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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지능 - 골드만삭스의 정점을 이끈 CEO가 증명한 압도적 자본 전략
로이드 블랭크파인 지음, 박선영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저자 로이드 블랭크파인 자체는 모르더라도
그가 근속한 골드만삭스의 유명세와
생존지능이란 제목 때문에라도
어떤 내용일진 궁금해 질만하지 않을까?
600페이지 조금 넘는 책이 그닥 재미없고
읽어내야만 했다면 부담이었겠는데,
시대순으로 진행되며 흐름을 탄 내용들이고
초반부 성장기와 가정환경을 자세히 다룬 부분들 때문에라도
수월하게 중반까지 달리듯 읽게 된 섬세한 구성이었다.
제3자가 대필해 준 전기문 형식이 아닌
본인이 회고하고 기억해 낸 걸 쓴 회고록 형식이기에
자세한 기억들과 감정이 생생하게 잘 녹아있었다.
뉴욕의 낙후지역인 동쪽 브루클린 태생이란 그는
금전적으론 풍족하게 누리지 못했지만
정서적으로 온건한 민주당 지지자로 자라났다.
스스로 자신의 이 정치 성향은 책에서 밝혀 놓은 부분.
본인은 지금도 차의 뒷자리 보다는
운전석 자리가 더 자기자리 같다는 그.
2018년 은퇴 이후 대부분 자기같은 커리어들은
정계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신은 시기도 안맞았고 암투병도 겪었으니
여러모로 그저 완전한 은퇴자의 삶을 이어갔다고도 밝혔다.
공부로 성공하기에 꽤 어려운 환경이었을텐데
말하길 좋아하는것에 비해 언어점수는 낮은 편이었음에도
수학은 특출났었다는 그는 영재수준으로써 대학진학을 꿈꾼다.
예일대 지원에 떨어지고 하버드대에 붙은게 16살.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다른 하버드란 환경은
여러 경험을 가능케한 충분한 반전의 장이 되주었다.
법을 전공했으나 활약하게 된 곳은 골드만삭스의 원자재분야.
시간순서인 책인 200페이지를 넘어설 때쯤
1991년의 이야기를 지나고 있으니
이 책이 선사하는 시간궤적이
얼마나 되는지는 짐작 가능하리라고 본다.
경제와 금융얘기로 채워져 있을거 같겠지만
의외로 독자들도 알만한 내용들이 많은 건,
그가 거쳐온 시대상이 골드만삭스 경영의 굴곡과 겹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영국 데일리 미러사의 로버트 맥스웰의 횡령과 부도,
2001년 바로 옆에서 경험한 9,11 테러(본인의 암발병과 관계정도 상상),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베어스턴스도 등장),
2015년 터진 존 로우의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1MDB 유용사건 등
한국에선 외신으로도 접했을 수많은 사고들이
저자가 겪은 일들의 배경이 됐기 때문같다.
제3자들이야 그냥 벌어진 일을 듣는 수준이거나
일부 간접영향을 체험한 정도의 얘기겠으나
저자는 본인 업무로써 직접 연관있던 사건이자 시간이었다.
저자의 정직성을 남다르게 본 일화가 있는데 로버트 맥스웰 사건.
유명인이었던 이 사람이 어느 날 바다 위 요트에서 실종된 후
나채로 사망한채 바다에서 발견됐으며
동시에 그가 저지를 비리가 같이 부각된 사건이었다.
자살이냐 타살이냐의 여부는 지금도 회자되는 인물.
골드만삭스의 고객이었고 자사가 입주한 건물의 소유주이기도 했다고.
저자의 큰 고객이자 탄탄한 지명도를 자랑했던 맥스웰을
당시엔 이정도로 회사에 위험인물이 될거란 생각은 못했음을 회고한다.
돈을 우회해 입금해 달라는 걸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인지했지만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니었고 그걸 문제삼을 정도로
서로 신용없는 관계가 아니라 판단하던 시기.
사건이 벌어지고 조사를 받을 때 저자의 심정은
그냥 누군가 다 본인 책임이냐고 물었다면
그렇다고 해버리고 싶었다고 할만큼 자괴감이 컸다고 전한다.
그 일로 본인포함 중역들이 회사에 끼친 손해를
사비로 일정부분 배상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존 로우의 이야기는 이 책 전에 화려한 연예편력 때문에
가십거리로 한번쯤 봤던 기억은 나는데,
그가 제작지원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착복한 부정한 돈의 일부로 제작됐다는 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
의외로 이런저런 세계적 사건들과 엮여
짧은 역사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2015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완전한 휴식상태로써의 현재가 된 로이드.
재직시절엔 2주이상 쉬어본 적 없고
쉬는 기간에도 계속 걸려오는 전화들로
일하는 것과 진배 없었다는 오랜 생활패턴을 뒤로 하고
진짜 휴식을 취하게 되니 왠지 미안함을 느낀다는 그다.
일에 치어 살던 사람에게 휴식은 일종의 죄책감이 되는 듯.
두꺼운 책임에도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건
솔직한 내용들과 맞물린 시간들 때문같다.
입지전적이라고 본인 입으론 말 안하지만
그런 부분보다는 자신을 확 바꿔준 학창시절을 회고하며
더 그 혜택을 현명하게 누리지 못한
젊은 시절의 자신의 소심함은 후회한다는 그이기도 하다.
남의 인생이지만 이렇게 제3자도 공감할 부분은 많다.
딱 아쉬워 할 부분만 잠깐 아쉬워하고
다시 현실을 살아낸 워커홀릭이 이 정도니
일반사람들은 더 많은 아쉬움을
안고 살아야 되나도 싶기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