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에 대한 필요성과 방법

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룸북 / 2015년 1월

책의 구성이 좋았다.
크게 앞부분엔 독학의 존재 이유를 다뤘고 나머지 절반은 독학이 아닌
독서에 대한 방법 및 장점 등 독서전반에 대한 다양한 걸 다뤘다.
독학에 대해 접근할 때 필요한 시작과 끝은 아마
혼자서 필요한 자료를 읽고 소화해 내야하는 것일거다.
그런 방향에서 봤을 때 책의 첫부분을 차지한
독학에 대한 직접적인 이유들 보다는 뒤의 독서에 관한 높은 비중은
실용적인 조언을 위해 필요한 구성으로 느낀다.
그중 기억남는 한 대목이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밑줄을 치지 말라는 조언.
좀더 풀이하자면, 즉각적으로 와닿는 대목에 대한 밑줄은
어느 정도 읽은 후 맥락을 더 안 후에 치는 줄로 남겨두라는 것이다.
너무 맞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경험에서 이미 체험한 것이기도 하니까.
너무 좋은 원서를 읽을 때 너무 좋은 문장들이 많아
읽으면서 바로바로 줄을 쳤더니 책의 거의 모든 부분에 줄이 쳐졌다.
그런데 같은 책을 몇번 반복해 읽다보니 진짜 필요한 밑줄은
처음에 쳤던 줄의 수보단 점점 줄어 들었다.
물론, 처음 줄을 칠 때 장점도 무시 못한다.
가장 큰 장점은 처음 읽었던 기억을 밑줄로써 기억해 낼 수 있고
까먹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표시의 역활도 커서다.
그러나 진정 책읽기의 스킬을 밑줄치기에서라도 높이는 것은
처음 치는 줄이 아닌 몇번 읽거나 맥락파악 후에
줄치기 순서를 남겨둬야 하는게 맞는거 같다.
이런 실질적인 독서의 조언을 독학의 기술로써 다룬 게
책의 전반을 이루고 있는데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사실 독학에 대한 이유에 대한 장황한 글솜씨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도 많이 들게 한다.
내가 편집을 할 수 있다면, 독학에 대한 개념들에 대한 것이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간에 다양한 에세이를 더 실었을거 같고
책의 후반부에 있는 독서에 관한 분량은 지금처럼 첨부되어
책이 더 두껍더라도 감수하고 책의 볼륨을 키웠을거 같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아쉬움에서 상상해 본 부분이다.
아, 그리고 이 책의 개인적인 장점은
읽을 만한 책과 아닌 책의 목록을 우유부단하게 논하지 않은 것이었다.
어떤 책은 읽고, 어떤 책은 읽어도 읽으나마나 할 것이며
어떤 책은 읽지 말기를 권한다는 경고 등이
작가의 취향도 반영되었겠지만 책의 진정한 가치를
너무 취향에 의존하기 보다는 진짜 읽을만한 것들을
많이 추천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성서를 추천한 것에 대해 매우 공감하지만
그 부분을 아예 특별히 마지막 정도에 붙이는 걸로 하고
본문에선 오히려 배재했었다면 더 성서에 대한 가치도 살고
책도 더 압축적인 구성을 가졌을거 같다.
무언가 배우는 것에 의지를 놓지 않는 부류의 사람이라면
독학이란 주제를 가진 책을 놓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또다른 독학이란 제목을 가진 책이 나와도 난 그것도 읽고 싶어질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