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처
카밀라 레크베리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작가가 태어난 나라를 몰라도 여러 작가의 여러 책을 읽다보면
비슷한 느낌이 나는 공통점을 발견하곤 한다.
이 '프리처'의 작가는 스웨덴 출생이라는데
왠지 '늑대의 제국'이나 '황새'를 쓴 작가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약간의 우울한 느낌이나 비관적 냄새가 묻어나는게
전성기 시대의 프랑스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이름모를 시체의 발견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난해하거나 어렵게 읽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트릭이 복잡하거나 굉장한 반전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큰 특징이라면 신출귀몰하고 귀신같은 킬러의 느낌이 아니라
천형의 벌을 받는 기괴하고 스스로 불행한 악인이 등장해
선과 악의 경계를 흩뜨리면서도 독자마다
해석을 다르게 낼 수 있게도 하는데 있지 않은가 싶다.
거기에 덧붙인 작가만의 복선은 가족사를 이용한 부분에 있었는데
앞서 말한 전체적인 우울함이란게 어쩌면
이런 오랜 기간동안의 가족사를 스릴러에 접목시켰기에
단순하게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모든 의문과 스릴이 완전 해소되는게 아니라
다 읽은 후에도 아스라이 씁쓸함이
맘 한켠을 맴도는게 아닌지 싶었다.

얼마전 상영한 국내영화 '베스트셀러'는
이 책과 상당히 다른 소재와 결말로 치닫고
어찌보면 전혀 상관없는 두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내용의 주를 이루는 작품속 비극적인 사건에
가족과 한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숨겨진 이유가 존재한단 측면에서
왠지 다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두 작품의 느낌에는
이런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싶어진다.

양성평등이 훨씬 보편화 된 서구에서 탄생한 작품이어서 그런지
보호되는 여자나 앞장서 몸을 던지는 남성의 관계를 벗어나
동료와 인간으로써 그리고 업무로써 최선을 다하고
그러다 위험에도 처하는 극중 사건의 해결사들을 보여준다.
책의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내용이겠지만
이런 등장인물들의 활동모습에서 도리어 더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러브라인이나 마초적 성격의 등장인물이 아닌
팀과 개인의 조화로 사건이 풀려가는 구조가 되는 기반이었으니까.

이 책보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
'얼음공주'가 더 평이 좋은거 같던데
아직 안 읽어봤지만 이 책이 그 책보다 그리 못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특히 스릴러는 비판하기 보단 작가가 보여주려는 부분에 집중하며
찬찬히 읽다보면 또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는 특이한 장르니
재미를 찾는 건 개인 각자의 몫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