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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ㅣ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조훈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바둑을 몰라도 컴퓨터를 몰라도 농구를 몰라도
그 분야에서 유명해진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알만한 스타들이 있다.
조훈현도 내가 보기엔 분야를 망론하고 알려진 한국의 바둑스타였다.
그리고 가끔 TV를 통해 보는 그의 모습은
어떤 다른 기사들보다 친근함도 있었다.
왠지 내가 볼 때마다 그는 미소 띤 얼굴이었고,
다른 기사들보다는 때마다 상대가 된 인터뷰어들에겐
대꾸로써 무슨 말이라도 건내려고 하는
매 대화들에 대한 작은 정성이 돋보이는 사람이였다.
어디까지나 나 개인의 회상이요 기억이긴 하지만.
이번에 나온 그의 책을 읽었다.
할 일이 있어 일단 조금 보는 걸로 시작을 했는데
우선 몇일동안 나눠 읽을테니 운은
띄는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첫장을 넘겼었다.
그러다 잘 읽히는 에세이 문장이기에 한장만 더 읽을까했고
그리고선 재차 이번 챕터까진 읽고 그만 읽어야겠다로 이어졌으며,
그러다 어둑어둑해져 금새 글자가 잘 안보이기 시작한 후엔
이 책을 더 읽기 위해 라이트를 찾아 켜곤
아예 좀더 천천히 편안하게 그의 책을 다 읽어버렸다.
계획됐던 약속엔 서둘러야 했지만 늦지는 않았다.
조훈현의 개인사와 생각들을 따라가면서
이렇게 좋은 컨텐츠를 가진 사람이 이제서야
미생 같은 바둑을 서브재료로 했던 드라마 등의 인기로 인해
재조명 되었다는게 속상해졌다.
환영받는 그게 그거 같은 잘나가는 자기계발서들 속에서
어딘가에 있지만 잊고 있었던 명작고전같은 책을 만난 기분이었다.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좋은 책이다.
읽고 싶은데 어려워서 읽지 못할 이유도 핑계도 없을 문장들이다.
읽으면 바로 흡수되는 듯한 얘기들과 사유의 흔적들이고.
재미란 말로 표현되기엔 부족한
진실되서 재밌게 여겨지는 부분들이 매우 많다.
웃음을 유발하는 그런 류의 재미가 아닌
좋은 내용이 주는 재미요 지난 세월을 되새겨 보는 계기로써의 재미다.
그의 큰 스승들은 일본인들이었다.
일본이란 나라도 사람사는 나라이고 각양 각색의 인물들이 존재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일본은 매우 먼나라가 된거 같고
일제시대의 관계로만 부각되는거 같아 아쉬운 면이 있었는데
아시아 바둑의 스승역활을 했던 일본을 느껴본 것도
오랜만에 새로운 문화경험이 된 듯 싶다.
조훈현의 자살한 연로한 스승의 얘기와
강아지 때부터 동문수학하듯 생활했던거 처럼 느껴지는
그 스승집의 검은 야키다의 연달은 죽음까지
오랜만에 사람간의 진정한 관계와 의미 등에 대해서도
타인을 통해 느껴보게 한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잘 써진 책에서는 그때 매 상황들마다
저자가 위치했던 지위나 느낌등이 잘 전달되곤 한다.
그가 전성기일 때는 그 느낌대로,
그가 선생이 아닌 제자로써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것대로,
또 바투 같은 분야의 진출로 다른 위치에 있었을 때
그 나름대로의 전과 다른 가벼움 또한 느껴졌다.
바투가 그의 실패작이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은 시도와 노력의 느낌으로 전달되어 오지
바둑계의 최정상에 있던 챔피언의 자리에 있을 때의 느낌과는
독자로서 느껴지는 차이가 있었다는 거 뿐이다.
20대땐 20대의 느낌으로 60대엔 60대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거와 같은 예다.
좋은 얘기들도 너무 많은데 지금 남기긴 싫다.
왜냐면 그 느낌이 원전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회손시킬까하여.
왠지 강의로 들었다면 책으로 느낀 것보단 좀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책으로써의 전달 또한 마음에 든다.
조훈현 기사. 좋은 책 내주셔서 감사하네요.
이런 기록과 생각은 남기고 잔달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며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