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그 마음을 내 앞에 꺼내 보아라 - 진짜 나를 마주하게 하는 달마의 가르침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 1
달마 지음 / PHILO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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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내가 아는 달마대사는 정체가 모호한 인물인데

어록이 묶인 책이 등장해서 한편으론 놀라웠다.

막상 책을 펼치니 전문이 완전한 달마의 기록이 아니라

달마의 기록이라고 남겨진 글들과 '혈맥록'이 근거가 되어

현대적으로 누군가에 평이 더해져 풀어낸 가공된 에세이였다.


그럼에도 좋았던 건 글의 수준이 상당히 고퀄이었다는 것.

원전이 아닌 2차 가공에 해당되는 글들은 때때로 

상업적이라 실망부터 주기 십상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제목인 '불안한 그 마음을 내 앞에 꺼내 보아라'는 

일종의 선문답이기도 했지만 스토리가 명확했고

가장 처음 등장하는 글이자 책제목.

해석의 자유가 있는 부분이기까지 해서 

책초반부터 내용의 진위여부를 우려하며 읽을 필요없이

좋은 글 그 자체가 가진 의미로써 읽어갈 수 있다.

어쩌면 설사 거짓이라 한들 

괜찮겠다 싶을 정도의 구성이랄까.


이 이야기의 시작은 

자신의 팔까지 잘라내며 꼭 답을 듣고자 

결기를 보인 청년이

자신을 괴롭히는 심마를 마치 그 팔처럼 

끊어내달라는 부탁에서 출발한다.

이에 동의한 달마는 흔쾌히 그 청을 들어준다.

대신 그걸 해주기 위해 필요한 우선조건이 있는데

바로 그리 괴롭혀 왔다던 불안한 마음이란 걸

자신 앞에 꺼내 보여달란 요구였다.


불안한 마음을 꺼내보란 건 2가지 의미가 있을거다.


넓게는 무형의 마음이란 존재 안에

불안만을 형상화 해 해결해 달라고 

그걸 꺼내 내놓는다는 자체가

이미 전달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주고받음이란 사실과,

실상 있다고 살아왔고 계속 껴안고 살아왔던 

자신만의 불안이란 존재를

막상 타인에게 말해보려 했을 때

가장 잘 아는 불안의 소유자 스스로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타인의 일처럼 형체조차 설명할 수 없으리란 설정.


자신 스스로 설명 못하는 걸 

어찌 남이 답해 주길 기대할 수 있겠냐는 의미 정도.


'면벽참선'이란 용어로 등장하진 않지만

이를 주제로 삼은 글도 있다.

벽을 바라보며 자신을 깨닫는 과정을

책은 일종의 단절로 이해시킨다.

자신을 비워내는 시간이자

막힌 벽을 앞에 두고

더 나아갈 수 없는 공간적 한계,

그 벽을 보며 연속되는 고민의 탈출로써

자신의 뒤를 끊어내야 한다.

벽을 보고 수행한다는게 의미하는 건

결국 단절이라는 것, 그리고 단칼에 끊어내야 한다는 것.


몇일 전 우연히 달마가 등장한 에피소드를 

다른 책에서도 읽게 됐다.

별거 아닌 얘기지만 달마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이런 식이기에 나쁘진 않은 연결로써 소개해 본다.


서역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달마의 원래 모습은

모든게 잘 갖춰진 위풍당당한 미남자였다고 하는데

귀신의 장난으로 지금의 달마도에 등장하는

그런 모습의 외모로 바뀌게 됐다고 한다.

달마는 그 상황을 없었던 일마냥 순수히 받아들였고

오히려 수행하는데는 일종의 좋은 조건처럼 받아들였다.

자신의 소중한걸 잃었다거나 

악의적 공격을 받았다고 느낀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별 영향없는 변화이며

되려 내려놓고 사는 수행자의 인생으로 보면

적합한 외형을 갖추게 되었다는 식의 

긍적적 사고로 자신의 바뀐 모습을 마주했다는 것.

이 이야기는 김정빈의 '단'이란 책에서 발췌했다.


