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사로잡힌 당신에게 -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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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내게 참 어렵다.

똑같은 내용으로 다른 책 2권이 존재할 순 없기에

다른 내용, 다른 스타일임에도

좋아할 만한 흐름으로써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내용을

서로 다른 책들 속에서 찾아내야 하는 거니까.


나는 가토 다이조와 그의 책들을 좋아한다.


워낙 좋아하는 저자라

그의 예전 작품들까지 찾아 읽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걸 다른 그의 책 서평에도 썼던게 기억난다.


그의 옛날 책들의 내용들은 

근래에 나온 그의 책들에 비하면 참 부족했다.

지금 90에 가까운 가토 다이조는

40대 까진 지금같은 내용의 책을 써내지 못했다.


그러다 고군분투 끝에 결국

자기가 가진 문제점을 찾고 발견하기도 했지만

타인에게 스스로를 설명해내는 실력 상승된게

이후 발전한 내용으로 느껴지는 

그의 책을 느끼게 만들었다고 이해된다.


이 책은 원래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라는 제목으로

10년 전쯤에 소개됐던 책으로써,

이번에 바뀐 '불안에 사로잡힌 당신에게'란 제목도 좋지만

예전 그 제목이 훨씬 책의 색깔은 잘 나타낸다고 본다.


책내용과 번역자는 동일하다.

증보된 책은 아니지만

책의 종이무게가 더 가벼워진 느낌도 나고

제목과 함께 표지 그림도 바뀌었다.


내용은 일관된 스토리처럼 흐르지 않고

단편적으로 필요한 심리적 설명들을 열거해 간다.

그럼에도 큰 맥락은 있다, '신경증'이란.


자신이 링컨이라고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

자신이 링컨이 되고 싶다고 하는 사람은 신경증 환자,

자신은 자신 링컨은 링컨이라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라 

요약 설명해 놨는데,

다른 책인 추리소설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에

가치관이 다양해진 세상에서 정의되는 정신적 문제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 부분이 있어 첨부해 본다.


누가 누구를 정상이라 하고 아니라 할 수 있겠냐고 말하며

심각한 연속적 문제를 가진 이유는 '유아성'이라고 지칭하는데,

자기 좋은 것만 알고

때론 잘못된 흥미마저 그런 이유로 안 멈추고

결국 스스로 싫증나 그치기 전까진 

타의에 의해선 결코 멈추질 않는다는 다소 소설적인 설명. 

그렇기에 유아가 아니더라도

성인도 유아처럼 행동이 가능하고

그런 행동들의 연속선상에 연쇄범죄도 

계속 될 수 있다는 책 속 정신과 의사의 설명이 기억난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토 다이조는

애매모호하게 정신적 문제들을 다루거나 설명하지 않고

정확하고 간결하게 모든 얘기를 마무리 짓는다.


신경증에 걸린 부모는 자식을 병들게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어린 자식을 통해 만회하고자 하는데

그걸 수용하고 들어주려던 자식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결국 타인인 부모를 위해

주로 어머니에 의해 스스로를 잃어간다.

자신을 만족시키는게 타고난 본능인데

그 본능을 누르거나 없애고

타인인 어머니의 만족을 위한 자식으로 살아가는 것.


그로인한 정서적 결핍은,

성인이 되어서도 정체감이 형성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정체감이란 게 애초에 아예 존재하지 못한 환경까지 조장된다.

만성적인 공허함에 시달릴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뜻.

하지만, 오래됐음에도 어릴적부터 내재된 결핍은

자신의 문제가 어디에서 왔는지

진짜 원하는게 뭔지 알 길이 없게 만든다.

그저 뭔가를 계속 찾아 헤매이는 꼴.


이런 심리적 상태에선

개선하는 것조차 쉽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땅위에 사는 물고기인냥 학대한다.

능력발휘는 결국 힘에 부치고

지속하기에 어려운 또다른 스스로의 미션을 찾아 

헤매든 하고 또 한다.


이렇듯 가토 다이조는 

신경증의 폐해를 정확하게 지적하는

몇 안되는 심리학자라 볼 수 있다. 



그 스스로 자신이 처한 굴레를 이해하고

심리적으로 빠져나온 경험을 책으로 나눈 것으로 보는데,

그에겐 특이하게 그런 대상이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였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예전 이 책을 읽었을 땐

인구 10%정도가 이런 심리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시대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수치가 더 악화된 상황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사회는 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고

더이상 가족적인 단합과 사랑보다는 

소외적 삶을 사는데 익숙한 핵가족화가 심해졌으니까.


