여기다.
밖에서 보면 좀 괴상한 몰골이다.

커다란 방 하나, 실제로는 그리 큰 방이 아니었다.
뒤쪽에는 창고.
아니 이럴 수가,
계단이 다 있네!
이충에 방 두 개. 그리고 방 두 개.
거기서 문 뒤로 또 하나의 계단,
야 이건 잭팟이 아닌가, 땡잡은 거다
다락방


열 명이 가족이 살기에는 고작 열 명이 다락, 창고가 전부인데 여섯 살의 자신에게는 신세계와 다름없었던 곳, 수도시설도 없고 화장실도 여섯 살의 안되는 곳
거기서 작가는 꿈을 꾸고 모험을 즐겨우며, 달콤함 무서움도 맛보았다고 말한다.
나의 어린 시절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느 날 갑자기 살던 집에서 쫓겨나 어느 집 창고를 개조해서 살았던 몇 년간의 기억이 더 남는다. 창고하나에 난방시설도 화장실도 수도시설도 없었던 그곳에서 우리 일곱 식구가 한방에서 살았다. 곤로(1988)에 나왔던 것 같은 기구를 방에 들여놓고 밥과 요리를 하시던 엄마
저녁에 나란히 한 줄 누워서 잤던 기억, 추운 겨울에도 옷을 다 입고 코끝의 시린 바람을 견디면서 식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들, 경제적으로는 제일 불행했지만 정신적으로는 가장 행복했고
단란했던 기억, 엄마에게도 아버지에게도 그리고 우리 오 남매에게도...

작가도 그런 추억들을 이야기하면서 어머니와 햇빛을 길들이고 날씨를 즐기던 정원, 닭과 토끼에게 먹이를 주었던 기억, 나뭇잎들의 유희를 음미하고, 땅 위로 뻗어오는 그림자를 감상하는, 형제자매들과 놀이를 즐겼던 이야기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놀이의 상실, 놀이의 망각이 온 날이 최악의 날이라고 한다. 어린 순수의 시간이 지나가는 시절, 더 이상 순수의 눈이 아닌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날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날이 왔다. 모든 사람들에게 오는 것처럼 자신에게 왔지만 그래도 그런 날이 작가는 같은 또래보다 가장 늦게 온 것이 축복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니 그 나이에 아직도 이런 놀이를 하는 거야?
솔직히 나는 그런 놀이를 할 줄 모르게 된 그를 동정했다.
나중에, 그 울타리를,
그 경계를 넘어와버리면 끝이다.
다시 뒤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결코


순간이 지나면 이제 모든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모님의 불화, 형제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아픈 상처
그리고 자신이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들과 함께 미워지는 아버지
여섯 살부터 여섯 살부터 살았던 집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자신들의 슬픈 가족사,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과 몇 년 뒤 찾아오는 어머니의 죽음과 누이의 정신병까지
슬프도록 아프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의 동심에서 눈을 어린 시절의 직면하게 되는 괴로운 현실에서 자신이 느껴야 했던 괴로움, 자신이 괴로움, 자신이 세상의 다른 사람에게는 다른 모습인 것에 충격을 받고 미워했지만 그만큼 사랑했음을 모습인 것에 알게 되는 자식의 알게 되는 담겨있다.
문장들은 아주 담백하고 솔직해서 읽는 동안은 잔잔하다가 다 읽고 난후 마음의 동요가 일어난다.
책을 덮은 후 한참 후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고나 할까? 그래서 번역가 김화영도 ..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 책을 산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그만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책을 읽는 동안 계속하여 그 나직하고, 그러면서도 좀 다급한 목소리가 나를 따라다녔다. 하마터면 수십 년 동안 참았던 울음을 퍽, 하고 터뜨릴 뻔했다.



 

 

나도 내 어린시절의 아픔이 잊어버려야할 과거가 아니라 살아있는 추억이 되어가고 있음을 요즘 새삼 느끼게 된다. 행복이라는 무게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나의 모든 하루하루는 작별의 나날이었다. 어린시절을 보냈던 이 콩부르의 숲을 떠나야만 했을때의 가슴을 찢는듯한 아픔을 표현한 대목이었다. 왜 어린시절부터 사람은 사랑하는 모든 것과 작별을 해야 하는 것일까? 왜 모든것들은 허물어지고 마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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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사랑하는 방법
헤일리 태너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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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명 :

 

1. 언젠가 유명한 마술사가 된다.

2. 레나가 사랑스러운 조수가 된다.

3.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위 두가지 목표에 매진한다.

 

소년 바츨라프에게 소녀 레나는 평생을 같이 할 친구이며 연인이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이방인의 삶을 시작한 두 소년 소녀는 서로를 만나면서 행복을 꿈꾸기 시작한다.

어릴적부터 미국에 오게 된 레나는 주위의 환경탓으로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친구가 없었고 , 미국에 온지 얼마안된 바츨라프는 러시아를 그리워하면서 마술사가 되려는 꿈을 꾸던 중에 우연한 계기로 레나를 소개 받고 마술사 조수로서 그리고 자기의 연인으로 레나를 선택하게 된다.

 

레나는 부모는 일찍 돌아가시고 이모와 같이 살고 있지만 이모의 보살핌을 못받고 그로 인하여 외로움과 배고픔을 안고 산다. 그 반면 모성애 가득한 바츨라프의 엄마는 바츨라프와 레나를 정성껏 돌보며 그아이들의 꿈을 맘속으로는 응원하지만 그로 인하여 미국에서 놀림받을까봐 그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보듬어 준다.

