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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 파이어 1 - 눈과 불의 소년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월
평점 :

약한 것이 잘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다.
강해야 하면서 동시에 부드러워야 인정받을 수 있다.
'치유'의 과정을 담고있는 이 소설 '프로즌 파이어'도
어쩌면 요즘의 이런 삶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고 느껴졌다.
사랑받으며 그 도움으로 어느새 응어리가 풀려가는 고전적 해결과정이 아닌,
사랑을 받지만 의지만 하지않으며,
아플만큼 아파한 후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또한번의 아픈 치유과정을 겪고
결국 제3자의 도움이 아닌 자신이 자신을 도울 방법을
서서히 깨달아 가는 자기구도의 이야기랄까.
15살 주인공 소녀, 세상에 지치고 약해진 아버지, 실종된 오빠...
삶을 얘기하는 소설속 화자는 어린 나이다.
하지만 겪는 일들과 사연은 나이의 적고많음이 없게 그려진다.
어려서 보호받고 어른이여서 모든걸 짊어지지 않는다.
슬픔마저 각자의 양식처럼 모두 자기 몫이 있고
그 누구도 이를 대신해 주지 못한다.
젊은 독자층을 겨냥해 쓰여진 이 소설은
리버보이 등으로 한국에 많이 알려진 팀 보울러란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가장 잘 알수있게 해줄 책이라 보여졌다.
프로즌 파이어란 서로 대칭되는 두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소설제목 자체에서도 알 수 있듯
동화같은 환상으로 이끌 듯 하면서도
결코 독자를 따뜻한 온기를 쬐도록 하지 않는다.
눈물흘리며 웃는 듯하고, 해소되는 듯하면서 앙금이 남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태우고 이리저리 독자를 흔든다.
나 스스로는 좀더 아름다운 얘기를 느껴보기 원했는데
팀 버튼의 영화를 기대했다가 프란시스 코폴라의 영화를 보고
진중해져 극장을 빠져나온 기분이 든다.
소설의 형식을 빌린 철학적인 작품인걸까?
날씨는 점점 풀려가는데 눈덮인 겨울의 서늘함을 선사하는
수준높은 성장소설이였다.