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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신 (DVD 포함 고급박스 세트) - 방황하는 영혼을 위한 희망의 카운터컬처
티머시 켈러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새벽 2시쯤 책을 펴곤
그만 자야지를 반복하며 계속 읽다가
결국 오늘 등산을 가기위해 오가던
차속에서 드디어 책읽기를 마쳤다.
분명 어느 부분에선 기독교 신자들에게
더욱 환영받을 기본적 내용의 책이겠으나
나처럼 종교를 가지지 않은 이에게도
충분히 환영받을 만큼 잘 써진 책이다.
그러면서도 왜 잘써진 책이냐 누군가 묻는다면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꽤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무척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예상밖으로 책의 두께는 얇고,
그에 반해 지적인 느낌이 스며있는 글이라
내용의 밀도는 꽤나 상당한데도
어투는 그다지 강하지 않은 비설득적 어조이면서 서술적이다.
가끔 유선을 통해 접해 본 한국교회의 설교들과는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내용과 어조였다.
스타워즈 다스베이더의 영화 속 대사로
말문을 여는 독특하고 대중적인 기독교 서적이라니...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문장이 튀어나오거나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빗대 말을 건내기도 하는데,
남들과 차별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발한 강연 아이디어나 소재차원에서 내놓은게 아니라
오랜기간 축적된 저자의 개인적 학습량과
열린 사고로 흡수한 다양한 문화경험에서 나왔음직한
내실있는 이야기들로 촘촘히 엮은
독자스스로 빠져 읽도록 만드는 문장들이었다.
한마디로 노련하지만 교묘하진 않은
진심과 성찰이 느껴지는 알찬 책이었다.
정말 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답을 했을까 사뭇 궁금해지는
질문과 답변의 소단락들로 책이 채워져 있는데,
영어를 한국어로 옮긴 탓인지 때론 명쾌하지 않고
왠지 말을 빙빙 돌리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처음의 거부감을 줄이고 먼저 받아들여보잔 생각에
비판은 나중으로 미루고 읽어나가다 보니
어느새 책의 마지막 페이지였고
덕분에 한층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는 뿌듯함이 일었다.
한국에도 이런 설교를 행할 수 있는 이가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떨쳐지지 않는다.
재밌는 설교를 하는 대중적인 장경동 목사도 있고
스탠다드하면서 다재다능한 조용기 목사도 있지만
이'티머시 캘러'같은 목회자는 아직 못 본듯 하다.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책이 담고있는 것들과 비슷한 느낌을 우리가 표현하기엔
왠지 동서양의 사고차이도 고려할 수 밖에 없을듯 싶고
단지 노력만으론 해결할 수 없을 시간의 힘도 느껴지니까.
이런 모든 아쉬움과 뿌듯함을 떠나 '살아있는 신'은
근래에 읽어 본 책 중 손꼽을 만큼 잘 써진 책이란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