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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 불안할 때,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느껴본다, 그래 책은 이래야지.
읽으면서 음식이 줄어드는 듯,
알아가는 게 기쁘지만 그만큼 알게 될 것이
줄어들고 있는게 아까울 정도로 순식간에 몰입해 읽고 말았다.
저자 가토 다이조의 이론은 쉬우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내면에 어떤 핵심을 겨냥하고 있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감정의 동요를 받는다는 건
그 사람의 인생이 즐거운 정점은 아닐거 같다는 안타까움.
혹시 이와 달리 누군가가 앓지 않을 어떤 병에 대한
예방주사를 맞듯 이 책을 읽으려 시도하고 뭔가를 얻게도 된다면
그 사람은 분명 엑설런트한 부분이 있음을 스스로 자부해도 된다.
많은 것을 더 보고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고 살 수 있을지 모르니까.
나에게도 맞는 부분이 많았다는게
아프지만 이 책을 좋아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이론에 완전히 공감하는게
많이 없는 책을 만날때도 많았는데
그렇지 않은 책을 만났다는 점에서도 너무 좋을수 밖에 없었던 책이었다.
난 이 책이 처음이지만 저자의 책을 검색하니 매우 많이 찾아졌다.
주제도 심리이긴 하지만 매 책마다 소제는 조금씩 달랐던거 같다.
그의 책 중 이번 책은 자신의 성장환경과
자신의 현재를 저자의 통찰력으로 매치시켜보며
왜 이건 이럴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근데 그의 얘기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가족인 듯 싶다.
단순하게 화목한 집안에 화목한 미래가 기다린다는 식은 아니었던거 같다.
한창 한국에서 유행했던 힐링의 느낌과는 다른 힐링을 주는데
득도한 종교인처럼 불안을 받아드려라라던지
현재의 번뇌에 집착말고 극복하고 나아가라던지 하는
뻔한 독려나 격려는 매우 적다.
그는 CSI에서 범죄현장을 감식하듯 현재와 미래를 연결선상에 놓고
분석하고 해결점이 아닌 이유를 인정하게 되는 선에서
그만의 답을 마무리 한다.
슬퍼하지 마라가 아니라 왜 슬픈지 알아보자는 전개다.
물론 이런 비슷한 책들도 만나본 적이 있었던거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책들과 비슷한듯 완전 다르다.
냉정하고 동정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네탓과 내탓을 구분짓는다.
여기서 중요한 한가지는 아슬아슬한 그만의 화법인데
남탓처럼 흐르기 쉬운 이유에 대한 설명들이
다 읽고 보면 그냥 제3자의 관찰적 시선처럼 받아들여지고
그냥 이해가 되서 독자 스스로에게 적용되는 느낌이라는 거다.
다만, 이번 책을 통해 가토 다이조란 사람을 알게 되어
그가 쓴 여러 책을 찾아봤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의 통찰력은 거의 가족관계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 같다.
그의 책에 감명받고 여러가지 주제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진
나와 같은 독자라면 그가 다루는 제한된 주제란 것이 다소 아쉬움을 준다.
왜냐면 더 여러가지 주제들에 대해 그의 의견을 들어봤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만족스럽다, 이 작가를 알게 됐고 마음만 먹는다면
더 많은 그의 책도 한번쯤 읽어볼 수 있으니까.
오랜만에 정말 좋은 책을 만나 매우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