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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렉서티 - 복잡한 문제 속에 숨은 간단한 해결책
제프리 클루거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복잡함과 단순함을 모두 다루는 책으로써 추구하는 결말은
복잡함 속에 내포된 단순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다.
반대로, 단순함이 복잡함으로 바뀌는 결론을 추구했다면
굳이 그런 필요없이 고생스런 구렁텅이 속으로
그리고 그런 진실을 부득이 알리고자 이렇게 책까지 쓸 필요는
분명 없었을 것이라고 당연한 사실을 생각케도 만드는 책이다.
9.11 사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의 얘기에선
복잡성과 단순한 해결책 사이엔 과연 무엇이 존재하는가가
잡힐 듯 말듯 해답과 모호함 사이를 넘나드는 듯 했다.
고층 빌딩이 여객기 충돌로 테러를 가한 상황,
그 속에서 벌이는 사람들의 태도는 모두 제각각이었고
그 태도들엔 나름 그들의 입장과 철학이 녹아 있었다.
비상시 엘리베이터 보다 계단이용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9.11 사태 당시 그 고층빌딩 속 재난을
계단을 통해 탈출하려 했던 이들은 더 많은 피해를 입었고,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사용한 선택이 당시엔 더 나은 결론이었다.
그리고, 선한 호의로 엘리베이터 탑승을 타인에게 양보한 여인은
계단을 통해 힘들게 내려오다 거의 다 내려왔을 즈음
화재로 인한 화상으로 얼마 후 생을 달리한 이율배반적인 예도 있다.
책은 이 사건 이외에도 여러가지 상황들을 복잡계의 예로 들면서
그 해결책은 상식과 경험으로 짐작할 수 없었던 것에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예측불가능한 해결책만도 아니라고 역설한다.
등장하는 많은 사연들보다 제일 정확한 모티브를 전달하는 건
콜레라의 원인을 차단할 수 있었던 서문 속 사연일지도 모른다.
복잡계 속 우왕좌왕하는 인물들과 여론이 만들어내는
논란과 진실사이의 일을 전체 한 덩어리로 놓고 말하는 듯 했고
그 해결책이란 건 복잡한 눈앞 상황들보단 간단히 정리됐지만
저자도 말했듯 아직 진행중이고 미확립된 학문체계지만
이미 기틀을 갖춘 어떤 다른 학문만큼이나 중요할
'복잡계'만의 해답찾기를 보여주는 희망의 증거라고 얘기한다.
모든게 복잡한 세상이다.
하나를 찾았다고 해서 다른 것까지 일사천리 식으로
잘 될 수 있는 연속성을 지닌 해결책들은
아쉽게도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만큼이나 그 적은 행운의 연속성들 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 든다.
복잡계란 학문이 정리되는 있다고 하나
그 끝이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듯 싶다.
하지만, 박학다식한 저자의 견해처럼
복잡함 속 단순한 해결책이란 것도 분명 존재하기에
이런 책을 읽어두는 것이 개개인이 만들어 수 있을
자신만의 '복잡계 해결책'과 적응능력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 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