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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 꼭 걸어봐야 할 대한민국 아름다운 길 50
신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많은 여행지가 책으로 나온다.
넓게는 세계여행, 국내여행의 구분이 있겠고
작게는 테마별 여행부터 맛기행까지, 나눌려면
한도 끝도 없을 분야가 여행이지 않나 싶다.
그러고보니 국내의 한정된 산을 매월 소개해하는
산악 월간지도 이미 다 소개하고 끝나버린 정보창구가 아니라
꾸준한 독자를 품고 계속 이어가는 하나의 여행서일 수도 있겠다.
이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을 읽기 전
걷기를 테마로 한다는게 너무 밋밋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뛰는 것보다 걷는게 유행이다 보니 걷기를 트랜드로 한
걷기여행 책도 이렇게 나오는구나 싶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상상을 끝내고 책을 읽기 시작하니
나름 국내의 많은 곳을 다녀봤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녀왔던 곳은 책으로 읽으니 새삼스러웠고
못가본 곳은 말할 나위 생소했던 곳들은 부지기수였다.
특히, 243page에 실린 거대수 2그루의 사진...
앞으로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 이 사진 한컷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을
참 멋있고 단아한 한컷으로 기억 남는다.
사진들을 싣고 드문드문 큰 글씨와 많은 여백으로 채운
다른 책들과는 다른 또 하나의 장점은
글이 거의 소설수준으로 꽉 차있다는 것이다.
작은 글씨로 많은 내용을 실은 문장들로 인해
사진 실을 자리도 없었을거 같은데
사진도 글 구석구석에 많이도 실어 놓았다.
서울 근교를 시작으로 지방 순으로 소개해 놓았는데
월정사를 소개한 글에서 난 잠깐 멈췄었다.
추운 겨울 아이젠을 신고 그 근방을 오르던
10년도 넘은 그때의 겨울이 생각나면서
책속의 글들을 따라 내 입꼬리도 위로 조금씩 올라가더라.
수많은 한국의 길들...
이렇게 많은 길들이 있는데 난 두발로 아직 못밟아본 곳 투성이고
앞으로도 이 책에 나온 곳만이라도 다 밟아볼 지 기약도 없다.
하지만, 책의 장점이 무엇인가.
읽고 희망처럼 언제가를 꿈꾸며 간직하면
이루는 날도 있다고 말없이 속삭여주는 거 아닌가?
난 서울을 소개한 글들보다 지방의 많은 길들을
더 열심히 읽어댔다, 사진도 열심히 보고.
서울의 도심속 길들보다는 그래도 눈길이 가는건
더 자연에 노출된 지방마다의 비경들과 길들이었기 때문에
감상용 책이 아니라 철저히 실용서로 만들어야
그 가치가 100배 높아지겠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이렇게 읽는 것만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