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인사이드 - 스트레스 속에서 나를 지키는 내면검색 매뉴얼
차드 멩 탄 지음, 권오열 옮김, 이시형 감수 / 시공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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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일부개정된 출간된 이 책의

첫출간 된 연도를 보니 2012년인데

그때 언론에 많이 언급됐던게 기억난다. 

저자 이름도 특이해서 더.


명상에 관심이 몰려 났던 기사들이였다기 보다

구글이란 회사, 그리고 그 곳의 책임자격 인물이

회사 내에서 운영할 목적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까지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으로 이해했다.


헌데 당시 난 사고방식이 어렸나보다.


책을 펼쳐보지도 않은 채

그저 한 유명인사가 낸 책이라서

전문분야가 아닌 책을 냈음에도

그 자체로써 희소성을 인정받고 

두루 관심의 대상이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인지나 담긴 수준엔 상관없이

큰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읽을 관심을 두지 않았었고,

그땐 명상을 안했기도 했으니 

여러모로 내 관심밖의 책이었다. 


현명했다면 한번쯤 책을 흝어보기라도 했을텐데.

그래도 명상은 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의 가치는 인정했을 듯.

잘 썼고 좋은 내용을 담았으니.


그 당시 명상을 하진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일부 유명한 명상 전문가들의 책들은 

주기적으로 찾아서 봤던 때라

책의 가치를 알았다면 결코 속단하진 않았을 내용일텐데.


얼마전 다른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 쓴 

심리학에 가까운 '다시 행복을 풀다'란 책을 읽었는데

주제는 다르지만 이 책 또한 

구글 엔지니어가 쓴 공통점이 있다.


주제는 달라도 책의 퀄리티가 높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전문분야에 발휘된 영감이 

다른 관심분야에서도 비슷하게 

역량으로 발휘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붙은 찬사가 머리말에 여럿 실렸다.

일부는 책을 읽다보면 인용된 책들의 저자들이기도 하고

일부는 저자의 지인이라 쓴 글들이다.

진심으로 책의 수준을 인정하는 내용들.  


책에 관해 말하자면 우선, 

명상에 관련해 이처럼 쉽게 쓴 책은 못본거 같다.

정확하게 좌식명상만 다룬 것도 아니고 폭이 넓다.

명상에 관련한 많은 다양한 것들을 

집대성했다고 보면 좋겠다.

글쓴이 본인의 수준을 돋보이려고 

어렵게 쓰거나 돌려 말한 점이 없는 것도 매우 돋보인다.

모두 현대적인 언어로 묘사했고

길게 설명 없이 최소한 설명으로 줄여져 있지만 

페이지수를 채우려 썼다 느껴지는 부실한 내용은 없다.


명상에 관련한 여러 설명들 중에,

자신의 아이가 걸음마를 했던 때를 

명상과 빗대어 표현한 부분을

굉장히 잘 쓴 비유로 읽었다.


어느날 아이가 드디어 3걸음을 걷는 걸 봤는데,

바로 같은 날 6걸음을 성공했고

다음날엔 그 배를 걸었다.

그러다 몇일 내 30걸음을 넘기 시작했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걸음수에 상관없이 걷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것이 명상과 같다고 느꼈다.


어느날 마침내 앉은 자신의 

깊은 곳과 접속할 수 있게 됐고

여타 다른 날과 다른 느낌을 받았지만,

일어서는 순간 남는 건 

마치 아무 것도 없는 느낌인게 명상의 초입.


그러나 결국 아기의 걸음마처럼

3걸음이 6걸음, 그 6걸음이 마침내 30걸음이 되는 순간

그 다음부턴 본능적으로 걷게 되었듯이

명상 또한 그런 루틴을 밟게 되리라는 설명.


저자의 명상포교 목적도 밝혔는데

그것은 '세계평화'다.


명상에 같은 관심사를 두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그가 세계평화를 말할 때 

뜨앗했다고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느낌이 대부분 이해는 되리라 본다.

좋은 말이긴 한데 

뭔가 범위를 넘어서는 

뜬구름 잡는 소원 같기도 하니까.


하지만, 저자는 

개인마다의 명상수련이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 널리 알리고 싶은거고.


12년 첫출간 당시 읽었다면 

지금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거다.