달마의 어록을 담은 책이라하여

주역 계사전처럼 나열돼 씌여있으려나 싶었는데,

매우 현실적인 글들의 에세이들이라 

한편의 동화같은면서도

자기계발서가 가진 역할로도 다가왔다.

쉽게 잘 풀어내서 그렇지

주제자체는 매우 심층적인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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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지능 - 골드만삭스의 정점을 이끈 CEO가 증명한 압도적 자본 전략
로이드 블랭크파인 지음, 박선영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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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저자 로이드 블랭크파인 자체는 모르더라도

그가 근속한 골드만삭스의 유명세와

생존지능이란 제목 때문에라도

어떤 내용일진 궁금해 질만하지 않을까?


600페이지 조금 넘는 책이 그닥 재미없고

읽어내야만 했다면 부담이었겠는데,

시대순으로 진행되며 흐름을 탄 내용들이고

초반부 성장기와 가정환경을 자세히 다룬 부분들 때문에라도

수월하게 중반까지 달리듯 읽게 된 섬세한 구성이었다.

제3자가 대필해 준 전기문 형식이 아닌

본인이 회고하고 기억해 낸 걸 쓴 회고록 형식이기에 

자세한 기억들과 감정이 생생하게 잘 녹아있었다.


뉴욕의 낙후지역인 동쪽 브루클린 태생이란 그는

금전적으론 풍족하게 누리지 못했지만

정서적으로 온건한 민주당 지지자로 자라났다.

스스로 자신의 이 정치 성향은 책에서 밝혀 놓은 부분.

본인은 지금도 차의 뒷자리 보다는 

운전석 자리가 더 자기자리 같다는 그.

2018년 은퇴 이후 대부분 자기같은 커리어들은

정계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신은 시기도 안맞았고 암투병도 겪었으니

여러모로 그저 완전한 은퇴자의 삶을 이어갔다고도 밝혔다.


공부로 성공하기에 꽤 어려운 환경이었을텐데

말하길 좋아하는것에 비해 언어점수는 낮은 편이었음에도

수학은 특출났었다는 그는 영재수준으로써 대학진학을 꿈꾼다.

예일대 지원에 떨어지고 하버드대에 붙은게 16살.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다른 하버드란 환경은

여러 경험을 가능케한 충분한 반전의 장이 되주었다.

법을 전공했으나 활약하게 된 곳은 골드만삭스의 원자재분야.


시간순서인 책인 200페이지를 넘어설 때쯤 

1991년의 이야기를 지나고 있으니

이 책이 선사하는 시간궤적이 

얼마나 되는지는 짐작 가능하리라고 본다.


경제와 금융얘기로 채워져 있을거 같겠지만

의외로 독자들도 알만한 내용들이 많은 건,


그가 거쳐온 시대상이 골드만삭스 경영의 굴곡과 겹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영국 데일리 미러사의 로버트 맥스웰의 횡령과 부도,

2001년 바로 옆에서 경험한 9,11 테러(본인의 암발병과 관계정도 상상),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베어스턴스도 등장),

2015년 터진 존 로우의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 유용사건 등


한국에선 외신으로도 접했을 수많은 사고들이 

저자가 겪은 일들의 배경이 됐기 때문같다.

제3자들이야 그냥 벌어진 일을 듣는 수준이거나

일부 간접영향을 체험한 정도의 얘기겠으나

저자는 본인 업무로써 직접 연관있던 사건이자 시간이었다.


저자의 정직성을 남다르게 본 일화가 있는데 로버트 맥스웰 사건.


유명인이었던 이 사람이 어느 날 바다 위 요트에서 실종된 후 

나채로 사망한채 바다에서 발견됐으며

동시에 그가 저지를 비리가 같이 부각된 사건이었다.

자살이냐 타살이냐의 여부는 지금도 회자되는 인물.

골드만삭스의 고객이었고 자사가 입주한 건물의 소유주이기도 했다고.

