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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당신만의 타이머가 있다
김명심 지음 / 더로드 / 2021년 8월
평점 :

책을 쓴 저자분은 나이가 상당히 있으시다.
대개의 서평은 나이불문, 성별불문, 직업불문,
존칭은 생략인데 왠지 이 책의 저자 이력을 보다보면
어느 누구에게 보다는 쉽게 그게 되지 않았다.
그러나, 글에 존칭을 빼고 덤덤히 써내려감은
결코 다른 뜻은 아니니 이해하시리라 보며
내가 느낀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많은 이들의 좌절이란,
사실 그 시작은 꿈을 못이뤄서
시작되는 건 아닌거 같다.
오히려, 없는 꿈을 찾아야 해서, 또는
꿈을 찾고 싶은데 스스로 알수가 없어서 생기는
좌절이 많고, 그런데서 좌절은
더 쉽게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꿈은 부모가 찾아주려는 집도 있고
어떤 곳에선 못 이룬 꿈이라 생각되는 걸
대리만족을 찾으려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고.
저자를 보면서 가장 건강하다고 느꼈던 점이
바로 꿈이 있고 지금도 진행중이란 점이었다.
나이와 상관없는 그 도전의식.
본인은 늦은 나이의 도전자체가 극복대상이었지만
못이룬 꿈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원동력이었을거란
반대로의 생각이 더 맞지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언가 이루는 각자의 타이밍 등도 말했지만,
정작 본인의 인생 자체에서
늦은 타이밍이 시작된 모습 자체가
귀감이 되는 부분이 분명 느껴졌다.
빚을 갚기위해 염치없다 생각했지만
안면있는 교회 목사에게 2천만원을 융통했을 때의
절박함이나 미안함의 표현도 다 좋았다.
그녀에게 그때 그 돈은 숨통이었고
어떤 방식이던 개선의 시작이었다.
그냥 소설처럼 그 이후로도 다 잘 됐다는 식의
삶의 드라마틱함과 변화는 없었지만,
그 돈에 관한 짧은 에피소드 속
모와왔던 사모의 비상금이었단
그 2천에 대한 당시의 고맙고 미안함을 읽으면서,
염치과 고마움을 알고 노력을 하는
그 삶 자체가 매우 고귀해 보였다.
에세이이란 장르상 살아온 시간만큼의
차곡차곡 쌓인 여러 사연들이 모여있다.
산후풍이라 보이는 때의 시아버지와의 사연이나,
애완동물 있는 집에선 식사도 안 했다던 저자가
개를 길러보고 고양이를 길러 본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경험 등을 얘기할 땐, 별거 아닌 듯
그 이야기 자체에서 많은 걸 영화처럼 바라봤다.
이름모를 오한 때문에 고생하던 며느리를 위해
시아버지는 90kg 포대 가득 산에서 캔 약초를 담아
한짐 풀어놓고는 폐가 될까봐 길을 재촉해 돌아갔다.
그 후 씻은 듯이 나아버린 저자는,
갑자기 심한 피부병이 생겨 자신을 찾아온
시어머니의 병치례에 정성껏 매진한다.
그 결과 완치됐는 됐고, 이전 상황에서
시아버지가 보였던 자신에 대한 정성에 대한
고마움을 갚을 기회가 우연처럼
빨리 다가왔던 그 때를 회고한다.
또한, 개나 고양이라면 질색하던 그녀가
가게에서 개를 기르다 몇년만에 그 개를 잃고
상심하던 상황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것들,
아무 연고없는 길고양이가 자신 가게의
문을 열어달라 조르고선 눌러앉아
새끼를 6마리나 낳았던 사연 속에서도
자신을 깨닫게 하려는 상황으로 연결해 가는데,
선하려 굳이 노력하진 않았지만
삶을 통해 변모해가는 과정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진
저자의 모든게 독자로써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이른 나이에 남편을 잃었을 시기부터
물을 보고도 불을 보고도 피를 보고도 놀라지 말자는
좌우명 아닌 좌우명 같은 말은 품고 살아왔다는 저자.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을 보면
왜 그러했을까 짐작은 가지만, 타인으로써
그 지나온 하루하루를 다 짐작하긴 어려울 것이다.
읽다보면 사실 가장 놀라운 점은
결코 자신이 밝힌 그 나이대의
감수성이라고 느껴지지 글의 느낌들 때문이다.
내가 느끼는 그녀의 감수성은 딱 그 절반쯤이었달까.
누구보다 깨어있으려는 마음, 젊은 그 감수성.
아마 그 결과는 꼭 있으리라 믿고 싶었다.
재밌고 잘 읽혀지는 에세이로써
추천할 만한 좋은 내용까지, 좋은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