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천의 노력자애
백인천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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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 또는 농구팬이나 권투팬이 아님에도
우리는 특정 선수들의 이름은 아는 경우가 많다.
홍수환, 김일, 허재, 마이클 조던 등등.
내겐 백인천이란 선수가 그러한 사람인데
이렇게 자서전으로 만나게 되니 매우 감회가 새로웠다.
야구팬이 아니기에 그가 했던 경기들이나
감독으로 활약한 어떤 시합도 난 제대로 본적이 없다.
그러나 야구란 종목을 떠올릴 때
한동안 그만큼 먼저 떠오르던 사람은 없었던거 같다.
그만큼 시대를 풍미했고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었던 선수였기도 했고
쉽게 잊혀지지 않을 그 흔치않은 이름도 한몫 했으리라 생각하지만,
모르는 사람도 그냥 그의 스윙을 보거나 전해듣기만 했어도
이 사람이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를 지례 짐작해 볼 수 있을
그런 운동선수로써의 과거가 있던 큰인물로 기억된다.
책을 잡고 여유있게 읽어나갔음에도
간결하고 직설적인 문체들로 인해 한번에 끝까지 읽고 말았다.
그리고 내 기억속의 그가 어느쯤부터 멈춰져 있었고
어디서부터 다시 빈 기억은 채워야 하는지 책엔 다 있었던거 같다.
백인천의 책을 덮으며 그란 인물에 대해 떠올렸다.
그리고 그의 책 내용들도 쭉 되집었다.
자선전적인 책에 소설책같은 플롯이란 당연 있을수 없다.
그대신 간추려 본 소감 중 가장 먼저 꼽게 되는 것은
그가 매우 목표지향적 인물이었고 자아가 강했으며
그 모습이 현재 야구를 떠난 상황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의 확신에 찬 어조는 과거를 떠올리는 야구에서가 아닌
오히려 현재 시점에서 스스로의 건강을 살피고
또다른 깨달음을 얻고 있는 인생 후반기 모습속에 있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그 모습은 야구란 커리어를 끝낸 후
또다른 목표를 찾아 생겨났을거 같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건강관리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의 확신은
야구에 대한 소회보다 훨씬 강하게 와 닿았다.
너무 솔직한 사람같고 계속 그래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사나이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한편으론 전혀 상관없을 김성근 감독이 그와 대비되며 떠올랐기도 했다.
김성근의 지도모습을 보고 있으면 현역 지도자로써
아직 단순지시보단 트레이닝에도 관심이 크다는 걸 느낀다.
그러나 자서전을 보며 또다른 백인천이란 야구거인의 모습에선
질리도록 한 야구란 종목에선 이미 자신의 주인공 자리는 없으니
자신이 잘아는 다른 것에서 또다른 도전을 하고 있는듯 느껴졌다.
뛰지 못하더라도 지도자로써 소명같은
오래된 직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감독과
선수와 감독으로써의 자리엔 더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투병중에 얻은 건강지혜로 새로운 길에 들어와 있는 백인천의 느낌이랄까.
책의 중간쯤 이혼하던 시기의 얘기를 써놓은게 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분량으로 그 얘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독자로써 읽으면서 매우 놀랐다.
당시 가십으로써 스포츠 신문 등에 실렸을
당시의 실제 기사와 사진들을 그대로 인용해
책에 매우 또렷하게 실어놓았기 때문이었다.
어떤 누가 이렇게 구성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과
글만 실고서 안 실었어도 그만이었을 해당기사까지 넣었을 땐
그 나름대로 어떤 의도가 있었으리란 생각을 해보았지만
독자에겐 매우 친절한 설명과 이해가 되는 장치였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로써는 자신의 이득을 취할게 없을
투명하기만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대단하다.
건강얘기며 야구얘기 어느 부분도 미화하려 한 부분이 없는거 같아
너무 건조한 느낌도 살짝 들지만 오히려 곱씹을 수 있는
그의 목소리가 들어있는거 같아 내겐 더 좋았다.
난 사실 그가 야구지식만 재정리한 책을 한권 더 내주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이번 책에 실린 그가 스윙하는 4컷짜리 사진을 보면서
그의 야구지식이 그냥 한 개인의 것으로
소멸해 사라지는 것이 더 아쉽게 다가왔다.
왼발을 앞에 디디고 살짝 뒤에 중심을 순간 이동한 듯 보이는
임팩트 순간의 디테일한 모습은 중간모션이 많이 생략된 사진들이었음에도
그의 실력을 채웠던 모든 부분들이 궁금해지고
컷들 사이에 생략되어 있는 것들은 운동신경일까 훈련일까도 궁금하기에.
백인천의 이 책이 그를 다시 대중속으로 이끌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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