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생의 체력을 길러야 할 때 - 나를 인생 1순위에 놓기 위해 꼭 필요한 12가지 습관
제니퍼 애슈턴 지음, 김지혜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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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 책 어디에도 명령이나 강요가 없다는 점이다. 셀프 케어에 성공하려면 X라는 행동을 해서 Y라는 결과,
를 얻어야 한다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 연구에서 으레 그렇듯실험을 시작하기도 전에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한 사실의 연장선상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 책에 실린 모든 도전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각각의 도전을 통해 나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얻었고 무엇보다도 셀프 케어의 의미를 배울 수 있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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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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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세 마모루 건축가, (헤이세이 주택 200선 )잡지에 그가 지은Y주택이 실린다.

Y주택과 같은 주택을 지어달라며, 그 주택을 보러 갔다 왔다는 의뢰인은 이상하게 사람이 살지 않는 집같다는 말도 함께 아오세에게 전한다.

건축가에게 건축가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던 의뢰인이 집이 완공된 후 사라졌다.

 

Y주택 의뢰인 "요시노 도타"은 어느날 사무소에 찾아와 상담후 " 아오세씨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고 "하며 모든 건축에 대한 것을 일임했고 작년 11월 완공후 세명의 자녀들과 함께 입주하기로 했다.

완공된 주택에 대해서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던 가족들이 Y주택에 입주하지 않았다니 , 한번도 불평불만이 없던 그 가족들이 무슨일로 그집을 내버려둔채 사라진것일까 ?

사실 아오세에게 Y주택은 일본의 거품경기로 찾아온 실업, 이혼때문에 삶이 나락으로 떨어진 그에게 재기의 발판이 되었던 집이었다.  삶도 건축도 그에게 한낮 살기위한 똑같은 대상이었을 뿐이었는데 , Y주택의 의뢰를 받는 순간 그리고 짓는 동안 삶도 건축도 조금씩 자신에게 희망의 존재로 다가왔다.

 

아오세는 자신의 손을 보았다.

뭔가 달라진 걸까.

Y주택을 짓기 전과 짓고 나서, 제 안에서 뭔가가 달라졌을까.

달라졌을 터였다. 도망쳐 숨었던 패잔병의 소굴에서 기어 나와, 자학하는 태도를 벗어던지고, 새로 얻은 생명이 이끄는 대로자신이 만들고 싶은 집을 희구했다. 마음은 날개가 돋아난 것처럼 가벼웠다.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오갔다. 경험과 지식, 감성과 영혼 모두를 쏟아부었다. 완성된 집 앞에 서서 가슴 한가득공기를 들이마시며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아버지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유카리에게 알리고 싶었다-

P119 페이지

 

그래서 아오세는 그집을 찾아간다. Y주택은 진짜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었고 , 그 집안에는 창문앞에 오래된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아오세는 Y주택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추구했던 건축가의 길, 그리고 집에 대한 생각과 어린시절 아버지를 따라 여러곳을 방황하던 그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결심한다. 요시노 가족의 행방을 찾아서 물어봐야 겠다. 왜 이집에서 살지 않은지 ? 무슨 불만이 있는지 ?

요시노 가족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 아오세는 점점그들이 진짜 가족이었는지 하는 의문점들이 나타난다.

또한 빈집에 놓여있던 의자 또한 2차대전 당시 독일에서 일본으로 망명한 브루노 타우트가 설계 제작한 작품이랑 비슷하다는 말을 건축사무소 소장 오카지마에게 듣게 된다.

 

집만 남겨놓고 사라진 가족들로 시작된 미스테리 안에는 세가지의 다른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

그리고 우리에게 세가지 다른 질문들을 던진다.

 

 

1. 왜 Y주택의 입주자들은 입주하지 않은 채 사라졌는가 ? 그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

 

2. Y주택에 놓여있던 의자는 독일 건축가 브루노타우트의 진품인가 ? 왜 그 의자가 Y주택에 놓여져 있는가? 집이란 공간은 사이즈가 과연 중요한가 ?

 

3.아오세의 건축사무소가 새로 참가하게된 공모전 후지미야 하루코의 기념관 사업을 통해서 건축가에게 건축이란 그리고 좌절과 패배에서 진정남는 것은 무엇인가 ?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서 작가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환경에 따라 변하는 인간의 심리 , 그리고 집이 우리에게 갖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릴적 가졌던 어떤 희망이 성인이 되면서 좌절하거나 무텨져가면서 겪게 되는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에 대하여 독자에게 물어보는 것 같다.

 

아오세였다면, 오카지마 였다면 , 아니면 브루노 타우트였다면 하고 말이다. 

읽다보면 이 세명의 시점이 내가 되고 남이 되고 그리고 모두가 되는 이상한 소설이다.