가토 다이조가 쓴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으로 시작하는게 가장 

그의 진가를 느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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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박사의 안면관찰 통증치료원리 : 원리편
최홍채 지음 / 아마존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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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얼굴에서 관찰되는 이상소견을 연결하듯 유추해

자기에게 딱 맞는 문제점을 발견해 내려는게 이 책의 이론.

소개된 해당부위가 있고 소개된 방식으로

효험을 본다면 책내용을 신뢰하게 되는 가장 빠른 길일거다.


한의학 책이라고 보는게 맞지만

일반적인 침이 아닌 레이저침을 사용하기에

침구사란 표현을 자주 쓰고 있고,

꽂혀 들어가 자극주는 일반 침이 아닌

레이저가 침역할을 하는 역할이라 생소하지만 좋았다.


몸의 X자 구조를 이용해 수기처방을 내리는데

왼손과 오른다리, 오른손과 왼다리식으로 쌍을 묶어

그 엇갈리는 몸구조가 한쌍이라 생각하여 

불편한 부위에 접근 후 완화시킨다.


왠만한건 혼자서 자가측정과 직접 푸는 요령적용이 가능하지만

발로 전완근을 눌러 주는거나

발로 발의 아치 부위를 눌러주는 것은

남이 눌러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방법.

특히 발로 눌러주는 전완근 마사지는

책 전반에 다 나와 중요한 시술로 보인다. 


내가 불편해서 더 눈길이 간 부위는 횡격막으로,

책 속 안내가 거의 맞아 신기했다.

단순 늑막 문제로 보는 건 아니고

간과 비장에 병리변화가 있어서 발생한다고 보는데

이건 양방의 병원검사가 더 정확하진 않을까 싶다.

일단 해당 부위의 이상이 있따면

눈썹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감지가 가능하며,

찰색으로 그 부위가 어둡거나

마그네슘 부족할 때처럼 흔들림이 있어도 

해당부위의 이상으로 봤다.


발로 눌러주는 마사지도 소개됐는데

말로 설명하는 부분은 빠져있고

그림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림으로만 보면,

견갑골 하각을 몸바깥족에서 안에서 밖으로 발을 놓고 눌러줬다.


아프진 않지만 관심있게 본 이론은

양미간 사이를 뇌의 반사구로 소개한 거.

피로하거나 뇌를 과도하게 사용할 시

양미간에 바로 주름이 생긴다고 소개했고,

수면의 질이 나빠서 생길수도 있고

심뇌혈관 문제일 수도 있다고 평했다.

반대로 움푹 들어간 사람은

뇌를 사용하는 걸 좋아하지 않은 것이며

지적능력이 감퇴하고 있다고 설명해 줬다.


이 부위에 대한 발로 하는 지압은 없다고 봐야할 거 같은데

워낙 부위가 작고 얼굴 부위라

책에선 약하게 발날로 쓸듯 하라 가르치지만

같이 소개된 엄지 손가락으로 문질러 주는 방식이

남에게 해줄 땐 쉽고 부담없을 방법 같다.


책은 뇌와 관련한 모든 병변은

가운데 손가락 첫마디가 많은 걸 관장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시리즈로 나올 책이라 예고하면서

이 이론이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봐야하지만

같이 틀을 만들어 왔던 주변국들의 참여를 존중해

중국이 권리를 주장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실었다.


원인 & 근인이란 재밌는 표현도 좋았는데

말그대로 원인은 멀리서 

근인은 가까이서 찾는 방식.

근인은 말그대로 드러난 문제점이라면

원인은 그게 발생되게 만든 이유를 찾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삽화가 들어가야 하는 책으로써

어려웠을 작업이었기에 다소 미흡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이 대체의학을 소개하며 

중국 유학정보까지 공유하는 책이라

뜻있는 사람은 길도 볼 수 있게 해줄 책 같았다.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재밌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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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생각하고 똑똑하게 말하라 - 스탠퍼드대 최고의 말하기 강의
맷 에이브러햄스 지음, 진정성 옮김 / 웨일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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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아주 오래전에 읽었을 땐,

그게 다 그것같은 답답함에 오히려 

중간에 책을 덮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냥 겉도는 듯한 

해법들에 읽는 시간이 아까워서.


