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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
남재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9월
평점 :

정치적 견해를 담은 책들을 다양하게 만나려는 편이다.
제목과 간단한 프로필로 읽고 싶어 선택했던 이 책은
나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던거 같다.
책 디자인이나 구성면에선 괜찮은데
저자의 상당한 기간동안 쓴 에세이를 담은 내용면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아서 아이러니 한면이 많았다.
보수적 내용을 다루는 대표적인 신문사 중 한곳에서 근무했던
그의 이력이 그의 글의 내용들에 큰 영향을 줘야 한다는 법은 없으나
학교나 가족과 달리 어떠한 직업과 소속에 참여하고
그곳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는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나 선택면에
큰 관계가 있는데 그런 그의 이력을 보았을 때
그가 쓴 책의 내용과 현재 다른 이들을 가르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들에 합치되는 부분들을 독자로써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정연주, 문재인, 안희정 등의 책을 읽을 땐
그들이 추구해온 삶의 궤적과 책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정확한 직설적인 표현등에
그들의 캐릭터나 가치관을 정확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간명함이 있었다.
근데 이 책에선 그들과 비슷한 가치관은 가진거 같은데
전달함과 표현 그리고 커리어가 독자인 나의 머리속에서 잘 조합이 안되었다.
뭔가 바꾸고자 하고 싶어하는 것도 많고
사회적으로 부당하다 느끼는 것도 많은 걸 알겠는데
그것이 자기 주장이라고 하기 보다는
다들 그렇게 느끼고 있는데 본인이 대표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점진적인 내용이 아닌 도약이나 비약적이 내용들로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거기에 책에 실은 에세이 형식의 글들이
2010년 이전에서 근래에 이르기까지 다소 폭넓은 시기에
양하게 써왔던 글들은 모은 까닭에 한가지로 쭉 연결시켜 읽기엔
감정의 성장과 감정의 쇠퇴 같은 느낌들이 같이 존재하기에
내가 느꼈던 모호함이 있어야 했던게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글의 내용적인 면에서 보단 글솜씨에 있지 않았나 싶다.
강하지 않고 용어 그대로 에세이 형식에 가까운 글들과
그에 걸맞는 문체들로 한꼭지 씩 완성해나간 글들이고
오래된 기억의 신문 스크랩을 다시 읽어보는 기분도 들었던
모든 글 말미에 붙어있는 2009라던가 하는 해당 연도들의 표기는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이 들어있는 일기장을 읽는 듯
관심을 더 기울여 읽을 수 있게 해준 나만이 매력이라 느끼고 싶은 부분이기도 했다
다양한 생각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부정적인 면을 많이 보고 살아야 하지만
밝은 면을 기대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바가 큼에
다음번 저자의 글에서는 밝은 지향점을 더 느껴봤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