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ㅣ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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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에 주관적 서평을 올립니다]


일단 이 책은 에리히 프롬 책 원문 자체가 아닌

한국저자가 에리히 프롬 책들을 읽고 느낀 바를 쓴 에세이다.

에리히 프롬의 여러 저작들 안에서 좋은 점들을 발견한 저자가

각 책들에서 자신이 느낀 바들에 본인의 철학을 투영해

어떻게 소화했는지를 본인만의 언어로써 소개한

일종의 에리히 프롬에 대한 헌정느낌의 책이라 본다.


여기에 더해 좀더 특별했던 건,

에리히 프롬의 책들은 각권마다 다른 내용들인데

이 책에선 '사랑'이란 공통된 주제로 

에리히 프롬의 모든 책들을 하나의 주제처럼 

서로 비슷한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구성했기에

저자의 그런 발상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독자 각자가 음미해보게 한 부분이었다.


한때 '사랑의 기술'을 진짜 연애나 사랑방식을 알려주는

매우 단순한 책쯤으로 알았다가 놓쳤던 나인데,

실제 그 사랑의 기술을 늦게 읽게 됐을 땐

예상과 달리 내용이 굉장히 방대하고 깊어 놀랐었다.

공감되는 부분들에선 데미안만큼 특별했던 경험도 했고.

관련된 사유들을 더 넓혀보고 싶었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에 

뭔가 더 추가해 읽을게 없을까 고민했다가 선택한 책이다.


이 책엔 사랑을 주제로 여러 이야기가 실려있지만

그냥 순서대로 읽어나가며 나도 모르게 들던 생각은

왠지 불경에서 느껴지는 이타적인 관점측면이

이 책에서도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타인에 의해 영향받아 그 결과로

자신이 이리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게 된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 의한 선택이었고 결정에 의해서였다는 논리.

책 전반적으로 깔린 이런 사랑에 대한 철학들에는

조망적 사고가 깊게 베어있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에리히 프롬의 

'이해는 사랑의 핵심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는

사랑할 수 없다'는 인용구를 전제로

저자가 펼친 해석부분을 보면,


상대가 내게 특별했던 첫이유가 있었고 

그것 때문에 유일무이한 사랑이 시작됐고 커졌다고 느낀다.

이는 원인을 내 선택이 아닌 외부에서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사랑의 정의.

그런 사랑은 어느 순간 그 기존의 빛이 바래버린다.

모든게 변한거 같고 본인 스스로도 변해버린것 처럼 느끼면서.

그러나 사실 변한 건 본인 마음뿐.

못난 짓을 해도 좋았고, 자신과 달라서 좋았던 게

지금은 이해하기 싫어졌을 뿐이다.


완벽했기에 사랑이 시작됐고 가능했던게 아니라

불완전함 까지도 포용했던 때가 있었다는 말.

그 유지의 원천은 바로 이해였으며 

그게 사랑의 기술이라 설명하려는 책.


'왜 이렇지?' 

'내가 예전엔 뭘 못 본거지?' 

'뭘 잘못 판단했던거지?'


이게 진짜 고민이 아니라 

그냥 이해하기가 싫어진 걸 

지금의 원인으로 설명해보려 한다걸 제공해준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건 

그냥 상대를 그 존재자체로 봐주는 것이고,

이해해 준다는 의미 안에는

감정이 아닌 '기술'로써의 사랑이 

같이 담겼다고 느껴지도록 글을 썼다.


개인적으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이 기술이 좋았던 건

사랑의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는 아니었다.

러블리한 내용도 결코 아닌 사랑의 기술이란 책은

굉장히 철학적인 책일 뿐이니까.

정통적인 심리학 내용이고 사랑뿐이 아닌

폭넓은 인간관계 자체를 들여다보고 있어 좋았던 책.


그렇기에 사랑의 기술을 사랑관련 튜터리얼로 보지 않지만,

이 책뿐 아니라 에리히 프롬의 책들 안에서 

사랑이란 주제로 각자의 이해나 욕심이 관여된 

주관성 측면을 사랑완성의 방해물로 해석한 저자의 정서엔 

앞서말한 불경같은 고요함의 정서가 느껴지게 하는 

묘한 부분들이 있는거 같았다.