저자의 큰 고객이자 탄탄한 지명도를 자랑했던 맥스웰을

당시엔 이정도로 회사에 위험인물이 될거란 생각은 못했음을 회고한다.

돈을 우회해 입금해 달라는 걸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인지했지만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니었고 그걸 문제삼을 정도로 

서로 신용없는 관계가 아니라 판단하던 시기.

사건이 벌어지고 조사를 받을 때 저자의 심정은

그냥 누군가 다 본인 책임이냐고 물었다면

그렇다고 해버리고 싶었다고 할만큼 자괴감이 컸다고 전한다.

그 일로 본인포함 중역들이 회사에 끼친 손해를

사비로 일정부분 배상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존 로우의 이야기는 이 책 전에 화려한 연예편력 때문에

가십거리로 한번쯤 봤던 기억은 나는데,

그가 제작지원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착복한 부정한 돈의 일부로 제작됐다는 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


의외로 이런저런 세계적 사건들과 엮여

짧은 역사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2015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완전한 휴식상태로써의 현재가 된 로이드.

재직시절엔 2주이상 쉬어본 적 없고

쉬는 기간에도 계속 걸려오는 전화들로

일하는 것과 진배 없었다는 오랜 생활패턴을 뒤로 하고

진짜 휴식을 취하게 되니 왠지 미안함을 느낀다는 그다.

일에 치어 살던 사람에게 휴식은 일종의 죄책감이 되는 듯.


두꺼운 책임에도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건

솔직한 내용들과 맞물린 시간들 때문같다.

입지전적이라고 본인 입으론 말 안하지만

그런 부분보다는 자신을 확 바꿔준 학창시절을 회고하며 

더 그 혜택을 현명하게 누리지 못한

젊은 시절의 자신의 소심함은 후회한다는 그이기도 하다.

남의 인생이지만 이렇게 제3자도 공감할 부분은 많다.

딱 아쉬워 할 부분만 잠깐 아쉬워하고

다시 현실을 살아낸 워커홀릭이 이 정도니

일반사람들은 더 많은 아쉬움을 

안고 살아야 되나도 싶기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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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친구 관계 - 뇌과학이 알려 주는 사회성 발달의 황금 법칙
김붕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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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교정사항, 보호자의 리드역할, 아이의 발달과정 속 모습들은

일상적으로 마주칠 평범한 상황들이자 성장의 기회.

아이 대신 이걸 읽는 어른들에겐 

한편으론 과거의 자신으로 회귀시키는 내용들이기도 하고.


먼저 '사회성'을 알아보자.


언젠가 먼 지인이 누군가의 행동을 

무심코 사회성이 높다고 해석하는 걸 보면서,

뭘 보고 그리 말한 줄은 알겠는데 

그게 사회성이 맞는지는 잘 동의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잘 웃고 먼저 다가가고,

비위 맞추듯 상대에게 말 걸줄 알고,

상황 안 맞지만 그냥 듣고싶은 말 정도는 할 줄 아는 어떤 모습들.


이걸 사회성이라 부르는 경우도 많음엔 공감했지만

사회성이 바로 이거라고 인정하기엔 의구심이 일었다.

그래서 좀 찾아봤는데 당시엔 적당한 결론을 못내렸다.

아이의 발달과정 중 사회성 항목이 있다는게 생각나서

아동교육쪽에 맞춰도 찾아봤지만 적당한 내용은 없었다.


찾아진 내용 중에 사회성 항목들 자체가 없던건 아니었지만

앞선 그 사람의 정의만큼이나 완전한 공감엔 못 이르렀다.

그러다 사회성의 정의를 이 책에서 

이렇게 내용 중 하나로 만나게 된 것이다.


일단, 아이들과 주도해서 노는 아이의 모습도 사회성은 아니라 묘사했다.

엄밀히 말해 이는 자기주장이 세고, 자신의 욕구가 강한 것이라고.

엇나가면 움츠러들다 결국 자기 욕구대로 안 움직여주는 상대를

모함하거나 따돌릴 줄도 아는 성품이 되기도 한단다.

