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 -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난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이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평점 :

책의 스타일로 인해
조금씩 메모를 겸하며 읽었는데
생각보다 그 많은 양에 스스로 놀랐다.
껄끄러운 사람들에 대한
심리적 분류를 책으로 옮겨 놓은 내용으로
일반적인 분류보다 훨씬 생활 밀착형이면서
그 분류 사례가 굉장히 세세하다.
그걸, 체계도처럼 정리해 본다면
그 가짓수는 50개는 넘지 않을까도 싶다.
물론, 실제 세어본다면 이보다 적을 수도
아님 오히려 이상일지도 모르겠으나,
표면상만으로도 분명 많았다.
그런데, 분류가 많고 세세하면 좋은 걸텐데
이상하게 그리 편하지 않았다.
그 이유라면, 책이 구사하는 화법이
모든 성격들의 장단점을 바라볼 때,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되는
역발상의 구성이 많이 느껴졌기 때문 같다.
맞는 말 같지만 그 결론에선 마치
도덕경 같은 느낌을 받는 듯도 했다.
그래서 어찌 해야하는 가란 답에
또다른 선문답이 찾아오는 듯도 한.
이 책을 사전처럼 애용하고
당해 문제에 대한 문제점을 찾는덴
좋은 가이드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두루 거시적인 안목에선
회의감이 드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보여졌다.
책의 다양한 내용들 중,
가장 언급해 볼만한 내용이라 생각되는
몇개를 추려보자면,
타인에겐 민폐지만 자신에게는 무기란 챕터에서,
개선해보자는 의도에서 행하는
지적은 어떤 식으로던 절대 금물로써,
상대의 무의식 속 컴플렉스 자극해
관계악화나 안좋은 성향부분을
더 강화시킬 수 있음에 주의를 준다.
자기모니터링이 떨어지는 문제는
책 후반부에 나오는 챕터지만,
매우 초반부에 해당하는 착한 듯
눈치 없어 그 순수함에 피곤하다는 표현과
잘 매칭될 부분으로도 읽혀졌다.
이 밖에도
말하는 의도를 잘 알아듣질 못해
상대로 하여금 힘들게 하는 사례들도
이와 유사한 연결이 있게 봤고,
커뮤니케이션 속 공감능력 부족도
크게 연결성이 있어보였다.
쉽게 말하면 눈치에 해당하는 집합들 같았다.
누구는 눈치가 빨라서
누구는 눈치가 느려서 서로서로에게 민폐일 것.
묵언은 아니지만 겉만 달변이 주는
상대를 향한 고문도 유의해 볼 만한 구성이었다.
독일심리학자 슈프링거의
인생을 바라보는 6가지 가치는,
이 책의 내용들은 가장
압축시켜 볼 수 있는 이론 같았는데,
이론형, 정치형, 사회형, 심미형,
경제형, 종교형으로 나뉘는
각각의 단계는 독자가 그 분류를
이해 겸 동참해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이 중 특히 사회형은 개인적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일 수도 있겠으나
책이 날카롭게 파고드는 일부의 지적에
매우 일리가 느껴졌다.
이기적, 중심적 시대에 반대되는
좋은 성향으로 보일 수 있으나,
상황을 정리는 힘이 부족하거나
냉정하게 상대를 보지 않음으로 인해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맹점을 꼽았다.
요즘 사회에 벌어지는 상당히 많은 이슈들이
이 부분과 매칭시켜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문제를 제기하거나 큰 이슈를 형성해 나아가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 결론까지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는 좋은 부분이 분명 있겠으나,
되려 뭔가 작위적인 결과를 향해가는
강렬한 소수만의 의지만 해당되는건 아닌가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이 됐다.
작은 책사이즈가 들기 편했다.
그러면서도 활자가 너무 작을까 걱정했다.
다른 책들 중에, 이와 비슷한 책 사이즈로
너무 작은 활자를 쓴 관계로
매우 답답한 경우가 있어서.
그러나 오히려 이 책은,
자신의 덩치에 비해 큰 활자를 써서
펼쳤을 때 내용을 보기 전부터
그 편안함이 편하게 다가와 좋았다.
다만, 꼭 하나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의역이 지나쳐 보이는 번역부분인데,
예를 들면, 오버를 넘어 육버, 오지게,
고구마 100개 먹은 느낌, 우쭈쭈,
개그를 다큐로 받아치는 사람 등
말뜻은 분명 명확하게 돕는
문맥상 그 유용성은 잘 알겠는데,
느낌만 살리다 원문 속 단어들을
너무 많이 바꿔 버렸다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느낌이다.
일본저자의 책이지만, 등장하는 호텔이름이
신라호텔로 대치된 거 정도는
아무렇지 않을 정도의 의역이 많았으니까.
그간 장르를 불문하고
읽는 책 속 번역문장 느낌이 워낙 이질적일 땐,
원문의 느낌과 대조해 읽을 필요가 있어
원서까지 읽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도 했다.
어째됐건, 원문 뜻을 잘 전달하려는 의도는 좋으나
원문의 윤색이 도를 넘어 각색된 느낌이 될 땐
이또한 진지하게 고려할 사항이라 느낀다.
평소에 폭넓게 알아가던 주제를 다룬
내용의 책인지라 즐겁게 읽었고,
편한 내용의 전달과 분류도 인상깊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