사랑을 분노나 애착과 연결해 다룬 글들도 있는데

그런 글들에선 누군가를 향한 '기대'라는게

상대에게 잘못 부여한 존재이유고 존재가치로 설명됐다.

그로인한 고통유발 또한 자초한 것이란 설명도.

상대를 인정하게 됐던 건 스스로 성립한 주관때문이니까.

결국 스스로 키워서 벌어진 내적 갈등이란 말.


사랑의 많은 부분들이 타인으로 인해 느껴지는거라 생각하고 산다면

결국 사랑은 실망과 결별로 끝날수 밖에 없을거란 생각도 든다.

  

잘못된 평가기준을 안고 산다면 

언젠가는 사랑했던 타인이 미워질 때가 오고

관계란 얼마나 복잡해질수 있고 방향성을 잃게 될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는 잔잔한 에세이들이다.


에리히 프롬의 책들 중에선 

사랑의 기술이 가장 인상적이었었지만

사랑을 매개로만 종합정리한 이 책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사랑의 기술' 뿐만이 아닌

에리히 프롬의 철학을 고루 접해봤을 저자가

그걸 하나로 묶어볼 수 있을 키워드로

'사랑'을 선택하고 쓴 이 책은

타산지석의 감정으로 자신과 타인을 생각해보게 하는

깨달음의 순간들을 염두하고 쓴듯 하다. 

밖을 좀더 순수함과 만족감으로 바라보고 

이해해 보는데도 도움 되도록 말이다.


순수한 생각들을 정리한 깔끔한 글이라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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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한국의 산나물 50
이상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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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제공한 책 써보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산나물 정보라는 목적성이 뚜렷한 책임에도 

예상못한 서평의 글느낌이 너무 좋았다.

결국 산나물을 언급이지만, 끼어있는 맥락들에

삶과 자연을 의식해 볼 수 있는 저자의 생각들이 많아 

의도치 않게 내 생각이 산기운을 받고 

흡사 정화되는 느낌도 들정도로 좋았다.


몇주 전엔 사두었던 건나물로 반찬을 만들었다.

해봐야지 해봐야지 늦장 부리다 드디어 뜯은 건나물 재료.

생각보다 손이 많이 안 갈거 같았는데

삶고 찬물에 몇시간 식히는 과정까지 필요해 

요리 전부터 들인 시간만으론 공을 들인 반찬만들기가 됐다.


책에선 이런 건나물들을 '묵나물'이라 부른다.

묵이란 뜻이 아마 묵혔다 먹을 수 있게 

데쳐서 가공한 나물이란 뜻을 담았을텐데,

묵나물로 부르는 건 처음 본터라

혹시나 묵나물이란거와 건나물의 차이라도 있어

오독이 될까 나름 신경써서 용어를 다시 살폈기도.

내가 해먹은 나물은 더덕취였는데 책엔 없다.

내가 보고도 혹시 놓친건 아닐까 했는데 이 역시나 없었고.


책엔 50가지의 산나물이 실렸는데

의외로 나물들 이름 중 모르는 이름보다

아는 이름들이 더 많았다.

그만큼 한국사람으로써 나도 이미 봤거나 먹어본 것들이란건데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내가 거쳐온 산나물들에 대해

이 책 내용들이 어느 면에서는 복습처럼도 느껴졌다.


책에 산나물 삽화들이 매 나물들마다

두드러지게 여러장이 실리진 않았다.

그럼에도 몇몇 산나물들은 대표 사진 이외에도

꽃대가 올라있는 모습들이나 

열매같은 사진들도 추가로 실려있는데,

이것들도 대표사진처럼 정보차원에서 올렸겠지만

그냥 먹거리 소개로만 보기에는 

꽃들과 열매일지 모를 그 추가 사진들이 참 이뻤다, 

그 색깔, 모습들 하나하나...


저자는 각 산나물마다의 적당한 채취시기와

생육과정들을 중복되더라도 소개하는데,

그렇기에 계절에 따라 공통적으로 들어둘 말들도 존재한다.


봄나물들을 그냥 생으로 먹기에 적당하나

여름과 가을로 이어지는 기간에 채취한 나물이라면

나름의 독성이 있을 수 있어서 식용으로 먹을 땐 

데쳐서 독성을 빼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단다.