되려 이런 기질은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동등한 관계맺기를 어렵고 타인이 맞춰주길 기대하는 만족성향임.

거기에 외향적인 아이는 당연 사회성이 좋은 것이고

내성적인 아인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편견.

단순 친구 사귀는 범위와 스킬차이 정도의 차이로만 판단한다.


그렇다면 진짜 "사회성이 좋다"의 정의는 책에서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건강하고 동등한 관계를 맺을 줄 아는 것'


위에 인용한 이 부분을 읽을 때 

그래 이거다란 생각도 들었지만,

일반적으론 자기 의견표출이 분명한 건

자기소신이 강한 것 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고 느껴졌는데,

이는 어쩌면 나 스스로도 사회성의 정의를

제대로 정의 내리며 살아오지 못했다는 증거같기도 했다.


귀 기울이거나 동등한 관계맺기 부분은 

이타적으로 느껴지고 사회성에 필수요소 같았지만,

의견표현을 제대로 한다는 상대를 둔 상태에서의 모습은

마치 자신만을 우선시 한 가치관처럼 보였으니까.


그러나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니 결국 맞는 말이었다.

상대에게 불복하고 자신의 의견을 맞추는 걸

반대로 사회성으로 이해하긴 쉽지만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밝힐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이 갖춰진 상태가 균형을 맞춘다는 뜻 같아서.

즉,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란 말처럼,

올바른 사회성이 장착된 관계란 

관계의 작용 반작용도 감수할 수 있는

내구력이 필요한 능력이라 느껴졌기에.


여기에 덧붙여 자존감의 정의도 들여다 보겠다.


자신을 소중한 사람으로 인지하지만

이는 자신이 잘났다는 단순한 뜻은 아니다.

자신이 소중하기에 스스로를 함부로 망가뜨리지 않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대화를 우선시 하며,

실수를 해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거나 핑계대지 않으며,

숨기지 않고 실수를 만회하려 노력할 줄도 아는 것, 그게 자존감.


반대로 자존감이 낮다면

자신은 아무리 해도 안된다고 위축되기 쉬운데

이걸 보상받기 위해 약자로 생각되는 이는

괴롭히며 군림하려 들기도 한다.


사회성 개념보다는 좀더 이해도 쉽고 피부로 잘 와닿는다.

동시에 자존감엔 책임감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음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이해해 본 대목이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선 마음 한편이 좀 무거웠다.

나 자신은 그냥 살았는데 아이에겐 교육이란 이름으로

지름길이자 등대로써 뭔가를 주입시킨다는 느낌도 들어서.


그러나 모든게 때가 있고 그게 적절히 행해지면

일종의 행운이자 무의식처럼 작용할 내적 자산임도 이해됐다.


김붕년 교수의 책은 언제나 실망을 주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신뢰가 가는 책과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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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보는 변호사 - 전직 검사가 법전 대신 만세력부터 펼친 이유
안종오 지음 / 노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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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읽다가 한참 모셔두고 또다시 읽기를 몇번 반복했다.

때론 같은 부분을 몇번 읽게 되기도 했는데

감정에 따라선 비록 같은 내용일지라도 

읽을 때마다 단순한 문장들마저 다르게 읽게 되는

묘한 구석이 있던 책이었다. 


변호사가 사주를 볼 줄 안다고 해야할지 아님 

사주를 잘 아는데 변호사라 불러야 할지부터

내게 선택권은 없지만, 난 그가 사주를 읽어내는데

법조경력이 큰 몫을 했으리라 느낌은 가져본다.


어찌보면 연습문제를 먼저 풀어본 이가

거꾸로 해당 공식을 외워나가게 된 경우로 

그만의 사주공부를 비유하면 어떨까?


토가 4개, 금이 1개, 수가 3개인 사주를 지닌 저자는

자신의 필요한 뚝심마저 자신의 오행적 본성인 토로써 

스스로는 고집이라 표현하고 싶은듯 한데,

본인이 말한 업상대체로써 삼형살까지 다스리고 잘 살아온 인생이라면

토 과다가 지닌 그 유연함만이 거칠었을 일 대 다자로 부딪히는 

직업적 환경속에서 분명 좋은 능력으로 빛을 발휘했으리라 믿게 된다.