그렇게 놓쳤던 책과 이렇게 

다시 인연이 되어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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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복을 풀다 - 구글X 공학자가 찾아낸 불안을 이기는 행복 코드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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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학문적 기호를 가볍게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공학, 수학, 논리, 과학을 좋아하며 

게다가 성실하기까지 스스로를 평한다.

아버지 또한 유명한 공학자였는데

그 공학이 어떤 엔지니어링을 말하는진 정확히 모르겠으나 

모 가뎃의 집안에 흐르는 지적 수행능력과 

관심있는 공부의 주된 궤적은 분명 공학 같다.


공학...


행복을 말하려는 책에서 

먼저 공학을 말해봐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있다.


사실, 책전반에 행복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도 않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어느 부분을 순서없이 읽더라도

결국 이 모든 걸 하나로 묶는 흐름은

개인의 행복추구 쪽으로 가고있다고 느끼게 된다.

행복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저자 모 가뎃은 심리학자가 아니다.


그저 필요한 심리학 부분을 

자신의 공학적 접근법에 근거하여

자신에게 일어난 아들 알리의 죽음을 모티브로

심리학이 아닌 공학자로써

심리학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마치 프로그래밍 언어로 조립하듯

한땀한땀 엮어낸 게 바로 이 책이다.


비전공자가 쓴 심리학이라서 

신빙성이 떨어지게 느껴질까?


전혀!


오히려 어떤 심리학자나 상담가, 

의사가 쓴 글보다 훨씬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매우 훌륭한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여기서 주의할 건,

그의 논리가 명쾌하고 탁월하다고 해서

그런 뼈대와 박식함으로 인해

심리학적으로 전달되는 그 지식들이 

과연 완전무결하다 할 수 있는가는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는 점 같았다.


내게 판단을 맡겨준다면 

순수하게 난 그의 생각이 옳다고 본다.


프로이트의 이드-자아-초자아 이론을 

교류분석의 부모-어른-아이의 이론과 

빗대어 설명하는 걸 봐도 

이 사람의 심리학적 접근은

단순히 심리학 이론의 짜집기나

지적수행력이 뛰어나서 보일 수 있는

본인의 장점을 이용한 의견표출 정도는 아니다.

맥락있고 근거있는 심리이론의 논조를 확립했다고 느꼈다.


심리학을 자신의 영역으로 가져와

그만의 서술로써 '행복을 풀다'란 책의 

2번째 시리즈까지 낸 사람...


비슷한 제목의 전작 '행복을 풀다'를 먼저 읽어봤다면 

훨씬 평하기가 좋고 정확 할텐데,

일단은 아쉽지만 '다시 행복을 풀다'를 읽은게 다여서

이 책의 범위안에서만 느낀 바를 남길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여러 주제와 키워드들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고방식의 익숙함으로 인한 발생되는

문제의 발단을 스스로 자각해 내라는 부분.


알고 있지만 아는게 아니고

모르는거 같겠지만 사실 안다고 보는 것,

이런 류의 것들이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내적 오류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본다.


논리를 좋아한다는 그가 설명하는

트라우마에 관한 설명도 들어보자.


트라우마를 느끼는 자체에 관해

논리적인 면에서의 접근이란,

스스로 근거없는 환상을 피할 수 있고

뇌가 그걸 믿게 만드는 수준보다 

사실은 자신이 훨씬 안전하다는 걸 

자각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는 것.


즉, 

치유되지 않는 심리적 외상이거나

그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장애라 판단된 경우라도,

그것 자체가 아닌 부차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환자 본인의 상황은 실은 안전하다 봐야한다는 사실.


두렵게 하는 대상이 있다는 사실에 촛점을 두지 말고,

자신 스스로가 두렵게 하는 대상을 생각하는데

현재 뇌를 극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본질 자체가

그런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수 있는

지금 여기에 있는 당신은

충분히 안전하다는 분명한 증거라는 것.


굉장히 심리학스러운 이야기를 하는듯 하지만

논리적인 관점으로 그만의 방법을 구사하며,

의학적이거나 심리적인 부분으로써 보단

논리적 구조가 그걸 뛰어넘기에 공감을 주고 있다.