말하기 방법과 관련된 이 책 내용들은

금방 다른 사람처럼 말을 하도록 해주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다른 메세지가 존재하는 책이기에

정신무장을 다시 한다는 각오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 중 휴리스틱에 관한 설명은 특히

책내용을 더 기억하고 싶게 만드는 

좋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


휴리스틱.


책에 이 단어에 대해서 

그리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진 않다.


풀어서 설명하고 대비해서 설명되고 있어서,

어떻게 휴리스틱을 이해하고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말을 구사하기 위해

휴리스틱이란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여러 부분에 등장해 언급되고 있기에

문맥상 자연스레 이해하게 써놨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써 

기억을 남기려 간추려 본다.


일단,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고쳐야할 것으로 언급되던 것 중에

'실수라 생각 말고 경험이라 생각하는게 중요하다'란 말이 있다.


실수가 아닌 경험...


말하기 특강에서 심리교육까지 해주는 듯한 내용에

조금 의외란 생각도 해볼 수 있겠으나,

운동선수도 체력이나 기술이 아닌

멘탈훈련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기에,

말하기 노하우에서도 심리적 핸디캡을 지적하며

해볼 수 있는 지적이란 쪽으로 금새 수긍됐다.


헌데, 진짜 수긍이 되기 시작한 건

휴리스틱이란 단어가 실제 등장하고 난 이후다.


간단하게라도 그 정의가 책엔 없지만 

의미를 나름 설명해 보면,

'경험에 기반하여 스스로 발견하는' 이란 뜻으로써

대충 빠른 결정을 해야해서 나오는 태도나

어림짐작 정도를 의미한다.

직관적이거나 임기응변이라고 봐도 좋겠다.


이것이 왜 말하기 방법개선에 등장하냐면

휴리스틱을 일종의 '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좋은 틀 역할이 아닌 

순간 얼게 됐을 때 나도 모르게 

획일적인 반응을 나오도록 만드는 

저마다의 답습된 노하우라고 보는 것.


앞서 말한, 

실수를 치욕이 아닌 단순 경험으로써 받아들이기 위해선

고정된 틀이 아닌 유연한 말하기 태도를 요구하는데

틀 구실을 하는게 휴리스틱.


수많은 상황이나 모르는 상대 앞에서

정해진 원고가 아닌 애드립처럼 나와야 할 말들이

생각해야 하고 생각도 틀을 거쳐야 한다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없게 만든다.


휴리스틱적인 패턴으로 얻은 틀을 

자신도 모르게 고수해 반복하고 있다고 보고,

그런 식의 자기만의 말습관으로 대처하려 하니

누구라도 잘하기 힘든게 순간적인 적응력이란 설명.


완벽해지려고도 말고 

실수도 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할 때

모든 말을 하는 순간들이 편해진다는 설명.


순간대처능력을 저해하는게 

휴리스틱과 관련됐다고 보면 되겠다.


책이 휴리스틱적인 습관만을 다룬게 결코 아니지만

결과론적으로 책의 핵심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대목은 모두 

휴리스틱과 결부됐다고 느낀다.


휴리스틱과 알고리즘이 비슷하다 생각할 부분이 있지만,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으려고 휴리스틱이 사용되는 거고

알고리즘은 그보단 더 체계적이고 많은 에너지를 쓰기에

둘은 다른 개념으로 구분돼 취급된다.


또한, 휴리스틱이 임기응변의 뜻도 가졌음에도

마치 틀에 박힌 대응식 습관처럼 언급되는 건

단순 에너지 덜들이기 위한 임기응변 같지만, 

습관이 된 휴리스틱이란 

반복하는 틀을 갖춘 언어적 습관이라 보기 때문에,

즉흥적 같아도 틀이 있는 방식과 대응이다.


반면, 자신이 가진 휴리스틱들을 

모두 버리진 않는 것도 중요하고,

창의성을 막는 휴리스틱의 틀도 

상당부분 깨는게 중요하기에,

언뜻 상반돼 보이는 휴리스틱의 이 2가지 기능을

대화시엔 모두 다 쓸 줄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누가 순간 갑작스레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오는 반응도

휴리스틱에 의한 틀 안에서 나와 실수가 됐을 확률이 커,

유연하기 못하고 얼게 됐던 것도 

틀안에서 움직이려는 휴리스틱 습관 때문으로 보기에,


긴장감을 풀고 말을 이어가라는 단순 지적으로써가 아니라

틀도 놓아버리고, 틀리면 안된다는 걱정도 내려놓고,

자연스레 하고 싶은 말을 편히 는 습관을 들이라 요청한다.


