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1주

 

 

 

 

 

 

                                                                                                 성룡이 나오거나 연출한 수많은 영화가 뇌리에 스친다.
내가 나이를 먹었듯, 스크린 속 그의 외모에서도 세월이 보인다.
아무리 운동으로 몸만들기를 쉼없이 해왔고,
분장이나 그만의 밝은 미소로써 다시 친근히 관객에게 다가왔다해도 말이다.
하지만, 그의 이 영화도 세상사 모든 일처럼
하나를 잃었다면 하나를 얻게도 되듯
전과는 차원이 달라진 연기자 성룡만의 '연륜'이란걸 제대로 새긴 듯 했다.

'대병소장'...

어찌보면 상영전부터 조금은 말많던 영화였기도 했다.
유승준의 배우로써 등장에 말없는 그의 귀국이라고도 평가되고 있으니까.
예전 공인으로써나 한국의 인기가수로써 그에 관한 기억을 묻어두고
이 영화 1편만으로 그리고 배우로써만 그를 평한다면
무난한 연기였고 그에 대한 성룡의 관심이 느껴지는 역이었다 말하고 싶다.

진나라가 전국통일을 이루기 직전 시대를 배경으로한 이 영화는,
'양나라'를 조국으로 둔 병사 성룡과
위나라 젊은장군의 전장속 악연을 시작으로
우연한 여정으로 이어지는 모험을 감성과 재미를
잘 섞은 연출로 짜임새있게 만들어 놓았다.
'성룡표 영화'라 불리우는 장르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모든 관객에게 두루 통할만한 느낌있는 작품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성룡은 감독이 아닌 무술지도만을 맡고 있다.

엉렁뚱땅 대충대충 보이는 그만의 코믹액션과 페이소스 모두 여전하지만
적절한 양념으로만 등잘할 뿐 결코 그게 전부인 영화로는 만들지 않았다.
성룡이 1인3역의 역활을 해내던 그간의 작품들과 차별화 된 영화로 만들기위해
어쩌면 애초부터 무척이나 애를 쓴 영화일지도 모른단 생각도 들었다.

생존자라곤 병사 성룡과 위나라 젊은 적장이 전부인 한 계곡에서
부상당한 이 장군을 빌미로 작은 포상이라도 받아 보려
성룡은 부상당한 적장을 짊어지고 자신의 나라인 양나라로 향한다.
그 와중에 이 정체모를 젊은 장군을 뒤쫓는 위나라 태자 무(유승준)에 의해
둘은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길동무가 되고 어떻게 끝날지 짐작키 어려운
양나라로를 향한 그들의 발걸음을 하나 둘 힘겹게 옮겨간다.
한마디로 바다를 뺀 산넘고 강을 건너는 장대한 모험!

영화 속 성룡은 따로 이름을 알려주진 않았던 듯 싶다.
그에 대한 가족사나 살아온 얘기는 그나마 짧게짧게 등장하나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에 등장하는 '거시기'란 인물처럼
존재감은 있으나 정체는 정확치 않은 그 시대 속 평범한 인물일 뿐이다.
자신이 그린 지도를 유산으로 남겨준 성룡의 아버지는 그에게
신분에 걸맞는 여러가지 체험적 지혜를 남겨준 듯 보였다.
'길고 가늘게 사는게 최고다'라는 식의 조언들 말이다.
오랜 전쟁통에 3형제 중 성룡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그 가족사는
그때의 모든 사람들이 영화속 성룡같은 삶이었으리란 상상도 가능케 해준다.

성룡영화들에 대해 깊은 선입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어쩌면 터닝포인트 같은 영화가 될 지도 모른다.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찻잔 속 찰랑거리는 물같은 영화를 들고서
추억속의 인물이자 이소룡을 대체했던 그 배우 성룡이 돌아왔으니 말이다.

엔딩타이틀이 올라갈 때 NG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여전하지만
동양적 정서가 물씬 베인 이 '대병소장'은 충분히 새롭고 재밌는 영화다.

'대병소장'...
영화 후 쉬운 한문으로만 이루어진 이 제목을 다시 음미해보니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해놓은 좋은 제목이었다고 보여졌다.
말 그대로 큰 병사와 작은 장수를 뜻하는 이 말은,
지위는 낮았지만 큰 그릇이기도 했던 한 병졸과
높은 지위를 지녔으나 행동과 생각에 한계가 있었던 귀하신 몸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짧고 굵은 대사같은 제목은 아니었을지.

사라질 듯 다시 나타나는 '명장'이자 '노장'인 배우 성룡에게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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