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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길라잡이 - 갈등은 상생을 위한 에너지다
박태순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예전엔 SBS나 KBS의 시사토론을 자주 봤다.
한 사람의 얘기가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논의되는
평행선을 달리는 두파트의 얘기들이 각자
쌍방향성을 가지고 달리기에 지켜보는 재미와
새로운 관점들을 알게되는 재미 등이 이채로웠다.
그러면서 조금씩 쟁점이 되는 여러 얘기들의
관련서적이나 기사들을 관심있게 살펴보다 보면
명쾌해지는 경우보다는 TV속 시시비비의 장처럼
무언가 불명확하고 들끊는 헤게모니가 느껴지곤 했다.
분명 정답은 있는데 정답에 접근하기 어려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명쾌한 결론이 막혀버린 듯한 기분.
이 책을 보다 보니 그 모든 원인의 공통점은
'갈등'이 아니었을까 싶어졌다.
다만, 갈등이란게 너도 나도 각자 옳은게 있으니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결론은 난 조금은 부정적이다.
100%의 옳음보다는 80%만 옳더라도 그쪽이 더 맞다면
반대편이 뜻을 접고 따라가며 보조해 수정해나가는 게
훨씬 옳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관점과 해결점에서 본다면
실현 불가능한 갈등의 시발점에 서있는 얘길 수 있다.
작가가 말하는 '갈등해결 길라잡이'는
해결법 도출이라기 보다는 갈등이 증폭되는 구조와
이를 해결이 아닌 '완화'되게 만드는 단초의 예를
다소 학술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목표이기에
나와 같은 한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분법적 사고를 지향하고 있지 않는다.
되려, 이런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다.
갈등에 대한 '길라잡이'라면 해결책 제시라 받아들이기 쉬운데
작가는 갈등이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근본적 이유들과
이를 해결자체가 아닌 해결에 근접해 볼 수 있게 만드는
물꼬를 향한 말그대로의 '길라잡이'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예시나 이론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런 사회성을 띨 수 밖에 없는 책들이 가지는 강점이자 단점을
이 책은 가지고 있지 않아 그 중립성을 높게 평가해주고 싶다.
워낙 복잡한 '갈등'이란 주제를 다룬 책이라
하나마나한 얘기만을 설하다 끝날 줄 알았는데,
요목조목 핵심을 집어가면서도 매 얘기들을 허투루 끝맺지 않음에
책이 담고자 했던 정보의 순도가 높음을 느꼈다.
저자의 다른 책이 더 있는지 아직 검색 전인데
더 있다면 읽어보고픈 욕심이 들 정도다.
역시 음식은 먹어봐야 맛을 알고
책은 읽어봐야 맛을 아나보다.
예전 유행하던 무슨무슨 '길라잡이'란 책들과 비슷한
이 가벼운 제목의 책이 이리 훌륭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