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찾아서 - 뇌과학의 살아있는 역사 에릭 캔델 자서전
에릭 R. 캔델 지음, 전대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자서전이라면 다 읽는게 아니라 고르고 읽게 되는게 일반적일거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자서전이 읽고 싶어질 때도 있긴 하다.
여기서 전혀 몰랐음이란 진짜 완전무구하게 모르는 사람일 때도 있겠지만
그냥 이름 정도만을 안다거나 유명한 사람인거 정도는 알아 왔지만
관심이 없었던 인물 등으로 말의 느낌 그대로 아는 듯 모르는 듯
굉장한 호기심의 선택이 아닐 경우가 많은 듯 싶다.
기억을 찾아서의 저자는 내겐 어떤 사람이었을까.
첫째 잘 모르는 사람의 자서전을 읽게 된 경우에 속한다.
하지만 약간의 변수는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선구자적인 인물이고 그의 업적 뿐만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자서전이 유명세를 얻었다는 건
그가 이뤄온 모든 것들과 한 인간으로서 대중이 가지는
호김심의 그 어떤것들이 큰 매력이 있다는 증거라 생각됐다.
책을 읽기전 어느 정도 어려울 거 같다는 약간의 지적두려움은
몇페이지를 넘기기 전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러할 것 같다.
마치 한편의 강의를, 그 강의가 좀 길긴 하겠다,
한편의 강의를 쭉 듣는 거 같은데 주제가 자신의 사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서 그냥 편안하게 재밌게 듣게 되는 거 같다가도
어느새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심도 깊은 얘기들과
그가 살았던 시대의 다양한 과학적 진보나 역사적 부분들에 이르기까지
거의 통합적으로 다뤄주며 전문적인 얘기를 하기 때문에
잘 쓴 책은 이런 모습을 갖춰야겠구나란 동의마저 하게 만든다.
이런 기분을 독자로써 느끼게하는 아마도 큰 조력자는 번역자일거 같다.
원서를 읽고 내린 결론은 아니라 확언까지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번역자에게 고마움도 느끼며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즐거움은 원저자의 소스와
번역자의 스킬이 가미됐기에 가능했으리라 믿는다.
알고 있는 지식에 속하는 간단한 뇌과학 지식인
학습으로 강화 시킬 수 있다는 시냅스에 대한 것이나
그런 초기 가설 등이 설립해 나가던 때를 편한 문체로 듣게 된 것도 재미나다.
무엇보다 이 책이 쇼킹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건
18살 소년으로써의 성적 판타지 같은 것까지 실제 경험담을 적어 놨다는 부분이었다.
이 사람 뭐지, 그리고 정말 솔직한 책을 읽고 있구나란 느낌.
거침없는 인생담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인생에 있어 오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도 느꼈다.
가족, 경험, 커리어, 학업 등등 그의 인생에서 그가 이룬 것은
크게는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쳤겠으나 그가 그런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유무형의 여러 행운과 조력들이 어우러진 결과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낙천적인 사람도 비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낙천적인 인생관으로 끝까지 통과할 수 있었던 그의 전체적인 삶 자체가
그의 모든 것에 좋은 영향을 미쳤던 거란 느낌을 주는 과학자 같다.
나치 치하하에서도 그가 스스로 회고하듯 다른 주변인들과 비하면 매우 행운이 따랐다.
행운이라기 보다는 그의 환경이 그럴 수 있었을 뒷받침이 됐을 수 있다.
예전 우리의 6.25 시절에도 외국 유학을 가서 공부하던 청춘이 있었다던지
그 당시 거의 전쟁의 경험을 못하고 살던 사람도 있었다는 글들을 접했던 기억도 났다.
이 책의 최고 장점은 과학과 개인사가 물흐르듯 자연스레 얽혀있고
그를 읽어 내야 하는 독자에게 전혀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몰라도 읽을 수 있고 알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분들 또한 많다.
번역자도 얘기한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났던거 같다던 말이
결코 자신이 번역한 책을 좋게 보이기 위한 말이 아닌
진심이 실린 의견임을 독자도 분명 느낄 수 있을 책이다.
재미가 없어도 교훈이라도 얻으려 읽어내는 책도 있다.
반대로 알지못하는 여론의 분위기에 선택하게 되는 책도 있다.
지리멸렬한 텍스트 홍수 속에서 이런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시간 낭비키지지 않는 알찬 책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제발 많은 책들이 좋은 내용으로 독자의 투자시간을 아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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