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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인생을 말하다 - 평범한 삶을 비범하게 바꾸는 한자(漢子)의 힘
장석만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월
평점 :

책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무생물인 책이지만 저자의 의도를 담고
사람이 출생하듯 세상에 자신을 드러낸 책 같다는 느낌.
검은색 표지에 어두운 금박같은 제목은
흡사 책에 가려 제목으로 쓰인 글씨가 잘 안보이는 듯도 하다.
그리고 왜 책의 첫시작은 중부였을까에도 궁금증은 이어짐.
책은 주역의 64괘를 기본으로 하여
책말미엔 온고이지신이란 주제로 짧은 에세이식의 글을 넣었다.
먼저 주역이란걸 모르고 읽어도 무리가 없겠지만
주역의 괘를 기본으로 돌리면서 책의 흐름을
가볍게 풀어내는 이야기로 가져가고 있다는 걸 알면
훨씬 흥미롭게 읽고 어쩌면 완전 다른 느낌도
독자마다 가질수 있는 책이란 생각을 해본다.
화천대유, 지천태, 화수미제, 수풍정...
맞는지도 잘 기억이 안날 정도로 오래전에 외웠던
여러가지 괘들이 책을 보면서 기억나고 만났다.
반가웠고 뜻밖의 재회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이 책을 보다가 예전 읽었던
反처세론 31편이란 책은 또 왜 기억이 나는 건지.
책이 참 좋다.
포장이 화려하고 내용이 별로인 책들도 있는 반면
포장이 담백하고 내용이 기대이상인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은 외형의 담백과 내용의 기대이상을 보여줬다, 좋다.
그리고 반전 하나 더.
예들로 나온 이야기들 중에 서양적 사고도
많은 것을 보고 놀랍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사유가 깊고 넓다는 반증같기도 하고
단순 지식의 전달이 아닌 지혜의 공감을 증폭시켜주기 위해
저자의 순수함이 담긴 알듯 모를듯한 배려같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이 다룬 여러 주역의 괘 중에
특히 지천태가 궁금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내가 생각한 지천태의 풀이가 아니었다는 것도
나름 참신하고 좋더라.
내 얘기만 놓고 보면 책은 주역해설과 관련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그건 결코 아니다.
저자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된
도구가 주역의 괘들이었다고 보는 정도가 맞겠다.
그냥 들어가서 많을 것을 안고 나올 수 있는 책이다.
어떤 정보도 없이 선입견 없이 본다면
그리고 나중에 인연이 되어 나중에
이 책이 이런 부분도 있었구나를 스스로 느껴볼 수 있다면
더 좋을 책같기도 하다.
정말 이런 책을 왜 내서 독자를 혼란하게 하나 하는 책들로
실망한 적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힐링 한번 해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모르겠다.
난 이 책으로 올 첫달을 마무리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