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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의 성공법 - 진짜 마피아가 말하는 마피아 경영학
루이스 페란테 지음, 김현정 옮김 / 유아이북스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악당의 성공법이라니 오해하고 읽으려 들면
악당이 쓴 자서전이나 아님 악당으로써 성공한 노하우를
자기계발서로 옮긴 책정도로만 생각하진 않을까 싶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책을 설명하기엔 정답은 아닌거 같다.
우선, 이 책을 영어원서로 읽어도 괜찮겠다란 생각을 해보았다.
왜냐면 책에 등장하는 문장들이 굉장히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어렵지 않은 직설적 문체란 느낌이 들어서다.
전직 마피아였던 저자가 경험을 섞어 쓴 책이라
들어있는 지명과 거론된 이름들이 낯설긴 하겠지만
그런건 대충 읽더라도 의미파악엔 큰 지장은 없을테니 말이다.
책의 핵심은 저자가 주는 직설적이고 날것의 느낌 그것 같았다.
특히 관심있게 읽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누군가를 믿고 곁에 두는 그 자체가 주는 위험성과 시의적절성,
그리고 마치 삼국지의 여포처럼 누구보다도 개인적으론
언터처블한 최고의 능력자지만 알게모르게 주위의 알력이나
위기대처를 가장한 현실모면과 후일도모로
그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사장되어 버리는 마피아의 세계를 보면서,
영화 등에서도 비슷하게 보아왔던 얘기이면서도
이 책을 통해 읽을 땐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었다.
그것이 아마도 논픽션이 주는 리얼한 느낌과
멋있게 가공되고 공상과학처럼 극복해내는
그런 판타지적 내용이 아닌 한순간에 삐끗해서 끝나고 이어지는
진짜 인간사를 책속에 담고 있어서라 생각한다.
문장들의 대부분이 마피아 시절의 저자 본인의 경험을 담고 있는데
굉장히 영화스럽지 않은 밋밋하지만 다소 잔인하고
인정머리 없는 그들의 현실에서 일상 루틴에서 벗어난
문화적 생경함과 그로인한 교훈을 주는 책이라면 나만의 느낌일런지.
너무 미사여구가 없는 서술인 편이라
읽으면서 그간 읽어왔던 보통의 책들과 달라
왠지모를 어색함 같은게 느껴졌는데,
책의 흐름을 타면서 점차 이 책만이 줄수 있는
가치가 그 투박하고 같결했을 원 문장들에서 느껴졌다.
이렇구 저렇구, 저 사람이 사라지고 배신당해서 마음이 안좋았고,
그런 내용들이 전혀 없는 마치 동물의 세상과도 같은
일종의 문화적 이질감이 주는 남다른 진실전달적 내용들.
동물의 왕국을 보면, 자기 새끼를 죽였다고
자기를 공격했다가 실패했던 성공하던
동물들 사이에선 그 순간순간만이 존재할 뿐
그 상황이 끝나면 다시 각자의 존재자체만 있다.
원한, 기억, 감정, 슬픔 등 그런 것들이
동물의 세계에선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간이 그런 동물들의 모습들 속에서
어떻게 저러냐고 감정대입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은연중에 인간의 생과 동물들의 존재적 투쟁 사이에
도덕이나 이성으로 연결지을 수 없는 확연한 벽이 있음을 아니까.
그런데 마피아 세계의 냉정함이나 치졸함 등을
저자가 들려줄 때 마치 동물의 세계를 봤을 때 느껴지는
그런 비정하지만 슬프지 않은 그런 생경함들이
분명 같은 인간이면서 동물적인 질서로 존재하는
마피아들의 세계 안에서 느껴보게 되는 오묘함이 있다.
그리고 그 오묘함들이 교훈으로 전달되는 또다른 묘함이 있는 것이고.
잘 다듬어지고, 감성적이며 문화적인 책들을 대부분 읽어오다
이 책을 읽으면서 뇌속에 찬바람이 한줄기 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삶은 분명히 이 책에서 말하는 이런 현실을 담고 있음을
마피아가 아니더라도 그런 삶속에 누구나 발을 담그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일정부분 망각을 깨고 자각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
마피아의 교훈을 읽고 감성으로 치우친 망각을
조금 깨보고 현실을 응시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어쩌면 이 책은 어떤 책보다 우리에게 지금 당장의
자신을 위해 필요한 책일지 모른다.
수준높은 책만을 책으로 보는 겉멋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더욱 더.
어떤 첨가물 없이 착각을 깨주는 비정함과 현실적인 내용으로는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