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너 정말 이러기냐! - 영어의 벽에 도전한 12인의 일본인
후루야 유코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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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적의 유명 인사들이
자신이 가진 영어와 관련된 경험담과
영어학습에 대한 조언이 될 수 있을만한
에피소드들을 엮어놓은 책이다.
예전에 영어를 정말 열심히 했다기보단 참 즐겁게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실력이 그 좋아하는 마음만큼 많이 늘었다면
더 금상첨화였겠지만 그렇진 않았던거 같다.
그때 그 노력이나 쌓였던 유무형의 것들이
세월이 지난 지금 영어공부를 특별히 하고 있지 않음에도
뭔가 조금씩 영어에 대한 자연스러움 같은게
이상하게 늘어나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나 스스로는 예전의 노력같은 것들의 발현이라 보고 있다,
한번 배운 자전거 타기를 안 잊는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에 대한 예전 기억들과
나도 다시 한번 어떤 언어가 됐던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 사람들이 영어와 겪어온 인생얘기들 속엔
아주 특이한 것은 없으나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적용할 만한 것들로
완벽하게 차있는 느낌이 들었다, 영어와 함께한 희노애락이랄까.
특히, 애는 많다, 반면 노는 적지만.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여성학자가 자기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장소에서
제대로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없어 트라우마 같은게 생겼던 경험.
그 경험을 극복하고자 다시 학원을 다녔고,
몇년 후, 또다른 발표시엔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얘기.
이 대충의 골격만을 읽는다면 다 아는 뻔한 얘기같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그녀의 얘기를 들여다 보면
매우 공감되고 빠져들게 하는 짧지만 진지한 상황들과 대처가 있다.
말하기를 빼긴했으나 워낙 영어엔 가까웠을거로 보이는 학자로써의 그녀.
그런데, 자신의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처음 가졌던 자리에서
그녀는 얼어버린다, 왜냐면 질문자의 간단한 답변에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기대치를 낮게 잡았더라도
충분히 후회스러울 만큼의 얼음 상태로 그녀는 그 자리를 끝낸다.
그것이 충격이라면 충격이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비슷한 자리가 앞으로 또 생길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커진다.
그래서 스피킹을 위해 학원을 찾는 그녀, 선생이 학생이 되는 순간이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아이러니한 경험을 한다.
자신보다 말하기를 잘하는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에게는 알맹이가 없었다.
무슨 말이냐면, 자신들을 어느수준 이상으로 잘 표현할 수는 있는데
상대방이 들었을 때 그들의 말하는 내용은 학자수준의 그것들은 아니었다는 거.
그에 비해, 자신은 말하고 싶은 것들은 너무 많고
내면에 쌓여있는 말의 소재가 될 알맹이들은 많은데
그 지식들을 남들에게 표현해 낼 영어스피킹이 그들에 비해 너무 부족함을 느꼈다.
나에겐 있는데 저들에겐 없고,
저들에겐 있는데 나에겐 있는 거.
그녀에게 그간 영어에 대한 느껴보지 못했던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후 그녀가 일취월장하게 영어가 늘었냐하면 그또한 아니었던듯 싶다.
다시 도전하게 된 발표장에선 다행스럽게 처음의 그 두려움을 회복할 순 있었다.
하지만, 저번처럼 안일하게 준비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보는게 더 맞다.
영어와 관련된 이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서
영어말하기에 굉장한 꿈이라면 꿈을 안고 살던 그때가 주마등처럼 스쳤다.
나는 그녀처럼 학자적인 발표자리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영어를 매우 잘하고 싶다는 유창함에 대한 바램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내 원래의 식대로 표현하고 전달하는게
완벽하지 못한데서 오는 좌절을 많이 느꼈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대학생인데 말하는 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정도의
말만 할수 있는데서 오는 자괴감 같은 것.
매우 공감되던 그녀의 영어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여타 책속의 다른 사람의 사연들도 좋았지만
어떤 영어책들보다도 중요한 걸 가르쳐 준다고 느꼈다.
알고있는 걸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영어 구사력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영어를 공부해 나감에 있어
어떤 부분보다 중요시되고 끝까지 완성해나가야 할 부분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이의 에피소드 중엔 이런 것도 있었다.
아무리 영어에 몰두하고 열심히 해도,
어릴 때 영어적 기능이 발달시켜져 있지 않다면
원하는 만큼의 구사력은 불가능하다는 얘기.
많이들 알고 있을 얘기 같기도 하지만 그는 그 얘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영어말하기를 잘하고 싶고 노력한 만큼 늘기는 한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엔 일본어에서 영어로
바꾸는 그 과정이 짧아지는 것뿐이지
영어자체로 사고하고 영어로 말하는
모국어로써의 일본어같은 말하기는 안되는거 같다는 말.
이또한 지금의 내 수준에선 동감됐던 얘기였다.
예전보다 영어가 그렇게 넘사벽인 존재는 아닌 시절을 살고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어평준화는 안된 우열이 존재하는게
각자의 영어실력이라 본다.
그런 영어에, 누군가에겐 아련한 추억이 되버린 영어가 됐거나
누구에겐 아직 도전의 대상으로 남았있는 영어 말하기에 대해
정말 알찬 경험담과 조언이 담긴 책이 이 책이라 생각한다.
사실 공부법이 아니라 경험담 중에서도 특별히 귀감이 될만한
이런 경험담들이 영어를 잘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진짜 교과서는 아닐까 싶다, 매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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