 

그렇게 두 소년 소녀가 미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을때쯤 갑작스럽게 레나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되고

웬지 바츨라프의 엄마가 연관되어 있을것 같은 여운을 남기는데 ..

 

그리고 7년이 흐른 어느날 레나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

레나와 바츨라프는 다시 만나게 되고 다시사랑하게 되고 다시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감미로운 이야기의 시작 같지만 그속에는 감당할수 없는 어린시절의 두려운 이야기속으로 둘은 걸어들어가게 된다.

그 두소년 소녀가 어떻게 무거운 현실을 마주하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읽어 내려가게 된다.

 

어릴적 바츨라프의 엄마 라시아가  레나에 읽어주었던 공주 이야기는 옛날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드가 토토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나온다.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어째든 맥락은 같다.

공주가 어느날 성밖으로 나왔다가 길거리에서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준 소년을 만나고 둘은 사랑하게 되고 평민인 소년이 같이 도망을 가자고 한다. 그리고 공주에게 자기사랑의 증표로 100일동안 매일 공주의방밑으로 가서 기다린다고 한다.

그러나 99일동안 매일 가던 소년은 100일째 되는 날 가지 않고 ...

 

시네마 천국에서는 이야기의 끝에 알프레드가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책에서는 라시아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끝까지 가서 확인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을 하라는 이야기처럼 보여진다.

 

바츨라프와 레나처럼 말이다.

단단한 사랑은 결국 상대방의 아픔과 과거를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줄 아는것이 성숙한 사랑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만이 알고 상대방을 위해 하는 거짓말도 사랑의 한 방식이 될수 있음을 ..

바츨라프를 통해 배운다. 그리고 아들을 사랑하는 라시아를 통해서도..

 

이들의 사랑을 읽고 나니 나도 사랑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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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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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오베는 자신은 절대로 틀리게 살지 않았다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다. 그녀가 죽기전까지 ..

오베의 부인 소냐가 죽고 난후 세상과의 소통을 정지해버린 남자 오베

까칠한 이웃, 꼰대, 시비가 많은 남자, 불만이 가득한 사람 등으로 동네에서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그는 세상과의 소통을 해주었던 부인 소냐의 죽음이후 더욱더

자신의 세계로 숨어버리고 하루하루를 자살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도 자살을 시도하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던중 이웃집에 이란여자 파르바네와 패트릭 과 그녀의 딸들이 이사온다.

 

오베의 까칠함에도 불구하고 파르바네는 꾸준히 그에게 다가오고 그녀의 딸들도 그에게 사소한 일들로 그를 귀찮게 한다.

 

죽고 싶은데 성가신 이웃때문에 죽을 수가 없다.

죽으려고 할때마다 그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때론 이웃이란여자, 고양이, 동성애자, 기자 등등

그들에게 생긴 일들을 해결하고 죽으리라 결심하고 매번 일처리를 한다.

6시반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마을순찰을 하고 40년 동안 한직장을 다녔던 그에게 죽음은 일상과 거리가 먼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어느날 아내의 죽음과 실직이 그를 일상에서 밀어내버리고 죽음 선택하게 만들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심술쟁이 영감, 꼰대로 알고 있지만 그의 부인 소냐는 그를 이렇게 말했다.

 

그녀에게 그는 첫 저녁식사 테이블에 올라 잇던 살짝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입던 갈색 정장이 살짝 꽉 끼는 널찍하고 슬픈 어깨였다.

그는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한 노동과 , 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 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분홍색 꽃 같은 남자 오베가 이웃들을 위해 한발짝 움직일때마다 슬픔보다는 웃음이 여기저기 꽃처럼 피어난다. 그래서 부인 소냐가 분홍색 꽃 같다고 했나 보다.

 

표현은 거칠치만 성심성의껏 이웃들을 위해 돕고 그것을 으시대거나 자랑으로 여기지 않고 당연함으로 여기는 그는 총으로 자살하려던 순간 자고 있는 고양이가 그소리에 깰까봐 신경을 쓴다.

 

책을 펼친 순간부터 여기저기에 숨겨두었던 이웃들과의 캐미에 배를 잡고 웃게 되고 조금더 읽다 보면 오베와 소냐의 사랑이야기에 감동하고 그리고 그들 부부에게 닥친 시련에 눈물짓고 그리고 혼자 남은 오베에게 연민과 함께 애정을 느끼게 된다.

 

까칠한 영감탱이가 사랑스런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 되는 순간은 책의 중반부를 넘기면서 성장배경과 로맨스를 만나면서 두드러지게 된다.

 

웃기면서 슬픔을 동시에 주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누군가에게 꽃으로 불리는 순간을 만난다는것은 살아감에 있어서 최대의 축복인 것 같다.

세상의 단한사람이라도 나를 꽃같은 존재로 여겼다면 그것은 진정 행복한 삶이었을것 같다.

꽃으로 생각해주던 단한사람의 상실로 인해 죽음을 생각했던 오베가 이해되면서 그가 다른 사람을 꽃으로 생각하는 행복한 과정을 이야기속에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오베와 만났던 순간 순간 너무 빨리 지나가서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쉬움과 함께 오베가 그리워진다. 부스스한 분홍색 꽃망울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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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란 실은, 아무도 모를 노랑 얼룩같이, 자기 안을 가만히 비추는 것들이지요. 그러니, 우리 생의 기쁨이란 슬픔보다 더더욱 비밀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p 292) 비밀스러운 기쁨처럼 그녀의 책은 나에게 늘상 기쁘게 비밀스럽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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