말하는 기술에 관해 설명하지만

진짜 말 잘하는 기술은 

경청에 의해 굴러간다는 큰 틀의 개념도 

놓치지 않고 설명하는 저자.


나 스스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꺼내야 했을 때 예상보다 더 안됐을 때나 

둘만의 대화 중에서도 어쩐지 매끄럽지 못했다고 생각들었을 때,

그 상황들을 휴리스틱 개념으로 생각해보니 

거의 저자의 말이 맞았다는 공감도 있다.


말 자체가 어눌해지는게 아니라

다른 상황 다른 상대를 만나며

그 안에서 내가 보이는 모습을

나도 모르게 비슷하게 하려했던 게 패착이었다.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결국 선택했고 학습된게 나오는 거니,

수동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에 기인한 건 확실했던 것.


단순히 배운게 많다기 보단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얻었고,

왠지 특별한게 없을 거 같은 내용에

특별한게 있었음도 알게 돼 

모든 걸 필요한 충고로 고맙게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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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인사이드 - 스트레스 속에서 나를 지키는 내면검색 매뉴얼
차드 멩 탄 지음, 권오열 옮김, 이시형 감수 / 시공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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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일부개정된 출간된 이 책의

첫출간 된 연도를 보니 2012년인데

그때 언론에 많이 언급됐던게 기억난다. 

저자 이름도 특이해서 더.


명상에 관심이 몰려 났던 기사들이였다기 보다

구글이란 회사, 그리고 그 곳의 책임자격 인물이

회사 내에서 운영할 목적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까지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으로 이해했다.


헌데 당시 난 사고방식이 어렸나보다.


책을 펼쳐보지도 않은 채

그저 한 유명인사가 낸 책이라서

전문분야가 아닌 책을 냈음에도

그 자체로써 희소성을 인정받고 

두루 관심의 대상이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인지나 담긴 수준엔 상관없이

큰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읽을 관심을 두지 않았었고,

그땐 명상을 안했기도 했으니 

여러모로 내 관심밖의 책이었다. 


현명했다면 한번쯤 책을 흝어보기라도 했을텐데.

그래도 명상은 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의 가치는 인정했을 듯.

잘 썼고 좋은 내용을 담았으니.


그 당시 명상을 하진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일부 유명한 명상 전문가들의 책들은 

주기적으로 찾아서 봤던 때라

책의 가치를 알았다면 결코 속단하진 않았을 내용일텐데.


얼마전 다른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 쓴 

심리학에 가까운 '다시 행복을 풀다'란 책을 읽었는데

주제는 다르지만 이 책 또한 

구글 엔지니어가 쓴 공통점이 있다.


주제는 달라도 책의 퀄리티가 높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전문분야에 발휘된 영감이 

다른 관심분야에서도 비슷하게 

역량으로 발휘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붙은 찬사가 머리말에 여럿 실렸다.

일부는 책을 읽다보면 인용된 책들의 저자들이기도 하고

일부는 저자의 지인이라 쓴 글들이다.

진심으로 책의 수준을 인정하는 내용들.  


책에 관해 말하자면 우선, 

명상에 관련해 이처럼 쉽게 쓴 책은 못본거 같다.

정확하게 좌식명상만 다룬 것도 아니고 폭이 넓다.

명상에 관련한 많은 다양한 것들을 

집대성했다고 보면 좋겠다.

글쓴이 본인의 수준을 돋보이려고 

어렵게 쓰거나 돌려 말한 점이 없는 것도 매우 돋보인다.

모두 현대적인 언어로 묘사했고

길게 설명 없이 최소한 설명으로 줄여져 있지만 

페이지수를 채우려 썼다 느껴지는 부실한 내용은 없다.


명상에 관련한 여러 설명들 중에,

자신의 아이가 걸음마를 했던 때를 

명상과 빗대어 표현한 부분을

굉장히 잘 쓴 비유로 읽었다.


어느날 아이가 드디어 3걸음을 걷는 걸 봤는데,

바로 같은 날 6걸음을 성공했고

다음날엔 그 배를 걸었다.

그러다 몇일 내 30걸음을 넘기 시작했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걸음수에 상관없이 걷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것이 명상과 같다고 느꼈다.


