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어의 스스로 판단하라 Bridge Book 시리즈 1
쇠얀 키에르케고어 지음, 이창우 옮김 / 샘솟는기쁨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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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맨 뒤에 붙은 역자의 해제로 몇번이고 넘어가서 읽었다.
3번 정도라 기억하지만 더 될지도 모르겠다.
작은 단행본의 두께를 가진 이 책을 읽어내는데 매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잊었던 예전 생각도 났었다, 이 저자의 죽음의 이르는 병을 읽다가 힘들었던 그때가.
어렵다. 문맥이 어렵고 사용된 단어가 어려운게 아니라
한글로써 쉽게 읽혀지는 문체임에도 따라가기가 벅찼다.
그러나, 유명한 철학자로써 그의 사유가 내가 이해하기 벅차다고 해서
주관적인 느낌을 자꾸 가지려 하는 걸 견제하며 읽어야 했다, 그정도로 힘들었던듯.
기독교를 주요 주제로 풀어가는 책으로써 어느 순간엔
기독교를 비판하기 위해 썼나 오해도 들었다가
또 어느 순간에는 기독교를 믿는 이로써 실천해야할 진리를
저자만의 설득으로 새롭게 해석하는가도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단순한 내용도 아닐뿐더러
기독교에 대한 어떤 간단한 정의 또한 아니라
다 읽고 난 지금에서 책을 떠올려 볼 때
이 책을 가장 정직하게 읽을수 있는 방법은
그냥 이해와 상관없이 소설책의 맨 끝장을 향해 달리듯
저자의 사유를 따라 계속 읽어나가는 것이란 판단이 든다.
이해가 되던 어렵던 정리가 안되던 말이다.
그럼에도 모든 책엔 읽은이로써 뭔가가 정리되는건 있어야 하겠기에
나름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먼저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신자가 아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교리를 궁금해하고 점점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던게 몇가지 있었는데 그게 참 아이러니 하다.
하나는 세익스피어요, 하나는 불교였다.
세익스피어는 이 책의 서술이 마치 그가 쓴 희곡이나 독백을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 많았단 느낌 때문이고,
불교를 떠올린 건, 이 책이 담은 내용들이
서양인의 것임에도 왠지모를 불교의 선문답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익스피어와 불교의 느낌을 받게 해준 기독교를 탐구한 책.
이게 내가 느낀 이 책의 큰줄기의 느낌들이다.
키에르케고어는 사람과 달리 새는 창고를 가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도 이렇게 간단하게 쓴건 아니고 나의 이해에 가깝지만 적어본다.
새들은 매일 날아올라 돌아다니며 살아간다.
둥지로 돌아오기도 다시 떠나기도 하면서.
아님 그 둥지마저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어느 곳에서
잠시 내려앉아 쉬고 있을지도.
인간의 생각으로 반복되는 새의 생활이 자유로움이 아닌 고생이라면
그들도 어딘가엔 하루 쉴수 있을 의식주를 위한 창고라도 있는게 좋을거 같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럴 수 있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런 건 인간의 생활패턴이자 저자가 말하는 필요악.
필요해서 행하고 점점 기틀을 가지게 됐지만
어느순간부터 목적과 수단의 핵심을 잃어버린 보편적인 패턴으로써만 인정되는 것.
이게 내가 키에르케고어가 설명하려 한 새를 비유했던 부분의 작은 이해다.
내가 알기론 키에르케고어가 남긴 말인 줄 모르고 쓰는 명언들이 꽤 많은걸로 안다.
우연히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도 어떤 다른책에서 그의 명언을 읽었다.
우연이면서 굉장히 묘한 느낌으로 남았는데, 이렇게 유명한 글귀가
키에르케고어의 것이었구나 약간은 놀라면서 알았었던 그 문장을 다시 읽었던거 같다.
철학책을 읽어서인지 마지막 정리도 약간 철학적으로 해보련다.
어렵다는 건 각자 모두 다르다.
누군가에겐 어떤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어렵다는 말로 표현될수도 있을 것이고,
누구에겐 하고는 싶은 뭔가가 알수 없지만 하고싶다는
욕망은 있어 어렵다는 표현을 할 수도 있을것이다.
모두 공통으로 사용하는 말과 단어들이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르게 사용하면서 다른데 때론 같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같은데 때론 다르다고 생각하며 사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역자는 말했다, 이 책의 핵심은 읽는 각자의 해석이라고.
이 책을 번역한 자신도 이 책을 요약할 순 없다고.
난 역자의 말을 이렇게 이해했고,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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