저장 또한 앞서 말한 묵나물의 방법일 땐

살짝 데쳐서 그늘에 말려 보관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게 저장되고

이걸 다시 다시 물에 삶고 담가두면

오히려 원래 가진 향보다 더 진한 느낌도

느낄 수 있다고 전한다.


산나물...이들을 꼭 약용으로 부르거나 먹어야 할까?


어떤 요소들도 그냥 다 몸에는 필요한 것들인데

무엇을 약으로 부르는 건 인간의 기대같아서.

그럼에도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약용이라는 그 말에 더 믿음을 갖고 

먹는 나물에 몸에 좋으리라 의미를 두려는 그런 마음.


실려있는 딱봐도 산나물인 것들과 대비되게

비비추나 원추리는 동네 관상용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식물들.

이미 상식적으로 약용식물인 걸 알고는 있었는데

책에 소개된 이 식물들이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도시속 비비추와 원추리와 동일하며 먹어도 될런지는 살짝 의문.


여러 산나물 중 이름 때문에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던

'풀솜대(지장보살)'이에 관한 내용을 인용해 적어본다.


솜대, 지장보살로 불리는 이 산나물은 

한방에선 사슴이 먹는 약이라 하여 녹약이라고 부르는 약재.

낙엽이 쌓이고 습한 곳에서 자라는 다년생이라고 하니

그말만 들어서는 버섯과 비슷한 환경에서 잘 사는 듯 했다.

옆으로 자라고 줄기는 20~50cm까지 군락을 지어 자란다.

윗쪽이 비스듬이 휘어지고 흰색 꽃도 피는 식물.


잎에 솜털이 달렸다고 해서 솜대라 불리고

보릿고개 때 뿌리로 죽을 쑤어 먹었다고 하여

지장보살(고통에서 구해주는 자비로운 보살)로 불린 식물.

나물의 이름이 지장보살이라니...


처음엔 지장보살이란 이름을 보고 궁금했고 

그 뜻을 읽고나서는 아련했던 식물.

누가 이 나물 하나를 처음 지장보살이라고 불렀을지...


그냥 사전처럼 활용하게 되거나

나물에 관심있는 사람들만

찾아 볼 내용들이겠지 예상하고 접했는데,

식물도감처럼 읽어나가던 어느 순간부턴

동호회라도 따라나서 나도 나물을 직접 캐러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는 건강이나 나물욕심만도 아니다.

그냥 귀한 살아있는 책에서 본 산나물들이

하나하나 귀한 인연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지나치면 풀인데 산나물로 들여다보니

하나하나 다 사람에겐 쓰임이 있는 나물들.

하나가득 뜯어오면 환경 해치는 일이라 

나라차원에선 막기도 한다는 뉴스도 들었다.

그런데도 한번쯤은 가서 직접 보고 싶었다.

그냥 먹기만 하는게 아닌 이 식물들이 사는 그 장소에서.

딸 땐 미안하다고 해야할까, 고맙다고 해야 할까...


그냥 나물이 이상하게 땡기는 요즘이라

필요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던 책인데

머릿말부터 이어지는 내용들까지 

자연의 고마움도 새삼 많이 느끼게 해주고 

현재의 내 식생활도 반성해 보게 한 의미있는 독서였다.

누구라도 아무 목적없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자연속 산나물이라 불리지만 왠지 

알고 싶어질 식물들기도 하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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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심리학 - 복잡한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음의 법칙
장근영 지음 / 빅피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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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제공한 책에 제 주관적 서평을 남깁니다]


'합리적이 되려고 더 노력할수록 비합리적이 되기도 하고, 

도덕적이 되려 노력할수록 오히려 부도덕해지기도 하며,

배려하려 했던 마음이 누군가에겐 오히려 불편함을 낳았고,

남을 도우려다 되려 상처도 입혔다.

노력과 선의만으로는 기대에 합당한 결과를 얻기 어려웠던 순간들.

심리학을 포함한 모든 과학의 목표는

'알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면 대응할 수 있다'는

신념이 깔려있는 분야, 이런 태도로 30년쯤 

심리학으로 세상을 바라봐 온 사람이

스스로는 외면하고 숨겨뒀던 본인의 내면을 탐험했던 것들과

진정한 나를 인정하려 한 노력의 흔적들을 담았다...'


위의 인용하면서 요약해 본 저자의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이미 어느정도는 괜찮은 책이 될거란 인상을 받았다.

