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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 -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한비자의 가르침
하야시 히데오미 지음, 이지현 옮김 / 전략시티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기대가 컸는데 내용은 그 기대 이상이라 읽음에 기쁨 컸었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정경숙 출신인 저자는
고노스케의 가르침에서 감명받고 살면서 입증했던 바를
한비자의 철학에서 유사점을 찾아 이 책을 썼다.
그러므로, 한비자 자체가 직접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그의 사상을 이 책보다 중하게 다룬 두터운 책에서도
이보다 더 잘 정리된 논리를 많이보진 못했던거 같다.
옳은 말들이고 중요한 말들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책과 비슷한 견해들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동의해야 할 부분들이 꽤 많이 눈에 띨 만한 실생활을 담은 책이다.
일본 기업가 고노스케가 그랬다고 한다.
사람의 분류는 2:6:2라고.
리더형 인간이 20% 있으면 그와 비슷한 수로
정반대 쪽 부류의 인간형이 대략 20% 있고
이 극과 극의 중간 어딘가에 속하는 인간형이
나머지 60%를 차지한다는 논리다.
어찌보면 한창 많이 회자되던 80/20법칙이란 것과
어딘가에선 맥을 같이 하는 바도 있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사실 둘은 같다고는 볼 수 없긴 하겠다.
한비자는 순자와 맥을 같이 하는 사상가로
진시황에게 치국의 이론적 틀을 제공하고자 책을 썼고
진시황의 부름도 받아 황실에 초빙까지 됐었으나
그를 그리 대우하도록 크게 일조한 이사라는 인물에 의해
감옥에 갇혔다가 자결하도록 강요받았던 비운의 인물이다.
갇혀있던 그를 다시 방면해 쓰려던 진시황의 늦은 결정은
한비자란 인물의 옥중 자살로 그냥 흐지부지 끝나 버렸으나
그가 남긴 사상은 중국을 대표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전해지니
자국의 역사는 아니지만 세계적 사료의 건재는 천만다행이었다 싶다.
그에 대한 대강의 얘기들은 그를 다룬 책을 한번쯤 읽었던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을 얘기들이겠지만,
이번 책을 읽으며 또다시 문맥 속에서 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니
옛날 한 개인의 비극이 허황되거나 드문 일처럼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그가 실천하고자 한 이상과는 반대로 흘러가버린 그의 삶이
아이러니이면서도 사상과 실천 사이의 괴리가 그 창조자에게 있어서도
이처럼 클수 있음을 다시금 뼈져리게 느껴볼 수 있었다.
인간을 살피기를 몇단계에 걸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겉과 속이 다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결코 간과하지 말것을
인간본성에 기초하여 자신의 철학 속에 담아 냈는데
결과적으론 자신 한명의 목숨도 잘 간수 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도 쓰이지 못해버렸다.
그렇다면 그가 남긴 사상은 그의 인생을 돌아보며
허점이 많다고 봐야 하나, 난 절대 그에 관해서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이론과 실제 그걸 창조한 사람들 사이에
사기라고 여겨질 수 있을 만큼 큰 괴리가 있는 경우의 예들도 너무 많다.
세상을 현혹시키는 쇼맨십 같은 것으로 인정받는 부류의 사람들.
그러나 한비자의 경우엔 그런 류의 비교는 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역발산 기개세의 항우를 멸망시킨 장군 한신은 전장이 아닌
유방의 부인에게 허무한 죽임을 당했으니 실제 못난 사람이었던건가?
세상을 바르게 할 옳은 사상을 펼치기도 전에
감옥에서 스스로 삶을 버린 한비자는 자기 몸도 못지킨 미완의 사상가인가?
난 둘다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던 억세게 슬픈 운명을 살았던
절대적인 비운의 인물이었던거 뿐 한비자의 가치가
다운 그레이드 되는 건 절대로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 책은 한비자와 정경숙의 창시자 고노스케의 비슷한 점을
오버랩 시켜보면서 옳음을 숙지하고 펼쳐나가는 것에 있어
어떻게 난관들을 극복하며 세상에 좌절하지 않을지 대처법을 가르쳐준다.
내가 느끼기엔 대처법이라고 하긴 했지만,
글로라도 형식화 된 포맷은 갖췄더라도
오히려 비슷한 사상의 필을 느낄 수 있는 현대와 고대의
큰 시간적 간격을 둔 두 인물들로 부터 독자로 전달되는
어떤 느낌을 전수 받는 형식을 취한 책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성 싶다.
내용 좋은 이 책이 얇은 편이어서 아쉬웠다.
읽는게 너무 금방 끝나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