저자 지인과 얽힌 사연을 읽는 중간

진심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예상치 못한 사례라 생각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했다 함'은 아이같은 상대의 조바심에 대해

남자선배가 마치 어머니 같은 포용력을 발휘했고 

친가족 간이 아닌 그것도 남자와 남자 선후배간에 생긴

보기드문 사례 같기도 해서.


다음 날 재판을 앞둔 그 후배는 

저자에게 재판결과의 불안함을 호소하며 

그날 밤 연속 전화를 해왔다.

'처음엔 결과가 어떨지',

다음은 '그래도 안심이 안된다'로,

그러다 마지막엔 구속당할 조짐이라

내일은 아예 불출석 해 '도망가고 싶다'는 결론까지 내비친다.

저자는 이미 니 운이 괜찮으니 잘자고 나가라 연거푸 다독였고

최종에 가선 주역점까지 치며 다시 점검해봐도 괜찮으니

오늘밤 편히 자고 나라라고 다시 말해준 재판 전날의 사연.

이게 불가능한 사연이 아닌건 아는데 

이런 대접을 못받아 본 내 탓도 있는건지 좀 어색하면서도

동시에 이런 선배를 둔 그 후배의 입장은 참 행복해 보였다.


이 사례를 유독 이 책에 실린 

수많은 사례들 중에서 우선 꼽게된 건,

가장 개인적이고 솔직한 에피소드가 아닌가란 점과

단순히 친분 이상의 상황이 벌어진

진심으로 상대의 일에 일심동체처럼 

그 상황을 공감했기에 벌어졌을 따뜻한 사연에 

책의 본내용인 사주란 주제와도 

매우 잘 매칭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

여하튼 이 후배는 말 그대로 자신의 운이 좋아서인지

아님 법리적용상 당연한 결과였던지 간에

집행유예를 받아 구속은 면하게 됐고

저자로써도 다시 한번 사주의 흐름이란 걸

믿게 된 좋은 선례가 되어 준 일이 돼 주었다.


그리고 또하나 '재극인'을 봐보자.

재성이 인성을 극한다는 표현으로

사주용어 중엔 매우 기본적인 내용이다.

근데 이걸 저자의 설명으로 생활속 예로 들으니

고전 속 인성은 문서고 재성은 재물이라는 

고리타분한 1차원적 설명이 매우 현대적으로 와닿게 바뀌고

재극인이 어떻게 부동산 거래에서 

깊게 해석될 요지가 있는지도 명확히 다가온다.


일단, 

재는 재산으로써의 부동산 자체이며, 

인성은 보통 문서라고 보자.

여기서 인성은 문서 중 계약서나 등기부 등본으로 보고.


재극인의 관계를 부동산 거래로 보면

매수자와 매도자 관계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때 부동산도 '재', 등기부도 재산이라 '재'라 치면 

둘다 재일 뿐인 논리를,

가지고 있던 부동산이 문서로 바뀐다는 논리로 엮어

사는 쪽 관점에선 실물이 문서로 바뀌는 

즉 '계약성사'로 받아들여지는 구조이니

재가 인성을 극한다는 재극인이란 말은 부동산 거래가 된다.


그냥 인성을 '문서 잡는다'고 표현하는 사주풀이야 얼마나 많은가?


사주와 얽힌 이야기들지만 글자체로 쉽게 읽을수도 있지만

앞에 부록처럼 실린 대강의 사주 이론이라도 보고 들어간다면

많은 부분들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안 될 것이다.

 

사주가 곁들여졌을 뿐 실린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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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신살도감
애옹희(성민정)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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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신살이라 부르면 생소하지만

도화살, 망신살 이런 것들로 말하면 

꽤나 친근할만한 익숙한 용어들도 많은게 이 신살들이다.