 

 

또한 최근 부동산 폭등 , 전세상승 등으로 집에 대한 가치가 커진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 자신의 나라를 피해 온 일본에서 조그마한 집 ( 센신테이 ) 살았던 브루노 타우트의 생애를 통해서 그리고 아오세나 친구 오카지마를 통해서 집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한다.

만일 집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면, 건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으리라.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건 인간이라는 사실을, 센신테이가, 그 소박한 공간이. 가르쳐주었는지도 모른다.

P187

추리소설작가로 유명한 요코야마 히데오의 7년만의 신작, 그만의 추리소설일거라 생각했는데 , 그이상의 추리소설이 담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 지금 살고 있는 그 세계가 당신이 원한 세계인가? 하고 묻는다.

 

또한 아오세가 겪는 예술가로서 열정과 아이디어 , 그리고 친구 오카지마가 아오세에게 느끼는 열등감등을 통해서 상대에게서 느끼는 서로 다른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을 다른 심리소설이다.

마음을 더욱 굳건하게 했다. 안다. 어느 수준까지는 경험이 재능이나 이념을 이길 수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서면 한 인간의 사소한 경험 같은 건 위대한 재능이 자아내는 이념과 이상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삶이 다하면 남을 죽음 , 죽을 때는 어디서 죽고 싶어? 죽으면 어디로 돌아가고 싶냐 고의 근원적 물음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어지는 요코야마 히데오의반전를 다른 아름다운 반전 소설이다 . 첫장을 여는 순간 ,한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히데오가 보여주는 빛의 세계, 현관에 우리는 흠뻑 취해버릴 것이다.

 

삶은 늘 빛을 쫓아가기위해 바둥거리는 우리 삶이 그러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 삶도 결국 아름다운 빛을 맞이 할거라는 희망과 함께

알았다 .” 처음부터” 의미를.이미 시작 되어 있던 것이다’ 의미도 ..

페이지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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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 - 나를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수상한 책처방
문화라 지음 / 빌리버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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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저는 소설 읽는 게 좋습니다. 소설이 아니라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들의 아픔과 슬픔, 처연함을 어에서 느낄 수 있을까요. 소설 속 주인공들은 나의 선생님이자, 친구이며, 먼저 인생을 살아나간 선배이기도 합니다. - P44

만약 어릴 때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분석적인 성향이 더 발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순간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 분석 능력이 떨어진다면, 이 둘을 조화롭고 군있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논리적이며 공감능.
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문학을 읽어서 공감 능력을 확장시다. 문학을 읽는 일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등장인물과 동일화를 경험하게켜나가고 반대로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논리적인글인 철학, 과학 분야의 책을 읽어서 분석 능력을 키워나가는 게 좋습니다. 이성적인 사람일수록 문학 작품을 많이 위는 게 필요합니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슬픔과 기쁨,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다가가는 교본과도 같습니다 - P56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일입니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에서는 아버지가 딸 스카웃에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을 해줍니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요령 한 가지만 배운다면 모든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어.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말하자면 그사람 살갖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 다니는 거지 정말 멋진 말이라서 꼭 기억하고 싶었던 구절입니다.

이처럼 대상에 대한 이해가 공감의 첫 단계입니다. 문학은우리를 그 길로 이끌어줍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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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문지아이들 163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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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착한 애였는데, 왜 이렇게까지 됐나 모르겠다."

"어릴 때야 성적만 좋으면 똑똑하고 착한 거지. 언제 적얘기를 지금 하는 거야? 벌써 마흔이다. 저 나이가 되도록가족

들만 뜯어먹고 사는 건 멍청하고 간교한 거야. 지 입건사를 만만한 가족으로 하는 놈이라고.

왜 아직까지 눈멀어서 잡초를 온실에서 떠받들어?

잡초를 난 대접하니까 오만방자해져서 기어오르잖아!"

16 페이지

 

 

삼촌에게 사기를 당해 한 겨울에 비닐하우스로 이사 오게 된 현성, 비닐하우스가 잠깐 머무르는 장소가 아닌 집이 된 상황 , 그로 인해 현성의 엄마 , 아빠는 싸움이 잦아지지만 가장 먼저 방이 없어진 현성은 마당에 가서 공부를 해야한다.

책상이 마당에 있는 집 , 그래서 엄마는 현성에게

밖에 나가서 공부해라

20페이지

라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엄마는 날아가진 집에 연연하지 않고 파출부 및 여러 가지 일을 다니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 현성 또한 비닐하우스에 살아도 조금 상황이 나빠졌을 뿐이라며 주위환경에 궁금증을 품고 동네를 돌아다닌다 .

하지만 아버지 왜 이러세요 !! 사기를 당한 삼촌을 찾겠다며 갑자기 회사를 때려치운 이 문제적 아버지 .