어느날 마침내 앉은 자신의 

깊은 곳과 접속할 수 있게 됐고

여타 다른 날과 다른 느낌을 받았지만,

일어서는 순간 남는 건 

마치 아무 것도 없는 느낌인게 명상의 초입.


그러나 결국 아기의 걸음마처럼

3걸음이 6걸음, 그 6걸음이 마침내 30걸음이 되는 순간

그 다음부턴 본능적으로 걷게 되었듯이

명상 또한 그런 루틴을 밟게 되리라는 설명.


저자의 명상포교 목적도 밝혔는데

그것은 '세계평화'다.


명상에 같은 관심사를 두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그가 세계평화를 말할 때 

뜨앗했다고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느낌이 대부분 이해는 되리라 본다.

좋은 말이긴 한데 

뭔가 범위를 넘어서는 

뜬구름 잡는 소원 같기도 하니까.


하지만, 저자는 

개인마다의 명상수련이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 널리 알리고 싶은거고.


12년 첫출간 당시 읽었다면 

지금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거다.


그렇게 놓쳤던 책과 이렇게 

다시 인연이 되어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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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행복을 풀다 - 구글X 공학자가 찾아낸 불안을 이기는 행복 코드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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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학문적 기호를 가볍게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공학, 수학, 논리, 과학을 좋아하며 

게다가 성실하기까지 스스로를 평한다.

아버지 또한 유명한 공학자였는데

그 공학이 어떤 엔지니어링을 말하는진 정확히 모르겠으나 

모 가뎃의 집안에 흐르는 지적 수행능력과 

관심있는 공부의 주된 궤적은 분명 공학 같다.


공학...


행복을 말하려는 책에서 

먼저 공학을 말해봐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있다.


사실, 책전반에 행복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도 않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어느 부분을 순서없이 읽더라도

결국 이 모든 걸 하나로 묶는 흐름은

개인의 행복추구 쪽으로 가고있다고 느끼게 된다.

행복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저자 모 가뎃은 심리학자가 아니다.


그저 필요한 심리학 부분을 

자신의 공학적 접근법에 근거하여

자신에게 일어난 아들 알리의 죽음을 모티브로

심리학이 아닌 공학자로써

심리학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마치 프로그래밍 언어로 조립하듯

한땀한땀 엮어낸 게 바로 이 책이다.


비전공자가 쓴 심리학이라서 

신빙성이 떨어지게 느껴질까?


전혀!


오히려 어떤 심리학자나 상담가, 

의사가 쓴 글보다 훨씬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매우 훌륭한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여기서 주의할 건,

그의 논리가 명쾌하고 탁월하다고 해서

그런 뼈대와 박식함으로 인해

심리학적으로 전달되는 그 지식들이 

과연 완전무결하다 할 수 있는가는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는 점 같았다.


내게 판단을 맡겨준다면 

순수하게 난 그의 생각이 옳다고 본다.


프로이트의 이드-자아-초자아 이론을 

교류분석의 부모-어른-아이의 이론과 

빗대어 설명하는 걸 봐도 

이 사람의 심리학적 접근은

단순히 심리학 이론의 짜집기나

지적수행력이 뛰어나서 보일 수 있는

본인의 장점을 이용한 의견표출 정도는 아니다.

맥락있고 근거있는 심리이론의 논조를 확립했다고 느꼈다.


심리학을 자신의 영역으로 가져와

그만의 서술로써 '행복을 풀다'란 책의 

2번째 시리즈까지 낸 사람...


비슷한 제목의 전작 '행복을 풀다'를 먼저 읽어봤다면 

훨씬 평하기가 좋고 정확 할텐데,

일단은 아쉽지만 '다시 행복을 풀다'를 읽은게 다여서

이 책의 범위안에서만 느낀 바를 남길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여러 주제와 키워드들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고방식의 익숙함으로 인한 발생되는

문제의 발단을 스스로 자각해 내라는 부분.


알고 있지만 아는게 아니고

모르는거 같겠지만 사실 안다고 보는 것,

이런 류의 것들이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내적 오류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본다.


논리를 좋아한다는 그가 설명하는

트라우마에 관한 설명도 들어보자.


트라우마를 느끼는 자체에 관해

논리적인 면에서의 접근이란,

스스로 근거없는 환상을 피할 수 있고

뇌가 그걸 믿게 만드는 수준보다 

사실은 자신이 훨씬 안전하다는 걸 

자각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는 것.