이걸 내 식대로 바꿔 본다면,

한국식으로 바꿔 본다면, 


과하게 자신의 안위에 매몰되어

실제 발생될 경우의 수보다 

훨씬 부정적인 측면에 많은 비중을 두어

자신을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 같았다.


더 나아가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건 인간본능이긴 하나

인간이라면 어떤 식으로던

비슷한 생물학적 죽음을 맞는단 결론을 생각할 때,

마치 어떤 무형의 힘이 안좋게 작용해

자신에게 해가 될까봐 걱정하는 건

트라우마로 포장된 자신의 안위를 향한

너무나 끔직이 보호되고 싶어하는

일종의 신념과 다를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모 가뎃의 논리라면 말이다.


저자는 또한 불행한 사람은

다음 3가지 A들 중 하나로 

삶에 적응한 사람이라고 보기도 한다.


혐오(Aversion)

애착(Attachment)

만연한 불만(All pervasive dissatisfaction)


그 중 애착에 관해서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 안에서나 

연인관계 등에서 보이는 애착보다는

폭넓게 인간의 소유욕과 연결시켜 이야기 했다.

집착을 버리고 실제 소유한 것들과 결별할 수 있어야

빈 공간이 주는 상황하에서 치유될 수 있다는 것.


끊임없는 생각의 되풀이에 관해서는

굳이 반추(rumination)이란 용어보다는

강박적 되새김(obsessive rumination)이란 

번역된 글을 읽음으로써

영어원문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고 본다.


소개된 모 가댓의 책 전부를 번역한 이가 동일인인데

저자의 책과 철학에 관한 이해도가 돋보이는 부분이라 느꼈다.

giving도 "배풂"이란 속깊은 느낌으로 번역한 그. 


그렇다면 정작 저자 모 가뎃 본인은 행복한건가?


자신의 소중한 아들 '알리'를 잃고

팔자에 없었을지 모를 

이런 책과 이론들을 성립했지만

그의 삶은 과연 어떨까?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마디로

수용과 전념, 이 두단어로 이해시켰다.


수용과 전념은 다른 단어지만

모 가뎃은 수용 뒤 그를 따르는 행위 자체를

전념(commitment)로 연관지어 설명했다.


아들을 잃었음을 돌이킬 수 없다고 수용했지만

거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게 하나 더 남았다.

그건 아이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것.

그것에는 '전념'할 수 있다는 일종의 현실 속 실천.


그에게 이 책과 관련된 시작은 

결국 아들 알리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좀더 넓게 그를 보고 우리를 보면

누구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안고 살아가니

그만의 슬픔 또한 그만의 특별한 아픔은 아니다.

또 모 가뎃이 죽고 우리가 죽는다면

남겨진 누군가는 모 가뎃이 느꼈던 

그런 비통함을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아이를 잃은 부성의 심정을 주로 많이 넣었을 거 같았지만

자신의 한풀이가 아닌 깊은 사색을 느낄 수 있도록

훨씬 고결한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이 배웠고 감사했다.

힘든 상황하에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 

그 결과물을 공유한 성실함에 또한 감사한다.


난 모르지만 그의 아들 알리에게도 감사했다.


아들 알리는 생전에 나이에 비해 꽤 성숙했던듯 하다.

마치, 어린 나이에 성밖을 나와 중생의 고통을 보며 괴로워하던

석가모니의 왕자시절을 보는 듯한 비슷한 사례들도 있었다.


아들이 떠난 후 아내는 아들의 소지품 전부를

알리를 소중히 생각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알리가 소유했던 책이 사라지고 

생전의 옷들과 물건들이 사라지면서

저자는 그런 아내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다시 한번 의료사고로 떠난 알리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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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포스터 심리학 -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신감 회복훈련
질 스토다드 지음, 이은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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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다가 자꾸 멈칫하게 됐었다.


와 닿는게 많다 보니,

그냥 맹목적으로 읽기 보다는

잠깐씩 멈추더라도

등장한 용어의 명확한 뜻이나

참고 문헌의 등을 살펴보느라 짬을 냈다.


책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읽는 그 자체로는

일관되게 쭉쭉 치고나가듯 읽으면 될 정도.


위와 같은 상황들 때문에 좀더 시간이 걸렸을 뿐,

오히려 재밌고 눈을 사로잡는 내용들이 많아

읽는 맛도 무척이나 좋은 책이었다.