본문을 읽으니 과연 그런 느낌은 다 맞았고.


앞서 저자가 꼭 그리 말하진 않았지만

이 짧은 요약된 프롤로그 만으로나

행간에서 느껴져 읽는 바들 만으로도 

한편으로는 책 속의 또다른 책을 읽는 기분을 주던 책.


뭔가 알아냄을 해결책으로 삼는 건 참 단순하지만 본능이다.


저자는 심리학에서 본인이 찾은 순기능적 해결책들도 말했지만

반대로, 이미 겪은 일들에서는

본인이 기대한 순기능적 의도와는 달리

정반대의 결과를 야기하는 모순의 경험들도

있지 않았을까를 독자로써 느껴보며

그가 이해한 심리학을 내것으로 들어봤다.


30년...

이해는 했지만 해결이란 말을 쓰지 않은 

저자의 표현같아 정직해 보였다.

심리학은 해결이 아닌 이해만으로

국한될 수도 있는 학문이니.


이런 프롤로그를 지나 여러 유명 심리이론들을 다루며 

어느 책들보다도 쉽게 이해시켜주는 상식적인 설명들이 참 좋았는데,

그중 자이가르니크 효과는 포괄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완결이 주는 효과나

미완결이 남긴 정신적 부담 모두를 

묘하게 같이 이해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서빙하고 계산하는 한 식당 웨이터가 있다.

그가 맡은 자리의 손님들은 계속 회전뒬 것이다.

매번 정확한 기억력으로 해당 테이블의 

손님들 식사값을 기억해 내고 정산한다.

그러나 새로온 손님이 온 후

앞서 이리 잘 처리됐던 손님들에 대한 기억은?

자이가르니크 이론에 따르면 이는 확실히 소멸된다.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의 기억을 

저자는 이 이론의 또다른 예로 제시하는데,

앞서 이미 계산이 완료된 기억이

웨이터의 기억에서 삭제된 예와는 반대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그 첫사랑의 기억은 

삭제되지 않고 추억처럼 남는다고.


이 이론이 설명됐어야 했던 이유라면 

모든 일들의 완결성이 주는 효과를

후회와 선택의 측면에서 이해해보기 위해서인데,


무엇을 하고자 할 때,

하는 일의 이득이 안했을 때의 손해보다 크거나

했을 때의 이득이 안했을 때의 손해보다 작다면

이를 결정하는데 특별히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그렇기에 고민을 하게 되는건 

이득과 손해 측면에서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하고 싶지 않은 쪽이 더 큰 포지션이라던가

해봤자 큰 이득이 없을 경우 내려야할 선택,

바로 그런 선택을 해야할 때

고민은 시작된다는 질문을 먼저 던지며,

이럴 보편적인 딜레마 상황에서 심리학이라면 

내놓을 수 있는 답은 "해보는 것"으로 낼거라 이야기 해준다.


왜냐하면,

완결성 자체가 마음의 부채를 덜어준다는 관점에서.


해보지 않은 건 계속해 마음의 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고

그런 짐은 병이 되며 새로운게 해볼 의욕이나 여지를 뺐는다.


효율적인 면에서 봤을 때,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저하는 건 어쩔 수 없이 불가피 하지만

그 불가피함을 결정해 스스로 지운 부담에서 벗어나는게

어쨌거나 결과를 떠나 탈출구를 열어준다는 것.

즉, 실행과 포기 모두 완결을 짓는 결심이 될 순 있고.


융의 원형에서 나오는

페르소나와 이야기도 들을만 하다.

누구나 자신의 본모습인 원형을 숨기고 

페르소나란 가면을 쓰고 생활할 때가 많게 된다.

가족으로써의 모습, 

제자로써의 모습, 선생님으로써의 모습, 

남자로써의 모습, 여자로써의 모습 등.

페르소나란 자체만 본다면 이는 거짓된 자기(self)이다.


그 자체가 살아가는데 스스로를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 자체를 완전 벗어던지고 깨야할 

부정적 대상으로만 말하진 않았다.

오히려 어느정도는 그렇게 살아가고

요령껏 받아들인 걸 성숙함이라 불러준다.


그러나 결국 이 페르소나란

어느 순간 견딜수 없는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사실 부정적인 모습으로 일단 마무리 지었다.

