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라 - 법정의 산중 편지
법정 지음, 박성직 엮음 / 책읽는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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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성직에게로란 이름으로 시작한다.
그 성직이란 분도 6.25때 대학생이었으니
지금 나이로는 거의 90 전후의 나이가 되었을텐데
그 젊은 날 받았던 편지의 주인공도 노년이 되었지만
그 편지를 남긴 법정스님은 이미 오래전 타계했다.
그래도 이렇게 소중한 자료들이 남아있어
후세의 나같은 사람에게까지 인연이 닿아
이렇게 읽혀지고 있음이 새삼 감사하고 뭉클한 면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개인적인 사연이 조금 있었다.
깊은 인연은 아니지만, 아는 사람이
법정스님을 매우 따르고 존경함을 보면서
나도 스님의 글들도 읽었지만 그만큼은 아니어서
그 지인에게 직접 묻고 싶은 적이 여러번 있었지만
틀에 박힌 답변을 듣게 되거나
별뜻 없는 상상가능한 답을 듣게 될거 같아
그리 적극적으로 그 이유를 알려들지도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알게된 것이다.
이 책을 보자마자 법정스님의 어떤 책보다도
이 책만은 꼭 봐야겠다는 의지같은게 생겼다.
스님이기도 했지만 분명 작가로써 세상에 알려진
법정스님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을 볼 수 있다는 건
그의 어떤 책 보다도 가치있다고 느낄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완성된 모습으로써가 아닌
과도기적인 모습을 읽어보며
내가 그 지인에게 묻기전에 법정스님에 관해
그냥 중요한 뭔가를 알게 되지 않을까란 기대도 있었다.
책은 편지다.
사촌동생 성직에게 보낸 사촌형으로써의 편지.
나도 있는 사촌과의 관계와 그리 다르지 않은 듯한
육친과의 대화들, 그리고 스님이란 걸 모르고 읽더라도
출가한 사람의 글이란 걸 알 수 있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냥 가족끼리 나눌 수 있는 극히 사적이 대화와 상황들.
시간순서로의 배치라 글을 읽으며 한장씩 책장을 넘겨갔다.
담담하게 읽어갔다, 그냥 다른 책들처럼.
그리고 다 읽은 후엔 전엔 구체적으로 잘 못느꼈던
법정스님의 묘한 가치들이 아로새겨지는 듯했다.
특별한게 없는데 특별한 뭔가를 찾은 느낌들.
우리는 대부분 완성된 뭔가를 접한다.
성공한 사람들, 실패한 사람들 모두에겐
그 중간과정과 시작과정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 우린 그 끝을 본다.
나는 아마도 법정스님이란 그 끝만을 보는 느낌이
그리 좋진 않았었나 보다란 생각이 들었다.
좋다고들 하는데 마냥 기댈수 만은 없는 무언가.
근데 이 책을 읽으니 법정스님의 가치가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완성되기 전을 완성되어 가는 어느 한 부분을 볼 수 있다는 건
누구에게도 흔치 않은 일이다.
난 이 책으로 그 과정의 초입에 있던
유명한 법정스님의 그때 그 시간들을 느껴볼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대중들이 좋아했던 그 완성된 모습들의
진정성같은 걸 일정부분 느끼게 된거 같다.
잠언집같은 책보다 어쩌면 이 책이
진정 법정스님의 글들 중 가장 비대중적이어서
그래서 더 대중적이어야만 하는 운명에 있었으면 한다.
누구나 보기 쉬운 완성이 아닌
과도기의 싹을 볼 수 있는 책, 분명 가치있는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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