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쉬게 하라 - 나를 괴롭히는 집착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정은지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오랜만에 접해본다.
수타니파타를 가장 많이 인용했고
이와 함께 여러 경구를 모아 놓은 잠언집에 가깝지만
실린 많은 경구 속에서 불교가 줄 수 있는
특유의 자기반성법을 오랜만에 느껴봤다.
잘못된 게 있다면 결코 남탓이 아니라
온전한 자기 탓이란게 불교의 가르침.
내가 만든 인연에, 내가 행했던 행실에
지금의 번뇌가 있다는 가르침은
스스로를 깨우치게도 하면서 한편은 슬퍼지게도 한다.
모든게 내 탓이라는데 다 인정하라는데
반발심이 든다면 이것도 불교가 전해주는 진리만큼
당연한 인간의 심리 아닐까 싶어서.
다음은 책에 수록된 우다나바르가 제4장에 대한 내용이다.
'언제까지 악몽 속을 헤매며
불안한 마음으로 살 것인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태만과 방자의 방만의 늪에서
허우적 거릴 것인가?
코끼리처럼 분기하여 앞으로 나아가라.
코끼리는 갈대가 무성한 초원을 향해
결연히 나아가지 않는가.
저 코끼리처럼 일어나 전진하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표현도
불교의 십우도 중 일부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은데
그 기억이 맞다면 위의 내용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위의 대목은 실려있는 짧은 많은 경구들이 들어있는
이 책 속에서 대표로 뽑아 본 가장 평이한 문구다.
그럼에도 이 글귀를 뽑아 본 것은
이 짧은 글 속에 들어있는 몇몇개의 단어들 때문이었다.
악몽, 쳇바퀴, 방만, 허우적, 전진.
해결책은 짧지만 고통의 분석은 길고 뾰족하게 느껴진다.
누구의 악몽인진 모르고 각자의 악몽도 무궁무진하단 상상을 한다.
쳇바퀴가 과연 거기서 내려올 수 있을 만한
출구가 있는 착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방자보다 더 책임감이 느껴지는 방만이란 단어도 꽤나 무겁다.
그러면서 결국 아무 것도 결론나지 않는 상황인
허우적이란 표현도 더욱 싫다.
그러나 끝에 짧게 '전진'이란 말이 있고
그 말로 결론을 맺기에 위의 말들이
더는 고통을 주는 도구들로만이 아니라
깨우침의 자료로 이용된다고 느껴진다.
제목부터 얼마나 멋있나, 생각을 쉬게하라.
솔직히 이 책을 읽으려면 생각을 쉬게 할 순 없을거 같지만
짧으면서도 요즘 많이 쓰는 힐링법과 다른
바른 방향이 느껴지는 힐링법이 느껴지는지라 더 마음에 든다.
깨우침 없는 칭찬과 위로는 이젠 거절할 나이도 되지 않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