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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는 신의 선물 - 위대한 바보학자의 위대한 바보예찬
무라카미 카즈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무라카미 카즈오의 정확한 나이는 나와있지 않다.
다만 1963년 대학원 생활을 했다고 하니
대충의 나이는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자로써 많은 삶을 살아온 그가 세상에 답을 던진다.
'Stay Honest, Stay Stupid' 하라고.
한국어 의역으론 '바보는 신의 선물'이라고 출간됐지만
위 원제목이 더 책을 함축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을거 같다.
정직하게 정도를 가고, 조바심 내지 말라고,
그걸 남들은 보통 '바보(stupid)'같다고 할 수 있을테지만.
세상의 종반부로 넘어 선 노학자의 인생경험을 담은
이 책 속 충고들은 쓰지 않고 단 시원한 감로수 같다.
첫째, 그의 인생 자체가 모든 얘기들의 증거였고,
낙관을 넘어 '낙천'주의에 더 가까운 그의 답들은
손에 잡히지 않을 듯한 모호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왠지 살랑거리는 미풍에서 날아가 버릴뻔 한
풍선의 실 끝자락을 잡고 있는 듯 분명한 실체를
놓치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답을 말하는 수많은 책들.
이 책에서 말하는 많은 얘기들도 다른 책 어느 페이지에서
이미 비슷하게 얘기되었던 그런 말들을 되풀이 한 걸 수 있다.
그렇지만 무라카미 카즈오는 그 비슷한 얘기에
'진심'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기에
전혀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낙천주의자로 읽혀진다.
현재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을
수많은 자기계발 강사들 그리고 그들이 낸 책들.
부자가 아닌데 부자가 되는 법을 강의하고
실제 스스로 내보일 만한 희망의 증거가 아님에도
타인에겐 목회의 설교처럼 강한 희망을 얘기하는 많은 이들.
그들의 희망을 전하는 '기교'나 '기술'에 비해
이 책은 같은 말을 하면서도 울림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원론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가는 과학자이지 자기계발 강사도 아니다.
그리고 뭔가 목적을 가지고 쓴 거 같지도 않다.
다만, 앞서 말했듯 '진심'을 토대로 글을 쓰다보니
일관성이 생기고 말하는 의도가 정리되어 간
전형적인 '정도를 걷는 이의 명쾌함'을 보여줬다.
신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는 책이었지만,
이마저 결코 부담스럽지 않았다.
사람의 진심어린 마음이란 직접 마주보며 대화하는 게 아니더라도
이런 책이란 간접적 공간에서도 정확히 전달 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