어쩌면 결국 거짓은 그만큼 유지하는데 

불필요한 에너지와 고민을 내포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앞선 선택의 문저와도 비슷해 보였다.

여기서도 물론 야기된 부정요소는 불안.


잘 쓴 내용들인데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에세이처럼만 쓴 심리학 책들이 꽤 많지만

심리학 이론들이 내포한 의미를 

꽤나 분명히 전달하면서 쉽기까지한 설명은 

보기 드문데 이 책이 그런 모범을 제시하는 느낌.


약간 상상력을 발휘하며 읽은 부분들이 많았다.

내용은 사실 정확히 그건 아닌데 

발상을 자극하는 저자만의 표현들로 인해서.

한번 더 읽어보려 한다, 좋았던 부분들이 많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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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
대릴 샤프 지음, 고혜경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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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서평은 주관적으로 남깁니다]


'사전'을 한권의 책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도 싶다.

만일 영어사전이나 국어사전식처럼

순수한 찾아보기식 나열뿐이라면

한권의 책으로 읽는 걸 비추하는게 당연하지만,

융의 저작들이나 그냥 심리학적인 컨텐츠들을

심도있게 이해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면

여기에 등장하는 개념어들을 풀이한 이 '사전'은 

한번 읽어 볼만한 한권의 책일 수 있다.


먼저, 국내 융이론 관련 최고 권위자인 

이부영의 책들 중 기초가 되는 저작들 4권을 

다시 읽어봤던 우연이 있었는데,

그 책들마다는 각각의 개념들에 대해 

깊게 다루놓은 책이었다면.

이 책은 융이 잘 쓰고 창조했던 개념들과 

그런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보조로 쓰인

또다른 개념어들까지 용어정리 차원으로 

순수하게 알아볼 수 있는 구성이라서다.


어쩌면 영어식 색인순서인 A부터 Z 순서의 구성임에도

번역과정에서 그 뜻들이 한글화 되면서

우연치 않게 영어식이 한글번역됨으로써

한글로는 랜덤식 설명으로 재배치 된 느낌이 되어버려

매우 추상적인 순서가 됐고 

묘한 읽는 재미도 부여해준다.


또한 편집상 특이점도 말해보자면, 

읽는 중에 매우 길게 몇페이지에 할애된 

특별히 중요하게 언급된 용어들은

처음 목록으로 언급됐을 때만 해당 단어를 쓰고 

뒷장에 쭉 연결해 이어나가는 형식이 아니라

음영처리된 해당용어를 계속 페이지마다 명시해 두어,

자신이 지금 어디를 읽고 있는지 재확인 되고

한권의 사전으로써 불틍정 페이지를 펴더라도

그 페이지에 설명되고 있는 용어가 뭔지

직관적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해둔 구조라

찾아보기용 사전으로써의 충실함도 놓치지 않는다.

내가 편집자였다면 아마 그 정도의 수고는 

안하고 독자에게 미뤘을지도 모를텐데

책을 읽고 활요할 이들을 위해 배치한

배려라 느껴져 고맙고 정성스러웠다.


용어집에 담긴 모든 개념어들을 리뷰할 순 없고

어쩌면 '사전'을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몇몇 용어는 특별히 이 책만의 

색깔 소개차 소개해 보고싶다.

일단 책의 내용 그대로를 인용해 본 후

독자로써 느낀 바를 약간 첨언해보는 식으로.


성찰(Reflection)

:의미탐색을 아우르는 본능을 기반으로,

특정의식 내용에 집중하는 정신활동.


책은 보통 '성찰'을 본능으로 생각하지 않고

의식적인 마음상태로만 연관짓는다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뒤로 굽히다(Reflexio)'란 뜻으로

'자극을 본능적으로 방출하는 반사작용이

정신화(Psychization)에 방해받는 형상'이라 보고,

예측가능한 행동인 강박적 행동(Compulsive act) 대신

어느정도 자유가 나타나는 충동자극(Impulse)에 따른

상대적으론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표현했다.


내가 살짝 앞뒤 문맥을

의미상 이해편하게 편집해 봤다.

책 분량으로는 반페이지도 안되는 이 내용인데

얼핏 읽고 지나가기에 번역상 문맥으로는 

이해가기 힘든 부분이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재해석했던 기록으로도 남겨본다.

이해만 잘 된다면 곱씹어 볼

역발상적 내용이라고도 생각하니까.