그 일로 인해 엄마는 아버지에게 쓰레기라고 하고 , 아버지는 엄마에게 속물이라면서 싸우다 결국 집을 나가버린다.

나는 쉬지 않고 달릴 때보다 더 가슴이 답답했다. 엄마는 속물이고, 아빠는 쓰레기다. 엄마 아빠가 왜 갑자기 그런 사람들이 됐을까. 속이 쓰렸다. 낮에 먹은 떡볶이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때, 아빠가 방에서 나왔다. 나는 차마 아빠를 볼 수가 없었다.

아빠가 내 앞에 섰지만 고개를 들 수 조차 없었다. 나는 그렇게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아빠는 그대로 집을 나갔다.

- P48

그리고 그 비닐하우스 동네 슈퍼에 밀가루를 사러 갔다가 새로 전학간 반 아이 장우를 만난다.

둘 다 밀가루를 사러 온 두 아이는 금새 친해지고 ,평소 비닐 하우스들이 잔뜩 있는 동네를 궁금했던 장우는 현성에게 동네 구경을 시켜달라고 한다.

같은 반이었지만 학원스케줄이 달라 친해질 수 없었던 소년들은 비닐하우스를 돌아다니면서 자신들만의 비밀 공간을 만들기로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리고 장우네 집에 놀러 가서 알게 된 장우의 사연- 부모님이 이혼했고 각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고 장우는 아빠와 새엄마와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현성은 결핍과 장우의 결핍은 서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 색깔이 다르다. 가난과 애정 그리고 공통적인 가족의 해체를 겪고 있는 두 아이. 하지만 여기서 어쩌면 가난이라는 상황 때문에 가족이 해체 되어지는 것 같은 현성의 불안 .

우리는 집이 없어서 갈 데가 없었다 . 장우네는 집이 많아서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았다.

무언가 많다는 것은 무언가를 할 기회도 더 많은 것 같았다. 우리 집은 우리가 내릴 결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

는 거였다. 장우네는 여러 환경을 고려해서 알맞은 집을 선택했다. 리 아빠도 꾸준히 직장을 다녔고, 엄마도

전문 요리사였다. 그런데 우리와 장우네는 왜 이렇게 다를까. 장우네는 우리 삼촌 같은 사람이 없어서일까. 엄마가 주

위에 나쁜 사람만 없어도 반은 성공한거라고 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쁜 삼촌 때문에 벌써 반이나 실패한 걸.

간 나도 모르게 아빠가 빨리 삼촌을 잡길 바랐다. 그래야 실패한 반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P70

이혼 보다는 경제적 사정이 더 큰 문제와 불행을 보이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리고 두 아이는 서로의 결핍으로 점점 친해지고 ,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발견해서 거기서 자주 만나 서로의 결핍을 보듬어 주게 된다 .

 

라면도 먹고 같이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가지고 와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점점 단단해지는 친구가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지트에서 동영상을 보던 장우가 유튜브를 보다가 우리도 하자면서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동영상을 올리자고 한다.

우리 동영상만 딱 하나

 남겼다. 제목,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아무것도 없는 채널에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만남

아 버렸다. 우리는 그게 또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장우는 닉네임도 아무것도 안하는 녀석으로 바꿨다. 정말 아무것

도 하지 않고도 실컷 웃은 날이었다.

75페이지

그렇게 올리고 아무도 안보겠지 했는데 동영상 조회수가 수천을 넘긴 것이다.

그리고 불법 비닐하우스 철거 때문에 집을 옮겨야 하는 현성, 지방에 내려가 있던 새엄마와 같이 살게 된 장우.

앞으로 이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 지금의 고비를 넘길까 ? ,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의 유튜브 조회수가 정말 대박 터진것일까 ? 아빠는 삼촌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오게 될까 ?

전작 (우아한 거짓말 )( 완득이)등을 통해서 소시민의 삶을 우울하거나 슬프고 복잡하게 그리지 않으면서 그 삶의 힘든 상황과 감정을 명료하고 담백하게 그렸다는 느낌이었다.

이번 작품도 , 사기 당해 집을 날린 현성이네 집, 부모의 이혼으로 어느 곳에서도 애정을 깊이 받을 수 없는 장우를 내세워 그 아이들이 서로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는 관계 형성를 보여준다.

또한 가난이라는 것보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애정이 더 소중한 것일 수 있음을 보여 주려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 저런 안 좋은 상황에서 비뚤어질것 이라는 당연한 편견을 던져버리고 밝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세상은 아직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나빠지고 있는 게 아니구나 !!

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게 하는 소설이다.

