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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반드시 아침에 찾아온다 - 아침을 어떻게 여는가에 따라 당신의 운명이 바뀐다
마스노 슌묘 지음, 부윤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7년 8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중학교 2학년 땐가, 너무도 좋았던 아침이 기억났다.
얼마나 정신이 맑고 집중이 잘되던지,
중간고사 공부를 안해놓은 상태에서 아침 30분 정도의 시간으로
모든 시험준비를 마치고 등교길에 나섰던 그 아침.
책의 저자가 맞이해보라는 아침들의 다양함들을 읽으면서
그때 난 저자가 말한 그런 아침을 느꼈었구나란 추억이 떠올랐다.
그런 어린 시절을 거처 지금은 거의 매번 비슷한 아침을 맞고 있다.
저자가 말한 기상 이후의 스케줄에 맞춰
여유의 틈이 없는 바쁜 아침의 연속이기도 하고,
그 여유의 틈이 없는 틈을 잠을 더 자보려는 요령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에서라는 그 이유 또한 저자가 말하는 보통의 잘못된
아침이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일본 스님이다. 그리고 정원조경에 전문가라고 한다.
스님이고, 조경에 대한 전문가라는 어느 정도의 정보에
책이 대충 어떻게 나갈 것이라 상상했던게 있었는데
완전히 예상은 빗나간 듯 싶다.
아침을 역순으로 되집어 나가면서 왜 아침이 소중해야 하는가도 보여주며
크지 않은 작은 여유만으로도 어찌 변화할 수 있는지 느끼게 해준다.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 글임에도 느끼게 해준다.
조경전문가라 사진을 실은 글에 아침의 예찬을
종교적으로 다듬고 대부분 설파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현실에 들어와 있는 깨달음으로 아침을 알려준다.
나의 아침이 잘못됐음을 깨닫게 해주는 죽비가 아니라
그냥 읽으면서 글로써 아침의 상쾌함을 이해하고 깨닫는 느낌.
예전 엄청 유명했던 아침을 다룬 베스트셀러가 있었다.
아침을 잘 이용하면 얼마나 시간이 알차지고
자기계발에 유용한지가 책의 핵심이었던거 같고,
누구나 알고 있을 그 진리를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채찍질 받으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침활용법을 읽겠다고
그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줬던거라 난 기억한다.
이 책은 그 책과는 다르다.
그냥 잊었던 아침이 주는 시간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준다.
오늘은 자고 나면 내일 아침은 다를거 같은 그런 아침을
잠시라도 깨우쳐보고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아침이 있어서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오랜만에 해봤다.
잠이 있어서 깸이 있는 것인데,
깸을 만들어야 하는 그 아침이
난 오랫동안 친해지기 어려운 차가운 현실처럼 살았었나 보다.
나에게 아침이란 주제로 책을 써보라면
이정도 두께와 내용으로 쓰기란 불가능했을거 같다.
그만큼 아침을 소중하게 살아본 경험과 기억이 적다는 반증일 수 있다.
아침이란 주제로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계획해 보게 해주는
책이라고 느꼈다는게 더 맞을 소감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주말에 도서관에 가볼 예정이었다.
좋은 책을 읽고 또다른 좋은 책을 만나러 가는 우연한 일정과 더불어
책에서 말한 갰을 때 행복한 아침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일부러가 아닌 자연스럽게.
아침에 대한 진리를 담고 있는 종교적 색채가 없는 책이라는게
특이하다, 스님이 쓴 책에 종교적 색체가 적다는 아이러니.
스마트폰을 얘기하는 스님의 아침, 진리는 가깝게 있음을 뼈져리게 재차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