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서베이어 - 나무를 찾는 사람
한동천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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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다양한 직업이 있다지만
누군가 들려주지 않으면 평생 알 수 없을
생소한 직종들이 참으로 많다.
어떤 직업들은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를 테지만
그 직업들로 어떤 일을 겪는지 또한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간단한 원리로만 접근해도
수백번 선택받는게 아까울 책이 아니다.
경험한 것들만을 쭉 적어놨는데
1권의 단행본이 될 만큼의 이야기가 된 분량과
생소하면서 빨려들게 하는 희소가치가 있는 얘기들로
속된 말로 하는 인생이 책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증거 같은 책 같았다.
어떤 사명감이나 도전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으로 취업해 시작된 저자의 정글경험들은
마치 어떤 영화속에서 양복 멀쩡히 차려입은 젊은이가
난데없이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사건사고 속으로
던져져 버린 듯한 가상의 얘기와 비슷했다.
본인은 깡이라고 표현한 그것이 많진 않았는데
직업이 생활이 되고 생활이 일상이 되니
저자에게도 없던 깡이 습관처럼 생겨버렸다,
청바지까지 찢어 버린다는 덩굴가시,
연할 살에만 파고들어 피를 빠는 거머리,
쏟아붓는 비에 꺾여버린 텐트 기둥,
뻘밭이 연상되는 임도의 진흙탕 등
일상 내내 반복되던 무용담들을 저자는
참 담담하게 남얘기처럼 잘 회상해 주었다.
책의 말미에 적힌 대로라면 지금도 그는 한국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들던 생각은
인연이 된다면 이 분을 한번 보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거짓말을 안하는 것만이 정직이라고는 생각 않기 때문이다.
흔지않는 자신의 길을 걸으며 큰 생색내지 않고
청년이 장년이 되고 또 노년이 되어가는 사람들 중
어떤 부류들에겐 종교인도 아닌데
그들만의 때묻지 않은 아우라가 있다.
이 저자가 그런 사람은 아닐까 싶다.
그냥 자기 길을 걸어온 한사람의 직업인일 뿐인데
직선도로 같은 뻥 뚫린 느낌을 주는 단순하고 깨끗한 인생의 사람.
나와 완전한 동시대를 살았던 분은 아니지만
저자가 많은 고생을 하고 있었던 그 매순간
나는 지구의 어디에선가 편히 살고 있었다는 것도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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