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정이라는 무기 - 나를 자극하는 수만 가지 감정을 내 것으로 만드는 심리 솔루션
수전 데이비드 지음, 이경식 옮김 / 북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뜻하지 않게 좋은 책을 만나면 행복감은 더 커진다.
요즘 심리학 계열의 책을 매우 많이 읽고 있던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비슷한 책들을 읽으면서 정리되던 것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내 안에서 정돈됨을 느끼고 놀라웠다.
여성 심리학자가 쓴 이 책은 서양 특유의 건조함이 문체에 있다.
개인적이면서도 거리감이 있고
약간은 유머러스하거나 진중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절대 오버됨이 없이 정확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듯 읽어본 건 매우 오랜만이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는 내용으로 책의 전체 서술이
어느 한 부분에 치중되어 있지 않은면도
지금 읽은 느낌을 정리하고 있자니 대단한듯 여겨진다.
심리학 계열들의 책을 읽노라면 자꾸 연상되는 것들이 있다.
용서라는 큰 범위의 수용, 자기연민을 깨야 한다는 압박감,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의 과거를 재검토해봐야 할거같은
어린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분석과 이해 등등.
전문가들이나 쓸 법한 용어인 '내면아이'란 말도
요즘은 심리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매우 쉽게 접해봤을
단어로 만들어 준 것들이 바로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치유와 위로를 준다는 심리한 책들이 해준것이라 생각한다.
비슷한듯 조금씩 다른 심리학 책들을 읽다보면
앞서 말했던 용서나 자기비애 또는 내면아이 등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 제3자로써의 전문가가 아닌
스스로가 접근하고 이해하여 스스로에게 적용시키기에는
내 개인적 견해로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판단이 든다.
이해까지는 어떻게라도 할수 있을지 모르나
당장의 현실속 실행면에서는 그 이해가 그만큼 효력을 발휘하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 선에 가서는 되려 책을 읽고 노력하는 그 열정이 식기 전에
전문가에게 찾아가서 의뢰하는 비용으로 지출하는게
어쩌면 진짜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도 된다.
그런 느낌으로 심리학들을 좀더 깊게 넓게 접하고 있던 와중에
난 운좋게도 이 책을 만났다. 감정이라는 무기란 제목의 이 책.
한 학자가 조금 색다른 심리학 접근을 하여 솔깃해지게 하는 책이 아니다.
그냥 쭉 읽다보면 어려운 듯 느꼈던 심리의 한부분이 쉽고 명쾌하게
이해가 되고, 부담스럽게 작동되던 의무감과 숙제같던
이해에서 실천으로 넘어가는 그 단계가 다시 한번더 이해로써
이어지고 가능성을 열어주는 내용을 책은 보여준다.
용기는 겁을 상실해서 얻어지는게 아니라
겁나는 상황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것이라는 표현이나,
자기의 모든 것을 공감 용기 호기심 등으로 포용하라는 표현등은
쉽게 생각해내거나 만나기 어려운 지혜라 느꼈다.
자신의 장점과 약점까지 대하는 태도로써 공감 용기까지는 일반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호기심이란 한 단어가 앞의 단어들마저 새롭게 해준다.
저자의 어릴적 경험들과 가족얘기들을 들을 땐
보통사람과 다름 없는 한사람의 평범한 인간을 만나는데
그 얘기들과 더불어 심리적인 이슈들에 대한 해석과 풀이로 이어나갈 땐
저자의 전문성과 통찰력에 매료됨을 느꼈다.
응근한 숯불같으면서도 결국 불은 불인 에너지를 가진 책같다.
좋은 책을 읽고 나선 바라게 되는게 있다.
이런 책을 쓴 작가의 더나은 또다른 차기작을
꼭 만날 수 있으면하는 독자로써의 기대와,
이런 외국 서적을 발굴하고 번역하여 소개해준 출판사에 대한 고마움.
물론 출판사란 이익을 창출해야 영속될 수 있는 사업체이다.
하지만, 수많은 출판사가 다들 자기의 색깔을 어느정도 지니고
독자를 상대로 한 사업을 이어가고 선택되고 있다.
난 이 책을 내 준 출판사의 안목에 독자로써 감사하다.
그리고 그 감사에는 이와 같은 책을 또 소개해줄 수 있을거 같다는
기대와 격려가 있음을 한 독자로써 부담섞인 응원을 같이 보낸다.
너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