어른이 되어서 , 나이가 들어서 세상에 대한 비관과 편견이 점점 심해지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책은 늘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니가 규정짓는 세상이 니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 그래서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상에 아주 비관적일 필요도 아주 낙관적일 필요없는 적당한 거리를 두기 위해 , 김려령 작가의 책을 꾸준히 읽어야 겠다 .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을 위해서 , 아무것도 안 하는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

"똑똑하고 착한 애였는데, 왜 이렇게까지 됐나 모르겠다."
"어릴 때야 성적만 좋으면 똑똑하고 착한 거지. 언제 적얘기를 지금 하는 거야? 벌써 마흔이다. 저 나이가 되도록가족들만 뜯어먹고 사는 건 멍청하고 간교한 거야. 지 입건사를 만만한 가족으로 하는 놈이라고. 왜 아직까지 눈멀어서 잡초를 온실에서 떠받들어? 잡초를 난 대접하니까 오만방자해져서 기어오르잖아!" - P16

1. 꽃을 팔지 않는 꽃집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집에서 북소리를 듣는다. 빗방울이 북채가 되어 우리 집을 마구 두드린다. 집 안팎으로 모포를 덧댔지만 빗소리는 아랑곳없이 울렸다. 시끄럽고 어둡고습한 집. 사람들은 우리 집을 비닐하우스 꽃집이라고 불렀다. 양지화원, 꽃집 화원은 우리 집 마당이고, 화원 안쪽에있는 컨테이너가 우리 방이다. 방에서부터 꽃집 입구까지천천히 걸어가면 다양한 북소리를 들을 수 있다. 퉁퉁퉁 두두두두 더더더덕, 우리 집은 꽃을 팔지 않는 꽃집이다. - P7

그런데 장우는 뭔가 복잡한 관계를 매우쉽게 말했다. 도대체 집집마다 뭐가 이렇게 복잡한 것일까.
우리 집은 무슨 사기로 복잡한데, 장우네는 부모님들이 복잡했다. 그래서 우리 집이 우리 집이라는 것인지 아니라는것인지, 그래서 나가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 장우네 부모님은 왜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고 왔다 갔다 하는 부모님도 있는 것인지, 그래서 같이 사는 사람이 누구누구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뭘 몰라서 어른들의 일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걸까. 장우는 명쾌했다. 나보다 똑똑한 게 분명했다. 떡볶이도 기똥차게 만들었다. 냉장고에 있는 것을 다 넣은 것 같았다 - P40

나는 쉬지 않고 달릴 때보다 더 가슴이 답답했다. 엄마는속물이고, 아빠는 쓰레기다. 엄마 아빠가 왜 갑자기 그런 사람들이 됐을까. 속이 쓰렸다. 낮에 먹은 떡볶이가 올라오는것 같았다. 그때, 아빠가 방에서 나왔다. 나는 차마 아빠를볼 수가 없었다. 아빠가 내 앞에 섰지만 고개를 들 수조차없었다. 나는 그렇게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아빠는 그대로 집을 나갔다. - P48

우리는 집이 없어서 갈 데가 없었다 . 장우네는 집이 많아서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았다. 무언가 많다는 것은 무언가를 할 기회도 더 많은 것 같았다. 우리 집은 우리가 내릴 결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는 거였다. 장우네는 여러 환경을 고려해서 알맞은 집을 선택했다. 우리 아빠도 꾸준히 직장을 다녔고, 엄마도 전문 요리사였다. 그런데 우리와 장우네는 왜 이렇게 다를까. 장우네는 우리 삼촌 같은 사람이 없어서일까. 엄마가 주위에 나쁜 사람만 없어도 반은 성공한거라고 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쁜 삼촌 때문에 벌써 반이나 실패한 걸까. 순간 나도 모르게 아빠가 빨리 삼촌을 잡길 바랐다. 그래야 실패한 반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P70

우리 동영상만 딱 하나 남겼다. 제목, 아무것도 안 하는녀석들. 아무것도 없는 채널에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만남아 버렸다. 우리는 그게 또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장우는닉네임도 아무것도안하는녀석‘으로 바꿨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실컷 웃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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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스테이크라니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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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은 끝까지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옛 도로로 차를 몬다.
차가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차는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남자는 나뭇가지에 ‘빨래 처럼 걸린다. 이제 그가 발견될 방법은 다른 차가 바로 같은 장소에서 자신과 똑같이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지나가는 택시를 보며 그는 신에게 요청한다. "저 택시사고 나게 해 주세요." 곧 그가 바라는 대로 사고가 난다. 그러나 운명은 택시기사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구원은 멀리 있고, 절망은 가까이 있다. 나의 구원이 타인의 죽음에 의해 이뤄진다면 그것은 이미 구원이 아니다.
김수영 시의 한 구절처럼 ‘절망은 끝까지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_채호석(문학평론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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