쉬웠던 내용들 예를 들어보자면,

저자의 카타르시스용 도구로

영화 '말리와 나'가 나왔을 땐

아는 영화라 쉽게 이해도 됐고,

많이 선호하진 않지만

눈길을 끌 소재들로 많은 책을 써온 

브레네 브라운을 저자의 느낌대로 

설명하고 인용할 땐,

아는 작가라 그 의도도 잘 이해됐다.

한편, 저자와 같은 업계 종사자로써

그녀에게 배울 점이 무언인지까지 바라보며

임포스터 책내용에 필요부분을 발췌해

자신의 관심사와 본문내용을 연결해 냈다는 점도 

쉽지만 흥미있게 읽은 내용들이었다.


임포스터...


사전을 찾아보면 '사기꾼'으로 번역될 테지만,

심리학적 의미로 이 용어를 알아보면


'자신의 정체성에 자신이 없어

스스로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고,

그렇기에 자신을 일종의 사기꾼처럼 느끼며 

타인의 평가를 염려하는 증후군'을 뜻한다.


허나 주의할 건,

임포스터다운 성향을 보인다는 게

관련 증후군 있어서 일수도 있지만,

여러 다른 원인도 있을수 있으니

단순히 임포스터 기질을 보인다고 

특정짓지 말것을 언급했다는 점.


이 책을 다 읽고

임포스터가 된 그 책임소재를 한번 논하게 된다면,

임포스터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가 처한 불합리한 성장배경이 문제라 느껴질 수 있다.


아...성장환경...


심리학이 문제의 대부분을 성장환경으로 풀어가듯

저자 또한 임포스터와 관련해

이런 바꿀 수 없는 부분을 알 것을 강조하지만,

변화여부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런 과거는 손댈 수 없으니 

한계가 있음을 꼭 인식만 할 것을 당부한다.


모든 사람들의 환경을 표본조사해 볼 순 없으니

책이 지나가듯 말한 결과치를 놓고 역산해보면

10명 중 3명은 임포스터이고

그렇기에 가정환경의 30%는 

임포스터로 살아갈 인생을 만들어내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단 추정을 해볼 수 있었다.


찾아봤던 용어 중에 '비수인적 환경'이란게 있다.

영어로는 'Invalidating environment'.


invalidation은 다른 자료 때문에 봤을 땐

약간 다른 뜻으로 다가왔던 단어였고

당시 정확한 뜻 보다는

한국식으론 한단어로 찾기 힘든 단어인게 먼저 느껴졌다.

근데 이게 형용사로 쓰인 심리용어로 접하니

확 다가오는 뜻풀이가 있기에  도움이 됐다.


명쾌한 뜻이 아닌 내가 받아들인 뉘앙스는

'이해받고 싶지만 이해해주지 않는 품성,

자기는 받아들여지길 원하면서

상대방의 고충을 이해하는데는 

매우 인색하거나 무관심'의 뜻이었는데,

'비수인성 환경' 속 파생어로 쓰임을 보니

비슷해도 더 이해도가 높은 함축성이 있었다.


'비수인성 환경'이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반응이 무시되며

수용되지 못하는 환경을 뜻함이었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일종의 '소외'...

어른이건 아이건 다 해당할 수 있을 환경은 아닐지.


invalidation과 관련해 '비수인성 환경'과 같이 놓고 보면

더 이해되고 오래 남을 것 같아 설명이 길어졌다.


'임포스터'는 진짜 사기꾼으로써의 

해로운 특성을 가졌다기 보다는

오히려 이타적인 성향에 가까웠다.


스스로 잘해왔고 애쓰며 살았음에도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이상으로 약해,

불안과 자기학대적인 면모가 있고

의외로 반전을 불러오고 싶은 의욕 때문에

수시로 과로할 수 있는 성향일 수 있었다.


또한, 불안과 회피는 한쌍이기에

회피에 관련한 이론설명도 책엔 등장한다.


결국, 임포스터란

자신의 인생에 주는 피해가 가장 크고

그런 자신의 인생 전체만을 볼 땐

회피로 인한 2차적 피해 또한 매우 크다.