꽤 예전 사주에 관심을 처음 가졌을 때

신살이란 것도 궁금은 해서 

신살만 전문적으로 다룬 책을 간단하게도 읽다가

바로 접었던 2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과거의 언어와 시점으로 된 설명 (와닿지 않음)

둘째,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세상 신살 아닌게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음)


그렇게 잊었던 신살이 다시 보고싶은 주제가 된 건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 때문같다.

사실, 이 재해석된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이해되게 그 옛날 귀신이나 불운의 관점들을

현대적으로 일리있게 풀어낸 작업의 힘이 느껴진다.


영화나 드라마에 '피카레스크'란 용어나

'핍진성'이란 용어가 있는데,


피카레스크란,

어떤 인물이 정형화 되지 않고 흑과 백이 섞인듯한

불운과 행운의 모든 요소를 가진 인물로 그려지는 거.

예를 들면 원빈의 영화 '아저씨' 속

킬러로 등장한 이가 극중 여자아이의 운명은

불쌍하게 여기는 측은지심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 그런거고,


핍진성이란,

허구로 이야기를 창작자가 창조해 낼 때

당연 모든게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그걸 보는 이들로 하여금

몰입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장치로,

거짓이 사실처럼 느껴지며 공감하고 울게 만드는

사실성은 가진 '그럴듯한 거짓말'이어야 한다는 자체.

즉, 거짓에 방점이 찍히지 않고

사실같이 유도하는 장치로써

핍진성이 뉘앙스를 담당하는 것.


신살을 다루지만,

사주란 4개의 기둥 중 하나인 '일주' 60개를 먼저 풀어놓고

그 다음 관련된 스토리처럼 신살들은 등장한다.

사주별로 다 같은 신살인 건 아니지만

신살이 필요한 건 사주가 있기 때문이라

기본은 알고 들어가게 해준다.

거기에 일주별로 MBTI같은 해석을 붙여놓았고.


이들 중 갑진 일주를 보면,

甲辰이란 원뜻은 알 필요없이

갑진이란 물상이 담은 그 자체를 풀이하며,

이 일주만의 내면과 가치관을 보여주고

관련 신살로 현침살, 백호살, 화개살을 보여주는 방식.


갑진일주는,

땅에서 자라는 나무같은 구조의 인간이기에

뿌리있는 시각이 틀처럼 잡혀있을 것이며

사유는 자라는 나무처럼 확장되는 일주라 설명한다.

다만 식물이 땅에서 자랄 때 시간을 요하듯

결과물엔 시간이 당연 필요하고

본인은 과정이 느리게 체감될 순 있으리라 해석해 준다.

그리고 MBTI처럼 매칭되는 다른 일주로써는

잘맞는 건 기사일주고 

잘 안맞는 건 병술일주라 했다.


살들 소개는 그 중 도화살을 봐 보자.

인문적 해석이 돋보이기도 하고

이 책 특성상 불운의 작용보다는

계기의 도구로써 쓰이는 살 이미지를 선호하기에

매우 잘 맞은 해석같아 보인다.


도화살은 잘 쓰이면 사람을 살린다 한다.

이는 외로웠던 사람들에겐

이 기운으로써 타인과 관계를 맺게 되니까.

이로인해 닫혔던 자리가 열리기도 하고.


즉,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고리로써의 구실을 도화살이 한다는 식.

사람과 이어진다는 통로라는 말 앞에

'외로운' 누군가라는 형용사가 붙여지니

도화살의 현대적 해석은 책의 뜻처럼 

많이 귀해지는 기분마저 든다.


보통 고전적 해석 속 '도화살'은

이성을 당기는 매력이나 바람끼 정도로 보는데

이게 어찌 사용되느냐에 따라 

피해를 끼치는 살로써가 아닌

생의 길을 여는 열쇠같이 묘사한 부분.


사주나 신살이란 걸 완전 모르고는 읽고싶지 않은 책이겠으나

일종의 또다른 MBTI나 심리도구로 읽어본다면 어떨까.

참고로 MBTI란 것도 과거 시작은 작업환경 속 인적배치를 위해 

현장에 쓰인 도구지 심리분석 자체로 개발된 도구는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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