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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의 사용법
프레더릭 알렉산더 지음, 이문영 옮김, AT 포스쳐 앤 무브먼트 연구소 감수 / 판미동 / 2017년 1월
평점 :
때론 장르에 관계없이 통찰력을 즐기게 되는 책들이 있다.
아마 명저라고 이름 붙일만 한 사유와 기록들을 담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난 알렉산더 테크닉은 모른다.
그저 대강의 소개정도만 들어보긴 했으나 문외한이라 보는게 맞을거다.
그런데도 언젠가 누군가 알렉산더 테크닉을 물어왔을 때
내가 아는 아주 단편적인 상식수준의 대답을 해주었던거 같은데
그 창시자가 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당시 상황이 매우 미안해졌다.
내게 물었던 그사람에게도 창시자 알렉산더씨에게도.
당시 아주 틀린말은 아니었으나 정말 모르고 한 말이었다는 걸 통감해야 할거같기 때문이다.
그때 아마 호흡법을 위주로 한 자세교정이라고 얘기했던거 같은데
이 책을 테크닉이 아닌 산문적인 책으로 매우 잘 읽어 내려가면서
당시의 내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책을 읽은 기준에서 그때 내 말은 틀린 말이었다고 하고 싶다.
지금 다시 누군가 내게 알렉산더 테크닉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얘기할거 같다.
모르겠다, 그러나 매우 좋은거고 배워둘만한 가치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으니
관심이 있고 인연이 닿는다면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그리고 아마 누구에게 물어도 한단어로 요약해 낸다면
그건 진짜 아는 건 아니라고 봐야할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쓴 이 책의 원제목인 The Use of Self가 핵심아니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알렉산더 요법의 창시자도 자신이 만든 이 테크닉에 관한 설명이
한 문장이 아닌 산문적 서술이었었어야 가능했었는데
어찌 누가 한문장이나 단어로 표현해낸다는게 맞겠는가 반문하고도 싶다.
이 책은 알렉산더가 쓴 최후의 완성된 결정체는 아니더라도
엘렉산더 테크닉이 태어나게 된 계기와 당시 진행상황,
그리고 그가 발견해 낸 방법들의 프로토콜이 나와 있기에
미완이면서 완성본이라고 봐야하는 독특한 가치를 담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또한가지는, 이 책을 일반사람들,
그것도 관심이 없거나 관련 사유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읽게 될 때는
매우 난애하고 이게 뭐냐고 덮어버릴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다는 점이다.
정당한 매치는 아니지만, 중국의 경전들 중에 비교를 하자면
문외한 사람들에겐 다소 노자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책은 아닐까 싶다.
읽고는 있는데 어떤 결론으로 가고 있는 건지,
다 읽고 나서는 어떤걸 혼자 해볼수 있는 건지 불만스러울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저자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서
이와 같은 비슷한 불만을 들었다니 그저 내 개인적인 평일 뿐이라곤 할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걸 떠나서 이 책의 가치와 읽어봐야 하느냐만을 놓고 본다면
난 무조건 읽기를 권하고 싶고 그 가치를 높게 봐야 한다고 하고 싶다.
얼마전 헬스클럽에서 개인PT를 받고 있는 한 여성의 운동 모습을 보게됐다.
내가 있는 쪽 맞은 편 거울로 비쳐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절로.
많이 유명해진 버피test란 것도 하는 거 같았고
연속해 몸을 앞으로 굽히거나 윗몸일으키기 동작 등도 하는 거 같았다.
그 옆모습이 보이는터라 자연스레 척추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올수밖에 없었는데
나라면 말리고 싶다는 생각이 거울로 운동모습이 들어올 때마다 순간순간 일었다.
척추 하부쪽인 요추부는 힘이 없는 것도 문제였지만
흉추 중간부위와 약간 밑쯤 해당하는 부위의 유연하지 못함이 매우 눈에 거슬렸다.
그렇게 되면 필요한 운동 효과를 다 못보는 건 둘째치더라도
척추의 굴신시, 몸 중 다른 부분들이 보상적으로 무리를 하거나
불필요한 인지가 될거 같다는 우려가 들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몸이 그렇게 약하진 않다, 훨씬 안좋은 모션과 신체를 가지고도
수명의 위험을 느끼면서 살진 않으니까.
그러나 맞지 않는 동작,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는 구조적 동작들은
분명 상식적으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어쩌면 이런 점에서 실질적인 활용서가 아닌
사유와 제시를 하고 있는 앞서가는 발상을 담았던 책이었다.
스스로 몸의 이상을 치료하고자 시작됐던 그의 노력과 고뇌가
알렉산더 테크닉이라는 이론으로 정립되었는데
그 이론정립의 시작은 저자 자신의 몸에 관한
문제점들을 관찰하고 조사하면서 깨우치게 된 관찰노트이자 고민의 답들이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가, 그게 무엇이고 어떻게 고칠것인가.
고친다는 건 안하는 거, 그렇다면 무엇을 대신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 이제 좀 찾은거 같다, 그런데 왜 진척이 없는 것일까.
이렇게 찾고 찾아 결국에는 어떤 단계들은 연결하고 지속하며
어떤 단계에선 모든 원래의 목적을 잊고
잊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행할 수 있는 원래 가졌었던 몸의 프로그래밍을 눌러놓고
새로운 맞는 프로그램을 몸에 업로드 하는 식으로 변화를 해나간다.
사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게 책의 출발점이었지만
그 결과물을 읽는 독자로써 이 책은
하나의 철학책이고 과학서적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거 같았다.
그러나 앞서 말했든 완전 백지상태로 보는 사람들에게나
실용적인 것만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외면도 당할수 있을 수준높음이 있다.
언젠가 너무 간단하고 뭐야 하는 책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책을 다시보니 느낌이 달랐었다.
그 책은 예전이나 그때나 그냥 그대로 있었고 나만 전과 후가 달라져있었을 뿐.
책은 그대로 거기에 있었는데 읽는 사람이 몰라보는 거.
그런 우를 범하지 않는게 행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