어쨌든 일단 성찰이라 함은 

액면 그대로 인식하는게 아닌

속뜻을 간파하는 작업이라 말하는 것.

그러나, 이를 하나 더 뛰어넘은 융은

특별한 노력으로써가 아닌 

'원형'으로 자신이 이미 지닌 걸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만 있다면 얻을 수 있는 

도달이 아닌 느껴봄이 성찰이 아닐까도 싶었고.


그럼에도 심리학식 성찰을 바라보는 관점에선 

스스로 이해해 봄직한 꼬임이 느껴지는데,

융은 한마디로 원형이 방출되는 걸

본인의 정신력이 막고 있는데

이걸 성찰로 어느정도 풀어내는게 

정의처럼 묘사한 거 같은데,

심리학은 오히려 

예측가능이 아닌 예측불가능의 모습으로 

들어나는 걸 성찰로 봤다는 정의일까?


자칫 상식선으로 이해해 온 성찰의 정의와는 

정반대의 이론처럼도 여겨지지만,

원형과 자유의 의미 연계ㅎ 이해하고 바라본다면

번역상 부자연스러움도 이해하기 쉬웠다고 느낀다.


그중 순수한 의미해석을 어렵게 했던 번역된 단어는,

성찰이 정신화를 '방해'한다란 설명 때문인데

여기서의 방해란 오히려 성찰의 역할이 

정신화란 뜻을 깨서 넘어서는 걸 뜻하기에

부정적인 뜻이 먼저 느껴지는

보통의 '방해'라는 느낌에 현혹되진 말아야

성찰의 발휘를 좀더 유의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원형(Archetype)

:인간정신 태초의 구조적 요소들


초자연적(Pshchic)인 측면으로,

매우 강력한 보수주의를 나타내며

본능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아이디어 개념이 아닌

물려받은 아이디어가 방출될 수 있는가란

그 가능성의 문제.

개별적이 아닌 민족 또는 인류 공통적인 요소지만

보편적으로 보여질 순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융은 원형을 '본능적 이미지(Forms)'로 묘사했고

이를 스펙트럼으로 빗대어 설명도 했다.

본능의 역동은 적외선 부분과 같겠고

본능적 이미지는 자외선 부분 같다고.

이는 아마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부분과 

안 보이는 부분이라 설명하려 한듯 하다.

원형적 토대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데

만일 신경증이란 비싼 값을 치를 준비가 되있다면 가능.


앞서 말한 성찰을 이해할 때 나름

원형이론을 나 자체적으로 인용해 봤는데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연결됐던 부분은 아니다.

다만, 독자로써 이 2개의 개념어 부분을 

굳이 연동해 이해해 본 것은

이 두 단어 뿐만이 아닌 다른 개념어들도

융의 학설 내라는 생각으로 읽어나가다 보니

발상차원에서 첨부해 본 것이지

책에 담긴 해설 그대로의 인용은 아니었다.


융은 만다라나 중국의 '주역'까지 여러가지를 찾고

매칭해 보며 스스로 궁금함을 탐구했던 인물로,

본인이 완전히 확립한 학설 자체는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개념어 만으로도 

융 자신의 다양한 사유나 고민방식 자체를

학설처럼 공유한 특별한 분석가가 아니었나 싶다.


개념어 자체만으로는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 같지만

설명으로 듣다보면 융이 추구한 사고방향이

어렴풋이 하나로 연결되는 기분도 든다.


사전형식이라지만 하나의 맥락을 가진 책으로 읽어봐도 

그리 손색없는 느낌을 느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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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태스크포스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황수빈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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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작가는 시작과 끝을 소설 작법상 

발전하게 될 주인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미에 적었다.

단순히 좀비이야기가 아닌 

좀비 때문에 고립된 같은 사무실 내 3명.

그들은 직장내 상하관계로 묶여있기에

알고지낸 회사원 3명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는데

좀비가 아닌 사람관계 속 이야기로 읽어봐도

꽤 재밌을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다.


박부장과, 최, 그리고 실제 주인공 김대리는

회의 도중 좀비로 변한 오부장의 들이닥침으로 인해

이유도 모른채 영화에서나 보던 좀비일거라는 판단하에

생존모드에 빠기게 되고 3명은 함께 동고동락하게 된다.