책초반, 저자는

심리학계가 그동안 바뀐 사조를 반영하지 않고

감정조절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 

생각과 감정을 바꾸라는 푸시를 사용하는 건 

현대에 와서는 더이상 맞지 않으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뜻밖의 조언도 해온다.


성격을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은 

일관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생각과 감정에 관해서는 가역적이라 말해 왔는데

저자의 전문가로써의 설명은 

이 부분에서 많은 책과는 달랐고

그래서 더 중요해 보였다.


결과적으로 임포스터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저마다의 사유를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은 임포스터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핵심 신념(core belief)으로써 우선 옳지 않고,

심리적 유연성(psychological flexibility)만이 

좋지 못함 성향의 해법이라고 단적으로 얘기한다.


즉, 생각과 감정에 주목하지 말고

심리적 유연성을 기르는데 일생을 바쳐야 한다는 결론.


좋은 내용이었다.

한편, 생각을 바꿔보면

모든 가정에 적용될 만한 내용이라고도 느꼈다.

임포스터가 한명도 없는 환경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가정하에서.


누군가의 책임과 누군가의 회피,

이 둘이 맞물려 

한 가정이 돌아가는 걸 많이 보게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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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이타주의자 - 손해 보는 것 같지만 결국 앞서가는 사람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장혜경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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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제를 보자마자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가 먼저 떠올랐다.

이 책도 그런 류의 책인가 싶게 만드는

너무 선한 이타주의 캠페인 같은 제목 때문에.


헌데 읽어보니 전혀 다른 책이다.


이타주의의 장점을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련된 문제가 생기는 건 뭣 때문인지

어떤 상황에서 딜레마가 생기는지 등

여러가지 이타적인 상황과 아닌 상황들에 대해

왜 그런 성향이 발동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과 섬세한 관찰이 담겨있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기브 앤 테이크'도 좋은 책이지만

굳이 고르자면 이 책이 이타주의를 알아보고자 할 때

더 현명함으로 다가올 책 같았다.


다음은 책에 포함된 한가지 사례로써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식 행동발현에 관해

환경과 동료의식 등이 미치는 실험이야기다.


1900년대 초,

터키의 한 소년이 겪은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침략한 그리스 군대는 터키인들을 세워놓고

믿는 신을 부정하도록 종용하고 

안하면 즉결처형을 감행했다.

하나둘씩 소년의 앞에 선 사람들이 죽어 나갔는데

딱 소년의 차례에 와서 그 모든게 멈췄다.

본인도 이유는 모른다, 그저 행운이었는지도.


어릴적 이런 경험은 

그를 심리학을 연구하도록 만들었고

처음엔 독일로 가고자 했으나 

한창 나치 지배하에 있던 독일은

그런 공부할 여건을 제공해 주지 못해

미국으로 건너가 하고싶은 공부와 연구를 시작했다.


그가 한 연구는 단순했다.


기질적으로 호전적이지도 이타적이지도 않은

아주 평범한 10대 소년들 20명 정도를 모아

임시 캠프로 데려가 2개팀으로 나눈 후

그들이 보인 행동을 관찰만 하는 실험.


방울뱀팀과 독수리팀 이렇게 2개의 팀으로 나눈 뒤

실험진행자들은 그들의 관찰자로 신분을 숨긴 뒤

그들이 속한 각팀의 변화와 특징을 지근거리에서 관찰했다.


매우 놀라운 점은,

어떤 외부적 요인 없이 각 팀 모두가 비슷하게 

호전적이면서 팀끼리 뭉치는 모습을 보인 것.

그것도 아주 초반부터.


처음엔 같은 팀 약자에게도 

힘의 논리상 매우 비관용적이었으나,

다른 팀을 의식함이 커가면서

약자에게 강자인 팀원인 자신의 장점인

수영을 가르쳐주며 배움을 나누고

성장을 이끄는 모습도 모였다.

이는 이타적인 대표적인 행동의 사례다.


반면, 

두 팀이 비슷하게 보인 행동으로는

서로 상대방의 팀을 비방하고

인식할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땐

응원전이 격돌하듯 정도가 알아서들 강해졌다.

팀들끼리 그냥 신경전에서 끝나지 않았고

서로가 서로의 진영에 몰래 잠입해

사기를 꺾을만한 행동을 하는 등

동일한 적대적 태도도 보였다.