즉, 

치유되지 않는 심리적 외상이거나

그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장애라 판단된 경우라도,

그것 자체가 아닌 부차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환자 본인의 상황은 실은 안전하다 봐야한다는 사실.


두렵게 하는 대상이 있다는 사실에 촛점을 두지 말고,

자신 스스로가 두렵게 하는 대상을 생각하는데

현재 뇌를 극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본질 자체가

그런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수 있는

지금 여기에 있는 당신은

충분히 안전하다는 분명한 증거라는 것.


굉장히 심리학스러운 이야기를 하는듯 하지만

논리적인 관점으로 그만의 방법을 구사하며,

의학적이거나 심리적인 부분으로써 보단

논리적 구조가 그걸 뛰어넘기에 공감을 주고 있다.


이걸 내 식대로 바꿔 본다면,

한국식으로 바꿔 본다면, 


과하게 자신의 안위에 매몰되어

실제 발생될 경우의 수보다 

훨씬 부정적인 측면에 많은 비중을 두어

자신을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 같았다.


더 나아가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건 인간본능이긴 하나

인간이라면 어떤 식으로던

비슷한 생물학적 죽음을 맞는단 결론을 생각할 때,

마치 어떤 무형의 힘이 안좋게 작용해

자신에게 해가 될까봐 걱정하는 건

트라우마로 포장된 자신의 안위를 향한

너무나 끔직이 보호되고 싶어하는

일종의 신념과 다를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모 가뎃의 논리라면 말이다.


저자는 또한 불행한 사람은

다음 3가지 A들 중 하나로 

삶에 적응한 사람이라고 보기도 한다.


혐오(Aversion)

애착(Attachment)

만연한 불만(All pervasive dissatisfaction)


그 중 애착에 관해서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 안에서나 

연인관계 등에서 보이는 애착보다는

폭넓게 인간의 소유욕과 연결시켜 이야기 했다.

집착을 버리고 실제 소유한 것들과 결별할 수 있어야

빈 공간이 주는 상황하에서 치유될 수 있다는 것.


끊임없는 생각의 되풀이에 관해서는

굳이 반추(rumination)이란 용어보다는

강박적 되새김(obsessive rumination)이란 

번역된 글을 읽음으로써

영어원문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고 본다.


소개된 모 가댓의 책 전부를 번역한 이가 동일인인데

저자의 책과 철학에 관한 이해도가 돋보이는 부분이라 느꼈다.

giving도 "배풂"이란 속깊은 느낌으로 번역한 그. 


그렇다면 정작 저자 모 가뎃 본인은 행복한건가?


자신의 소중한 아들 '알리'를 잃고

팔자에 없었을지 모를 

이런 책과 이론들을 성립했지만

그의 삶은 과연 어떨까?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마디로

수용과 전념, 이 두단어로 이해시켰다.


수용과 전념은 다른 단어지만

모 가뎃은 수용 뒤 그를 따르는 행위 자체를

전념(commitment)로 연관지어 설명했다.


아들을 잃었음을 돌이킬 수 없다고 수용했지만

거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게 하나 더 남았다.

그건 아이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것.

그것에는 '전념'할 수 있다는 일종의 현실 속 실천.


그에게 이 책과 관련된 시작은 

결국 아들 알리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좀더 넓게 그를 보고 우리를 보면

누구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안고 살아가니

그만의 슬픔 또한 그만의 특별한 아픔은 아니다.

또 모 가뎃이 죽고 우리가 죽는다면

남겨진 누군가는 모 가뎃이 느꼈던 

그런 비통함을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아이를 잃은 부성의 심정을 주로 많이 넣었을 거 같았지만

자신의 한풀이가 아닌 깊은 사색을 느낄 수 있도록

훨씬 고결한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이 배웠고 감사했다.

힘든 상황하에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 

그 결과물을 공유한 성실함에 또한 감사한다.


난 모르지만 그의 아들 알리에게도 감사했다.


아들 알리는 생전에 나이에 비해 꽤 성숙했던듯 하다.

마치, 어린 나이에 성밖을 나와 중생의 고통을 보며 괴로워하던

석가모니의 왕자시절을 보는 듯한 비슷한 사례들도 있었다.


아들이 떠난 후 아내는 아들의 소지품 전부를

알리를 소중히 생각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알리가 소유했던 책이 사라지고 

생전의 옷들과 물건들이 사라지면서

저자는 그런 아내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다시 한번 의료사고로 떠난 알리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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