말이 좋아 함께가 된거지,

업무적으로 얽혀 지내는 것만으로도

지긋지긋하던 상대방들이란 존재들.

갑작스런 좀비들 출연에 3명은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는  

한마디로 가족과 같은 상황으로 

생활방식이 확대변형된 셈이니,

소설이지만 참 이들의 고행시작은

좀비 뿐이 아닌 사람 때문으로도 

봐야할 근거가 충분한 이야기로 흐른다.


좀비들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니

당연히 살아남는 이야기가 등장할 수 밖에 없지만,

의외로 같이 모여있게 된 이 세 사람들끼리의 갈등이 

책의 중반까지는 주를 이룬다.

김대리를 중심으로 묘사된 부분은

더 많은 건 그가 가장 중간적 입장이면서

상식이 통하는 무색무취한 사람이기 때문인거 같다.


거기에, 

스스로도 의외같다 느끼며 읽은 건

바로 이 3명에 대한 이야기들 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를 끌만한 스토리였고,

좀비로 인한 스토리들이 예상보다

덜 끔찍하게 등장하고 있는 소설 분위기 때문.


당연히 좀비 이야기가 더 재밌고 중심이 될것 같지만

이 3명의 생존을 쫓다 보면 좀비는 조연이지 

살아있는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실제 핵심 이야기 같다는 기분을 들게 한다. 

좀비 세상속 누군가의 일기를

소설처럼 읽는 기분이랄까.


군대라면 부대안에서나 고참이지

나가서나 고참이냐라는 말이 있는것 처럼,

붕괴된 회사 안에서는 

끝까지 회사 서열이 유지되는 설정도 특이했다.

회사내 서열관계가 3명만 남게 된 상황에서도 유지되며

매일 자기들끼리 평소처럼 회의를 하고

직위 그대로 부장과 대리가 존재하는 

망가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그들이 직장이었단 그곳...


민폐 캐릭터인 최는 

평소라면 쓸모없게 느껴지던 모습들이

국가 재난상황이 되자 가장 MZ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울 상황들을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관련 소식들을 취합하고 

대비하기 위해 각종 자료들을 

누구보다 가장 손쉽고 빠르게 조달해오는 인물이 되니까.

하지만, 이런 인정도 금방 사라지고 마는 건

인터넷도 더이상 터지지 않게 되고

전기도 정상공급 되지않는 상황이 되버려서다.

어두워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는

그냥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가

태초의 인간생활 패턴으로 하루를 보내는 그들.


예전 유아인이 나왔던 '살아있다'란 영화처럼

책에서는 김대리쪽 사람들이 있는 건물 근처옥상엔

닥터 윤이라는 인물이 포착된다.

반대편 건물 옥상에서 박신혜처럼 

생존해 있는 걸로 나오는 먼 거리의 사람으로써.

뭔가 이어질 대상처럼 기대가 되게 만들며 등장하지만

책은 계속 닥터윤과 이들의 이야기를 연결시키지 않다가

말미에서 김대리의 생존에 지대한 역할을 한

닥터 윤의 "호의"가 등장하게 되면서

책의 결말은 마무리하는데도 일조한다.


책에서 나오는 좀비사태 정도라면

브레드 피트의 월드워Z 같은 세상보다는

훨씬 오래 생존할수 있을거 같고 

나름 의지가 꺾기지 않은채

삶을 살아낼 수 있겠다란 상상도 해보게 되던 

나름 어둡지만은 않던 스토리 같다.


김대리는 자신들만 남게 된 사무실 안을 돌며

그동안 동료였던 사람들의 가방들을 뒤져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는 장면이 있다.


생각보다 다양한 물건들이 나오지만

의외로 김대리가 몰래 챙기기도 했고

있을거라 생각 못했던 물건 중 하나는

신경안정제나 우울증 같은 약들이었다,

왜냐면 이런 약을 먹는지 

알 수 없었던 분위기의 사람들에게서 나온터라.


소소한 클리셰 같지만

작가가 나름 회사원들의 고충들 중 일부를

이렇게 묘사하진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던 장면들이었다.

아무도 모르지만 각자 지니고 살던 

회사내에서의 밝은 모습 뒤의 노력으로써.


좀비를 너무 기대하며 읽기보다는

좀비 안에서 생존하는 보통사람들의

현실성 있는 생존기로 읽어보면 더 재밌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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