이 실험의 결과가 중요한 건,

팀간의 호전적인 모습이 저절로 생겨났다는 점과

자기편에게만 발휘되는 특별한 이타심도

너무도 저절로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호혜로운 이타심이 아닌

배타적이고 좁은 의미의 이타심의 사례다.


어떤 모습도 누구의 선동으로 시작한게 아니었고

교육을 받았거나 규칙이 있지도 않았다.


그저 생면부지의 소년들이 팀으로 나뉘자 

서로 연대의식을 형성해 이타심을 발휘했고,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한 듯한 행동도

본능처럼 발휘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타주의의 여러 모습을 다루고 있는데

예로 든 이 글은 내 편인 사람들에게 보이는

좁은 테두리에서만 저절로 발휘되는

이타심에 관한 심리를 보여주는 글이었다.


이처럼 이타심이라 보일만한 행동 중엔

모범사례 같은 것만 있는게 아닌

모호하고 애매한 게 있다는 걸 알려주는 설명.

 

저자는 세상이 변해 예전보다

이타심이 인정받기 위해 조성되면 좋을 환경이

훨씬 적은 노력만으로도 가능한 세상이 됐다고 본다.


그렇기에 이기심은 이타심을 더 뛰어넘기가 어렵고

당연 이타적으로 사는게 더 쉬운 세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타심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배신 당할 두려움을 꼽기도 했는데,

아무 조건없이 발휘되야 진정 이타심이라는 건 

결코 아니라는 점도 알려주는 전제조건 중 하나였다.


이 책은 그저 

이타심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책이 아닌

이타심과 관련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모든 상황들을 총체적으로 다룬 책이기에,

앞서 말한 자기 편에게만 이타적이고

타인에겐 극히 이기적인 모습의 이타심도

정리된 이타심들 중 하나에 

당연히 들어갈 수 있을 구성이다.


가볍게 읽으리라 기대없이 시작했는데

필력이 너무 부드럽고 내용 또한 좋은

그저 선함만을 추구하려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어서 흥미로웠다.


수준높은 사고력을 보이는 글들이 많았고

단순함이 아닌 생각할 꺼리를 주는 

내용들이었단 점도 매력적이었다.


마치 NGO같은 느낌의 글들만 

담았을거 같은 책제목이지만,

실제는 상상보단 훨씬 심오해서 좋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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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정렬
사라 워터스 지음, 신예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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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속 소제목들 중 일부에

궁금증이 생겨 읽게 된 책.


사실, 대부분의 책을 

제목보단 목차에 끌려 읽게 되지만,

이 책은 특히나 

심리적 화두들이라고 해야할지

아님 그냥 용어정도라고 해야할지,

독자들도 대강 알고 있을법한 내용들에 대해

책의 한 챕터를 할애할 정도로

저자가 굵직하게 다루고 있음에 과연 

어떤 설명들로써 이 생각들을 

공유해 보고자 했는가가 

일단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책이었다.


책은 두루 넓게 살펴 보면서도

매 주제들마다 허술한 건 없다.

꽤 산박하고 여성스러운 문장들로

저자의 경험과 내담자의의 사연을 잘 매치시켰다.


전문적 용어사용이나 서술들 보다는

쉽게 와닿을 만한 에세이 같은 표현이 많아 

간접적으론 이 책이 잘 읽혀지는 원인 같고.


독특하고 쉽게 와닿던 용어설명 중엔

트라우마를 설명하던 챕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흔히 트라우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도 불리는 이걸

저자는 스스로 언급과 경험 자체를 금기시 하듯

공포스러운 외형이 안에서 스스로 더 자라나게 만드는 

그런 트라우마 형성은 가급적 하지 말라고 권해준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각자가 트라우마로써 받아들이고 힘들어하는

어떤 상황 또는 반복되는 불편함이란,

살아온 인생 안에서 경험했던 온갖 많은 것들이 

외부적으로 측정도구처럼 쓰여

자가 해석시 반영된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


읽었던 책, 봤던 영화 등

평범한 일상 속 이같은 경험들 모두가 발휘돼 

뭔가를 트라우마라 스스로 인식하게 되는데 

일종의 해석장치로 작용된다는 걸 설명하려 했다.


결국 스스로 만들어 놓은

'틀'이 있다는 설명이 아닐까 싶다.


어찌됐건, 

너무 과대포장하는 경향이 없도록

트라우마란 용어에서부터 느껴지는 

왠지모를 거부감부터 가볍게 받아들이는 

각자의 연습이 필요하리란 해석으로 읽힌 부분.


사실, 이 책 전체가

많은 심리적 기재들에 대해

'재정립'을 요하는 부분들이 많다.


처음에도 자아성찰이란 개념성립을 돕기 위해

양동이 3개를 이용해 내면을 상상하는 부분에

쉬운 설명과 관련묘사를 할애하 것도 그 중 하나.


이것은 일종의 마인드풀

즉 서양식 명상을 이해하는 것과 연결되기도 한다.


3개의 양동이는 각각

인지, 감정, 소메틱으로 부르는데,

뒷장에 가면 소메틱은 그냥 '신체'로 번역되어 있어서

소메틱 보다는 신체가 알아듣기 쉬운 단어라 생각되서

이 단어를 신체로 설명해 보겠다.


인지는 자기가 어떤 생각들로

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부분이고,

감정은 말 그대로 감정.

소메틱도 일단 단순히 신체라고 이해하며 출발해 보자. 


이 3가지를 양동이와 묘사한 이유는,

3가지가 담긴 물이 가득찬 양동이가 있고

그것을 휘젖는 상상을 해보기 위해서.


그러게 상상하며 떠올리면

소용돌이 치던 양동이 속 물들도

고요히 물결이 잦아들고,

거기에 담겨 같이 돌던

인지, 감정, 신체에 속하는

특별히 불편히 여겼던 부분들도에 

잔잔한 양동이 속 소용돌이가 멈춰듦과 동시에

바닥으로 가라앉는 상상을 해보도록 한다


저자는 이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면

바로 마음챙김의 정수를 경험한 것이라고도 설명한다.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인생을 풍요롭고 정렬되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을

'호기심'이라고 보고 있는듯 하다.


호기심... 

지금은 어느정도나 내게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되던 부분..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는 책 도처에 많지만

호기심과 연결시킨 가장 감명깊던 부분은

누군가에게 "좀더 얘기 해줄 수 있겠냐"는 

질문을 던져보라는 격려.


의외의 질문이었다.


흔히 답은 자기 안에 있다는 말도 하지만

그것은 본인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답을 찾는 구조이고,

여기서의 질문은 타인으로부터 받은

질문으로 인해 찾게 되는 일종의 교감같은 영감.


혼자서 하건 

남으로부터 질문 때문이건,

결국, 그 두 과정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다는 공통점은 있다.


하지만, 

자문자답과 타인과의 유대감을 통한 영감은

비슷한 듯 다른 루트기에

어쩌면 서로 다른 결과를 낼지도 모르겠다.


상담자라면 으레 내담자에게 

질문으로 생각을 이끌어내는게 기본이고,

저자도 이런 식의 질문을 잘 하는 일반사람이라면

좋은 심리상담가와 같은 자질의 사람이란 얘기도 하고 있지만,

뭣보다 이것이 가장 바람직하게 느껴졌던 건

단순한 질문이 아닌 상대를 향한 

'호기심'의 한 형태라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나 스스로에겐,

누군가에게 이런 적이 있던가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되었다.


남이 아닌 가족 사이에서도 가능할

효율적인 대화법으로도 상상해 보면서,

어쩌면 호기심을 가지며 접근하는 대상이나

당신에 관해 더 들어보겠다는 질문을 던지고픈 대상이

타인의 개념만 있을 뿐

가족을 향한 친절은 예외로 할지 모른다는

우려 아닌 우려가 들기도 했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정신상태이며

불완전한 상황이 반복되는 인생을 산다고 봤다.


그러니 그런 불편함들이 줄 수 있는

변화무쌍한 롤러코스터를 타고 살아감을 이해하며

잘 적응해 살아가라는 주된 설명과 함께,

상대나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주저하지 말고 쓰며 살아가서

가볍게 교류할 수 있는 삶을 살자고 권해온다.


모든 그 자체를 볼 줄 알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속 근력이 키워지길 바라는 

그녀만의 역동적인 글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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